잼일 [사진=잼일 제공]
잼일 [사진=잼일 제공]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우리 사회의 모습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교육계는 ‘온라인 강의’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초·중·고는 물론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거의 모든 대학이 코로나19의 위협에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진행하고 있다.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상황에 학생은 물론 교수조차 우왕좌왕하는 상황. 하지만 이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한 인재가 있다. 가천대학교의 평범한 신입생에서 조회 수 70만 여 회의 자기소개 영상을 가진 유튜버로 화려하게 데뷔한 ‘잼일(본명 김수현)’이 그 주인공이다. 가천대학교 교양 과목의 과제였던 잼일의 자기 소개 영상은 13일 오후 7시 현재 조회 수 69만회를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자기소개를 해낸 잼일을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어마어마한 성장세다. 이번 사태(?) 전에는 유튜브 구독자가 몇 명이었나.

▲ 0명이었다. 1년 전에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영상을 몇 개 올렸었는데 조회 수가 전혀 오르지 않아서 삭제했다.

- 영상을 봤는데 상당히 재밌더라. 어떤 과제였나.

▲ ‘커뮤니티 맵핑과 소셜 이노베이션’이라는 강의의 과제였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유용한 지도를 만드는 수업이다. 예를 들면 공적 마스크 판매처 지도라든가 하는. 교수님께서 자기 소개 과제를 내주시며 오페라나 뮤지컬같이 독특하게 준비해보라고 하셔서, 확실한 인상을 주기 위해 코믹하게 패러디 해봤다.

-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몇 주 만에 구독자가 7천 명에 가까워졌다. 주변 반응은.

▲ ‘너는 언젠가 크게 한 건 할 줄 알았다’, ‘평범한 직업 가지면 실망하려고 했는데 유튜버는 인정한다. 이번 기회로 유튜버 해라’ 등이었다. 아쉽게도 이 과제는 점수에는 반영이 안 된다. 그래도 교수님이 ‘밥 사라’고 하신다. 다른 학우들도 PPT나 동영상 등 다양하고 재밌게 준비해 왔다. 학우들에 대해 아는데 도움이 됐고, ‘내적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그래도) 확실히 내가 가장 튄 거 같다. (교수님께서는)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는데 혹시나 ‘떡상(크게 성공함)’하지 않을까 해서 올린 거다(웃음).

- ‘떡상’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 맞다. 솔직히 아쉽긴 하지만 영상 촬영하는 게 너무 즐겁고, 교수님(잼일이 구독자를 부르는 애칭) 반응 보는 것도 너무 뿌듯하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원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수익이 나지 않아도 흥미와 적성을 찾은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수익 건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다. 5월 말에 다시 신청해보고 거절당하면 채널을 새로 만들거나 다른 방법으로 시도는 해보려고 한다. 만약 PPL이 들어오면 맛깔나게 뽑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 어울리는 적성을 찾은 것 같다. 전공은 뭔가.

▲ 전공은 법과대 행정학과다. 유튜버랑 거리가 좀 있는데, 전공을 따라서 취업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영상 관련을 배워서 일을 하지 않을까.

- 영상이 상당히 정제되지 않은, ‘B급 감성’인데.

▲ 스마트폰과 무료 앱을 사용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누가 찍어주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삼각대 놓고 촬영한다(웃음). (무료 앱 내의) 워터마크를 지우려면 돈을 내야해서, 그냥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교수님들이 후원을 많이 해주신다. 교수님들이 후원해주신 돈으로 본격적으로 촬영해보려고 캠코더도 샀다. 그런데 다들 워터마크가 포인트라고 하셔서 새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돼도 넣으려고 한다. 교수님들 중에서는 공차 기프티콘을 주시는 분들도 있고, 콘텐츠를 추천 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모두 감사하다.

- 공차를 상당히 좋아하던데, 제일 좋아하는 메뉴는 뭔가.

▲ 딸기 요거스트 크러쉬가 제일 좋다.

- ‘댄스 동아리’ 소속이다. 춤추는 영상이 많다.

댄스 동아리는 면접을 안 봤다. 실력을 보여주지도 않고 합격해서 동아리에 가입하게 됐다. 제대로 된 댄스 콘텐츠 추천은 잘 안 들어온다. 제일 많이 들어오는 건 가수 비의 ‘깡’이다. 1일1깡이 유행이지 않나. 개인적으로 자신 있는 춤은 크레용팝의 ‘어이’와 ‘댄싱퀸’이다.

- 구독자, ‘교수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응원하고, 영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도 다 교수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초보 유튜버라 부족한 점도, 개선해야 할 점도 많지만 그 과정도 전부 다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앞도 아닌, 뒤도 아닌, 옆에서 함께 나아가고 싶다.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테니 꼭 함께 해 달라. 오래보자. 교수님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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