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의 비선라인 ‘추적’

2007년 대선후보들의 캠프는 향후 대선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이 때문에 대선후보들은 각종 현안에 대한 대응능력과 발 빠른 판단능력을 필요로 하는 인맥들로 저마다 외곽조직을 꾸리고 있다. 일명, ‘대통령 제조기’라고 불리는 비선라인이다. 이 조직은 특별한 문제가 발생할 시 정치보호막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다. <일요서울>은 정치권에서 ‘얼굴 없는 조직’으로 통하는 대선 후보 주변의 비선라인을 알아봤다.


이명박
50여개 비선 활동 중


여의도 정가에는 한나라당 경선당시부터 이명박 대선후보(MB)의 비선조직이 50여개나 된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마포팀’ ‘안국팀’ 등을 필두로, 올 3월 국정원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수송팀’ 이 그 윤곽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곳은 올 4월 폐쇄돼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는 얘기가 있다. 이들 비선라인에는 대선 경험이 탁월한 인물들로 구성됐다고 한다. 특히 옛 ‘수송팀’은 J의원을 비롯, S모 전언론인 등이 포함돼 있고, 국정원 출신 P씨도 이 조직에서 활동했다.

또한 P씨라인 윗선에는 국정권 간부 K모씨가 버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팀은 외곽에서 정세 분석 및 대선판세를 읽고, 데이터를 종합해 MB에게 ‘주간보고’를 하는 조직라인이라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후보 캠프의 외곽에는 미국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 불발로 한동안 언론의 뭇매를 맞았던 MB의 외교실무비선라인이 자리하고 있다. 그 핵심인물은 바로 MB와 부산 고교 선후배 관계인 P씨. 그는 외교 실무진 3~4명을 이끌고, MB의 실무적 외교노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라인에 있는 멤버들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뒤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MB가 올 여름부터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자발적으로 비선라인에 발을 들인 ‘전문브레인’이 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들 조직들은 전략적으로 움직이면서 MB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올인하고 있다”고 했다.


정동영
행복배달부가 핵심 조직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외곽조직으로 이미 잘 알려진 ‘21세기 나라비전연구소’가 있다. 일명 ‘여의도팀’으로 불린다.

이 팀은 그동안 정 후보의 조직 체계를 운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3년 초 남궁석 전국회사무총장이 연구소 이사장으로 있다가 정 후보의 최측근인 박명광 의원(경희대 부총장 출신)이 지난 2006년 8월에 공동이사장으로 합류했다.

특히 선거운동 비선조직으로 정 후보의 팬클럽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행복배달부가 243개 구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두드러진 점은 시초에 ‘국참연’과 ‘노사모’를 이끈 이상호씨가 행복위 집행위원장을 맡아 비선라인을 총괄하고 있다. 이씨는 인터넷 상에 별칭 ‘미키루크’로 알려진 인물. 부산출신인 그는 그동안 해오던 양말장사를 과감히 버리고, 참여정부 초기부터 조직 동원에 뛰어들었다.

이런 풍부한 노하우를 인정받은 이씨는 장외 친노세력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 후보 캠프의 비선라인에서 세 규합과 홍보력을 발휘하는 달인으로 통한다는 게 정치권 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소식통은 이에 대해 “최근 항간에는 이씨가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1호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정 후보가 최측근인 박영선 의원 다음으로 이씨를 신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 후보 외곽지역에는 정책생산라인도 가동하고 있다. ‘평통포럼’ 또한 정 후보캠프 밖에서
움직이는 조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통포럼’과 ‘정통들’ 등이 존재하지만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두 조직 모두 수장은 조직력에 뛰어난 인물들이 활약하고 있어도 워낙 (두 조직 모두 서로)폐쇄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마포’지역과 ‘서부역’ 근처에 또 다른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회창
부국팀 버금갈 비선라인 탄생 초읽기


지난 7일, 전격 대선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비선조직은 과연 어떨까.

이 후보의 캠프는 간단명료하다. 그러나 지난 2002년 대선 때, 활약했던 ‘대선군단’들이 다시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시 ‘창’의 외부라인인 ‘부국팀’의 회원 수는 무려 10만여명이었다.

또한 이미 언론에 거론된 ‘함덕회’와 ‘창사랑’ 등도 외곽조직으로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창’의 후원회장을 했던 이정락 변호사와 대선자금의 수금역할을 했던 서정우변호사 등도 중책을 맡아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특보역을 맡았던 이흥주 특보와 이채관 보좌관, 영화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인 지상욱 박사 등도 주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창사랑’ 대표였던 백승홍 전의원 등이 합류대상이다. 이 후보 캠프에는 현재 강삼재 한나라당 전부총재를 중심으로 선대위가 꾸려졌지만 아직은 명확한 비선라인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문국현
문함대가 중추적인 역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스타 없는 개미군단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문 후보 공식 팬 사이트에는 ‘사람중심네트워크 1만인 참여선언’이라는 기치아래 자발적인 봉사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이런 과정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던 ‘노사모’ 세력이 가동됐던 것과 사뭇 흡사하다. 자본 동원을 위한 모금운동 등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대략 회원수가 1만 여명에 불과하지만 향후 그 세력이 막강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일이다. 또 다른 비선조직라인으로는 문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 ‘문함대(문국현과 함께하는 대한민국)’가 있다.

문함대는 최근 ‘문국현과 함께 하는 대한민국 창조한국 자원봉사단’을 전국적인 규모로 모집하고 있다. 또 문 후보 캠프는 서울 여의도에 성우팀과 세실팀 두 팀으로 나눠 가동 중이다.



#여의도 정가에 떠도는 괴담

여의도 정가에는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여러 말들이 떠돌고 있다. BBK주가조작의혹사건의 장본인인 김경준씨의 귀국과 관련, 숱한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더구나 무소속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후보의 출마배경에 대해서도 무성한 얘기가 나온다. 그 소문이 단순한 ‘~카더라’식인지 그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듣기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이 담겨있다.

○ 우선 ‘창’이 미국 CIA보고서를 전달받았다는 내용. 그 소문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MB)가 경선당시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두바이 등 중동지역 등을 방문, 투자기업 유치에 열을 올린 바 있다. 미국 측에서는 MB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중동지역에서 상당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 상당히 거슬렀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측에서는 MB 중심의 보수개혁 대연합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루머다.

○ ‘이재오 신당창당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여의도 정가를 강타한 ‘이재오 신당설’은 이재오 최고위원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물론 이 의원은 이와관련, 전면 부인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 그는 MB의 대선캠프에서 조직 규합에 있어 수장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세력 중심의 ‘박근혜파’가 당권과 공천권 확보를 위해 당내에서 불철주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MB가 대권을 제외한 당권 등을 박근혜파에게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도 향후 MB세력 중심의 새로운 신당이 창당될 것이라는 그럴듯한 얘기가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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