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6월의 가 볼만한 곳 <2>
- 경기 파주시

자유로의 임진강 물줄기를 따라 가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임진각과 ‘평화의 종각’, 남북전쟁이 끝나고 포로 교환을 위해서 세워진 자유의 다리, ‘평화누리 공원’ 등 통일염원을 담은 조형물들이 많다. 특히 자유의 다리는 남북의 포로교환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다리 그 끝 벽면에는 천조각과 종이 등에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적어 걸어두고 있다. 또한 임진강 철교를 달리는 경의선 열차에도 관심은 집중된다. 지난 5월 17일, 개성까지 열차 시운전이 시작됐으니 통일에 대한 염원이 현실로 가깝게 다가서는 듯하다. 무엇보다 여행객의 눈길은 ‘평화누리 공원’쪽으로 향한다. ‘2005 세계평화축전’을 개최하면서 조성된 4만 5000여 평의 자연친화적인 공원은 마치 외국의 딴 세상에 온 듯한 멋진 풍치를 자아낸다.



자유로는 임진강을 끼고 임진각까지 거의 직선거리로 이어진다. 서울 도심을 짧게 이어주는 이 길 덕분에 근교 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얻는 곳이다.

일산신도시를 지나면서 철책 사이로 강 건너 북녘 땅이 아스라이 조망된다.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내고 멀지않은 곳에서 임진각과 만난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팻말을 차창으로 스쳐 지나치면 이내 너른 주차장이 나온다.


이국적인 공원과 잔디

차를 세우고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임진각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한 과정이다. 우선 조형물보다는 야외에 발길을 옮기게 된다. 2000년 새천년을 맞아 세워졌다는 임진각의 ‘평화의 종각’은 올라가는 계단이나 종의 무게, 높이, 둘레 등이 다 ‘21’이라는 숫자에 맞춰져 있다. 해마다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면 서울의 보신각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제야의 종을 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평화와 통일’을 기원한다.

자리를 옮겨 끊어진 자유의 다리와 통일 연못 쪽으로 따라가면 왼편으로는 임진각 건물이, 우측으로는 철교가 있다. 예전 그대로 나무를 여러 겹 교차시켜 쌓아 올려 복원했다는 다리를 따라 걸으면 잘 만들어 놓은 통일 연못이 눈길을 잡아끈다.

여름철이면 수련이나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더 멋진 풍치를 자아낼 듯하다. 자유의 다리는 짧지만 의미는 깊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포로 교환을 위해서 세워진 다리로, 임진강물이 폭우로 불어나 급하게 만드는 바람에 나무로 만들었다.

그래서 건축적인 면으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남북의 포로교환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벽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통일을 기원하는 글귀를 적어 놓은 천조각과 종이, 티셔츠 등을 걸어 놓고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임진각 건물을 앞에 두고 금강산, 을밀대, 흥남부두, 선죽교 등의 석조각 병풍을 두른 망배단이 위치한다. 인근에 조성된 임진각 동편에 위치한 ‘평화누리 공원’ 쪽은 필히 가봐야 할 곳이다.

의외로 임진각보다는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한적하다. 야트막한 잔디언덕을 넘어서면 조형물이 있고 호반이 펼쳐지며 ‘카페 안녕’이라는 수상 가옥 뒤로 형형색색 바람개비가 바람결을 따라 돌고 있다.

‘2005 세계평화축전’을 개최하면서 조성된 공원이다. 4만 5000여 평의 자연친화적인 공원은 마치 외국의 딴 세상에 온 듯한, 멋진 풍치를 자아낸다. 행사가 없을
때는 찾는 이 없어 한가롭고 녹색 잔디가 편안하다.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

임진각을 보고나면 비무장지대(DMZ) 견학으로 이어진다. 오래 전에는 일반인들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었는데, 최근 몇 해 전부터 파주시에서 ‘DMZ 안보연계견학’을 만들어 많은 국내외인들이 찾아든다. 임진각에선 여행 코스가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임진각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제3땅굴-도라전망대-도라산역-통일촌을 방문하거나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도라산역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임진각에서 시작하는 일이다.

통일대교를 지나 검문소 앞에 이르면 셔틀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하고 차량을 통과시켜 준다. 1978년 발견된 제 3땅굴(파주시 군내면 점원리) 앞에는 조형물이 있고 노루 한 쌍의 조형물도 눈에 띈다. DMZ 영상관과 전시관이 있는데 그곳에서 분단의 역사와 자연 생태계 영상을 담은 입체영상물과, 비무장지대 전쟁과 관련된 유물과 자료를 볼 수 있다. 영상관에서 안보동영상을 보고 땅굴을 연결하는 모노레일을 타고 땅속으로 내려간다.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은 탐방가격이 보다 저렴해진다. 안전모 색깔이 관람객을 일사불란하게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좁은 땅굴의 습하고 차가운 화강암 돌벽 위에는 방울방울 맺힌 이슬이 물길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다.

땅굴을 뒤로하고 도라전망대에 오르면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 1987년 1월부터 공개된 도라전망대(파주시 군내면 점원리)는 송악산 OP폐쇄에 따라 대체 신설됐으며 북한의 생활을 바라볼 수 있는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다.


“다음역은 개성입니다”

영상관의 유리창 너머로 북한 제 2의 도시인 개성이 지독히도 가깝게 다가선다.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은 금방이라도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다. 망원렌즈를 통해 보이는 북한의 농촌마을 ‘금안골’에선 북한 주민들의 모습과 초등학교의 어린 소년들이 군사 훈련을 받는 모습이 관측되기도 한다.

하지만 망원경이 설치된 야외공간의 노란 선을 밟고서야 사진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헌병들의 사진촬영통제는 심하다. 참고로 맨 왼쪽에 있는 세 군데의 망원경은 군사용이라서 돈을 넣지 않고도 볼 수 있다. 전망이 끝나면 이내 차는 도라산역을 향한다.

경의선 도라산역은 2002년 4월 11일에 완공돼 일반인들에게 관광코스로 개방되었다. 경의선 최북단 역으로 아직 미개통 상태지만 다음 역은 ‘개성’이라는 글자가 뚜렷하다. 이곳은 서울역에서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임진강역까지 와서 하루 3번(10시 23분, 11시 32분(도라산역만 운행), 오후 1시 23분) 운행하는 기차로 갈아타면 된다.

300명으로 인원이 제한돼 있지만 못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조금 일찍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는 것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역내에는 개통 당시 김대중 전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사인이 유리벽에 잘 보관돼 있다. 도라산은 조선시대 봉수대 역할을 했던 곳이다.


허준 선생 묘역도

안보관광의 마지막 코스는 통일촌(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이다. 이 마을은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인데, 최근에 슬로푸드마을로 알려져 콩에 관련된 체험관광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명 장단콩마을로 불리는데, 콩 요리는 물론이고 장단콩, 된장 등을 구입할 수 있으며 매년 11월에 ‘파주 장단콩 축제’가 열린다. 미리 예약만 하면 체험도 가능하다.

DMZ내에는 통일마을 이외에도 해마루촌(파주시 진동면 동파리)이 있다. 해마루촌 역시 미리 신청만 하면 체험과 방문이 가능하다. 해마루촌은 한국전쟁 이후 사람이 살지 않다가 최근에 입주 정착촌이 조성됐다. 이 곳의 실향민 중에서 60가구를 선정해, 새롭게 가꿔진 마을이다. 마을 주변에는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선생의 묘역도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파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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