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 선수 KLGPA 챔피언십 우승 [뉴시스]
박현경 선수 KLGPA 챔피언십 우승 [뉴시스]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흥행과 방역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2020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42회 KLPGA챔피언십’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골프 대회 중 세계 최초로 개막한 ‘KLPGA챔피언십’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펼쳐진 ‘KLPGA 챔피언십’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동남아 등에 44개국에 생중계 됐으며, 한국 골프 대회 사상 역대 최다 취재진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될수록 주최 측의 부담도 커졌던 것이 사실. 특히 방역에 대해서는 “뚫리면 다음 대회는 없다”는 배수진의 각오로 운영에 힘을 쏟았다.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을 수립해 위생 관리에 철저히 임했으며, 입구에는 고가의 워크스루(Walk through) 특수 UV 살균 시설까지 마련해 한 번 더 방역에 신경을 썼다. 그 결과 방역에 대해선 대회 관계자들을 비롯해 선수·언론 모두에게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적 관심 속에 잡음 없이 운영된 대회는 흥행에서도 대박을 쳤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초 골프 대회라는 이슈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기반을 둔 박성현, 김세영, 김효주, 이정은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대표 스타인 이보미까지 해외파 선수들이 소속 리그 휴식기를 틈타 이번 대회에 출전하며 흥행에 불을 지폈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에 따르면 SBS골프가 14~17일까지 생중계 한 ‘KLPGA 챔피언십’ 평균 시청률은 0.646%(이하 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42년 역사를 가진 ‘KLPGA 챔피언십’의 역대 최고 대회 평균 시청률이다. 특히 17일 중계된 최종 라운드는 무려 0.925%를 기록했고, 챔피언조 박현경, 임희정, 배선우가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오후 3시20분에는 순간 최고 시청률이 1.607%까지 치솟기도 했다.

대회를 향한 대중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미녀 골퍼’로 잘 알려진 유현주는 포털 사이트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또 김리안은 17번 홀에서 올해 첫 홀인원의 주인공이 되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K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 선수였다. 지난해 데뷔해 아직 우승 경험이 없던 그는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오른 후 마지막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확정 후 박현경은 캐디를 맡아준 아버지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으며, 동료들로부터 장미꽃잎 세례를 받았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박현경은 “오랜 시간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드디어 이뤄져서 행복하다. 대회 1라운드에 어머니 생신이라서 좋은 선물을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다. 우승이라는 생일 선물을 드려서 태어나서 제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송 인터뷰 중 흘린 눈물의 의미에 대해 그는 “작년 루키였던 동기들이 8승을 합작했다. 많이 부러웠고 내가 그 승수를 더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속상했다. 그 아쉬움을 날리며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자연스레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첫 대회에서 염원하던 우승을 일군 박현경은 시즌 목표를 2승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참가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전 세계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내 우승으로 기쁨이 됐으면 좋겠다. 모두 힘내서 코로나19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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