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뉴시스]
박유천 [뉴시스]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한때 한류를 호령했던 가수이자 배우 박유천의 은퇴 번복쇼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은퇴 선언 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복귀에 열을 올리는 그의 모습에 대중의 반응은 당연히 ‘싸늘’했다. 하지만 그는 이조차도 개의치 않는 눈치다.

박유천의 몰락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6월 사회복무요원이었던 박유천은 화장실에서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가 됐다. 이어 3명의 여성으로부터 비슷한 내용으로 피소가 됐지만 박유천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무너져 버린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그는 고소인 중 한 명인 A씨를 무고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A씨도 무죄 판결을 받았고, 박유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5000만원 지급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박유천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최근 감치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또 박유천은 2019년 4월 마약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마약을 했다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며 강력히 반박했다. 하지만 이후 필로폰 투약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혐의가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징역 10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은퇴뿐이었다.

마음에도 없던 은퇴선언이었던 걸까. 박유천은 집행유예로 석방된 다음날부터 SNS를 통해 근황을 알렸다.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하려는 듯 그는 많은 양의 팬레터를 촬영해 공개하기도 하고 다양한 일상 사진 등을 공유했다. 은퇴를 선언했어도 개인 SNS는 할 수 있는 것이기에 대중은 불편한 심기는 드러냈지만 그의 행보에 강력히 반발하진 않았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태국에서 유료 팬미팅을 열며 연예 활동에 나섰고, 팬미팅에서 “잘 버티고 있는데 조금 힘들다. 잘 이겨내서 다시 활동해보겠다”는 은퇴 번복 멘트를 한 것이 알려져 대중의 질타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박유천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3월에는 동생인 박유환의 인터넷 개인방송에 출연하는 등 국내에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공식 SNS를 개설했으며, 팬 사이트를 통해 75달러라는 높은 가격의 화보집을 판매했으며, 일반 팬클럽 연회비 보다 2배가량 높은 금액인 6만6000원의 유료 팬클럽도 모집했다. 이 모든 게 집행유예 기간 중 벌인 일이었다.

이미 대중의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박유천은 방송에 출연해 지난 시간을 반성하며 후회의 눈물을 보였다. 지난 11일 밤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한 그는 “대중에게 꼭 한 번 죄송하다는 사과 혹은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것조차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고,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고 고민만 해왔다”고 전하며 “은퇴선언은 극단적인 결정이었고, 당시에는 상황 판단을 할 수 없었다. 많이 두려웠던 것 같다. 그 전에 사건 (네 여성에게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무혐의 처분)으로 인해 많은 비난이 있었고, 그 비난으로 인해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인생을 자포자기했던 시기도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박유천은 “결론적으로는 내 잘못이었음을 인정한다. '그 당시 내가 인정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그 부분이 가장 후회가 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또 자신의 복귀에 대한 부정적 의견에 대해서도 “당연히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비난 여론을 돌리기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용서해달라는 건) 염치가 없는 거 같다”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열심히 진실하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은퇴 선언 후 1년도 안된 시점. 반성보다는 복귀에 열을 올리던 그의 모습만 기억에 가득한 대중이 박유천의 눈물과 후회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그의 은퇴 번복쇼가 과연 어떤 엔딩을 맺게 될지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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