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대한축구연맹 제공]
최용수-김남일-설기현-황선홍 [대한축구연맹 제공]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의 K리그 지도자 행보가 축구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수년째 K리그에서 감독으로 활약 중인 최용수, 황선홍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김남일, 설기현이 각각 새 사령탑에 이름을 올리며 이들의 대결이 주목받고 있는 것.

먼저 이탈리아와의 16강전 동점골의 주인공 설기현 감독은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된 경남FC의 새 리더로 발탁됐다. 벨기에, 잉글랜드 등 오랜 기간 해외에서 뛴 설 감독은 포항, 울산, 인천에서 K리그를 경험한 바 있다. 선수 생활을 마친 후 슈틸리케 감독 시절 축구대표님 코치를 맡았고, 성균관대 감독으로 지도자로서 역량을 키워왔다. 1979년생인 설 감독은 경남FC의 감독을 맡으며 아산 박동혁 감독과 함께 올 시즌 K리그 최연소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첫 시즌임에도 성적 또한 준수하다. 경남은 1승 2무 1패(29일 기준)로 K리그2 5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까지 무패를 기록했지만 지난 라운드 수원FC전에서 연이은 실책으로 패배의 쓴 맛을 봤다. 그럼에도 설기현 감독은 “실수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며 선수들을 감싸는 모습으로 리더십을 드러냈다.

한일월드컵 당시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프란체스코 토티(이탈리아) 등 당대 최고 공격수들을 막아내며 ‘진공청소기’로 명성을 떨친 김남일은 올 시즌 K리그 1(1부 리그) 성남FC의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2016년 현역에서 물러난 뒤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한국축구대표팀, K리그2 전남에서 코치로 경력을 쌓아왔다.

부임 첫 기자회견에서 “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데 부담이 많다. 우려하시는 것들을 결과로 말씀드리겠다. 평가는 시즌이 끝나고 받겠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진 김 감독은 성남FC를 돌풍의 팀으로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시즌 첫 경기인 광주 FC전에서 데뷔 승을 거둔데 이어 인천과 강원과의 대결에서도 무승부를 거두며 1승2무로 리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시즌 잔류를 넘어 9위였던 지난 시즌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부산, 포항, FC서울 등 K리그1의 사령탑을 맡아 오던 ‘황새’ 황선홍 감독은 대전 시티즌을 인수한 하나금융그룹 프로축구단인 대전 하나시티즌의 초대 감독을 맡아 K리그2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검증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린 대전 하나시티즌은 현재 3승1무를 기록하며 K리그2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황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내실 다지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또 다른 2002 한·일 월드컵 멤버인 최용수 감독은 올해도 FC서울을 지휘한다. 2011시즌 감독 대행으로 FC서울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위기의 팀을 수습하고 이듬해 팀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장쑤 쑤닝의 러브콜로 중국에서 활동하다 2018년 10월 강등 위기에 몰린 FC서울을 맡았고, K리그1 잔류에 극적으로 성공하며 업적을 인정받았다. 이번 시즌도 29일 현재 2승1패로 리그 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 팀으로 똘똘 뭉쳐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주역들인 김남일, 설기현, 황선홍, 최용수는 K리그에서는 지도자로서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됐다. 또 K리그1 성남FC 김남일 감독과 FC서울 최용수 감독의 맞대결과 K리그2 경남FC 설기현 감독과 대전 시티즌 황선홍 감독의 한판 승부는 K리그 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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