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무더위, 미리 가 본 전국 해수욕장

일찍 찾아온 더위가 한창이다. 출근길 만원 버스에 올라서면 짜증부터 밀려오기 일쑤다. 소음을 내뿜으며 쏟아내는 버스 속 에어컨도 더위를 달래 주지 못한다. 막힌 공간 때문일까. 에어컨 바람보다 해수욕장이 그립다. 이른 더위에 해수욕장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개장 한 달을 앞둔 우리나라 해수욕장을 미리 둘러본다.



해운대 해수욕장

‘역시’ ‘단연’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르는 해수욕장이 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주변보다 사람구경이 우선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여름마다 찾은 인파는 국내 최고다. 역사도 깊다. 대한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해운대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해운대의 지명은 통일신라말기 대문호인 최치원 선생이 동백섬 일대를 거닐다가 주변 절경에 심취해 자신의 자인 해운대를 따서 지명을 붙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인근지역을 보면 해운대 온천과 동백섬, 오륙도, 달맞이 길, 올림픽 공원, 요트 경기장 등이 있다.

잘 갖춰진 주변 환경과 시설 때문에 매년 국내외 각종 문화예술, 스포츠 행사가 개최되는 국제적인 관광지이다. 최근 들어서는 해양 세계를 담은 테마수족관 건립이 추진되면서 국내 최고의 위락단지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을왕 해수욕장

을왕 해수욕장은 인천광역시 중구 용유도 서남쪽에 위치해 있다. 물 깊이는 평균 1.5m로 얕고 모래사장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찾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긴 해변도 매력적이다. 물이 빠지면 모래사장이 시원스레 펼쳐지기 때문에 가족과 연인이 내달리기에 너무도 좋다. 해변의 길이는 1.5㎞정도다.

해수욕장을 찬찬히 살펴보면 둥근 포구를 따라 위쪽으로는 왕산 해수욕장이 보이고 아래쪽으로는 선녀 바위 해변을 품은 모습이다.

해변 끝은 갯바위가 발달돼 있어 낚시를 할 수 있다. 특히 해질녘 을왕 해변은 국내 최고의 해거름을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하면 해수욕장에서 실시되는 각종 프로그램도 관광객들을 사로잡는 장점이다.


안목 해수욕장

안목 해수욕장은 가족단위 피서객이 찾기에 적합한 곳이다. 교통편은 강릉-송정마을-참소리 박물관을 지나면 나온다. 강릉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안목행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안목이라는 지명은 남대천 하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항진에서 송정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뜻이다.

안목 해수욕장은 강릉시 견소동에 위치해 있다. 견소라는 지명은 남대천에서 흐르는 물이 바다로 빠지는데 죽도봉에서 이를 지켜볼 수 있다는 견소(見潮)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마을 앞에는 전주에서 떠내려 왔다고 전해지는 전주봉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전라도 전주에서 해마다 주민들에게 땅세를 받았다고 한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는 안목항이 있어 계절에 따라 미역, 넙치, 오징어, 문어, 민들조개 들이 나온다.


추암 해수욕장

추암 해수욕장은 애국가 동영상이 처음 시작될 때 나오는 배경으로 유명하다. 해수욕장은 강원도 동해시 추암동에 위치해 있다.

추암동은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해안을 중심으로 삼해금강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추암동 해수욕장은 해금강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린다. 추암 해수욕장의 최대 장점은 한적함이다. 조선시대 한명회가 강원도 제찰사로 있으면서 이곳 경치에 취해 능파대라고 불렀으며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라서 곱고 한적하다.

해금암의 자연절경과 그리움이 배인 촛대바위, 크고 작은 바위섬 등이 어우려져 깨끗한 백사장을 연출한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의 가볼만한 곳 10선’에 꼽힐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볼거리 만큼이나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오징어, 멍게, 소라, 광어 등이 찾는 이들의 입맛을 돋운다.


전촌 해수욕장

경주시 감포읍 전촌리에 위치한 전촌 해수욕장은 피서지의 여건을 잘 갖추고 있다. 감포항을 중심으로 늘어선 활어 횟집과 남쪽으로 이동하면 해수탕 등이 있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으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해수욕장은 아담하다. 모래사장의 규모는 길이 0.8㎞, 너비 60m 정도다.

자가용으로는 경주 시내에서 보문 관광단지를 지나 감포 방향으로 40분 정도 달려 기림사의 표지판을 지나면 곧 어일 검문소에 이른다. 좌측 방향으로 5분 정도 가면 감포읍 전촌 삼거리(전촌숲)에 닿는다. 여기서 우(남쪽)회전해 송림을 지날 쯤 이면 바로 좌측이 전촌 해수욕장이다.

경주, 울산, 포항에서 감포로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울산 포항 방면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는 동해안 31번 국도를 이용하면 바로 닿을 수 있다.


고래불 해수욕장

고래불 해수욕장은 경상북도 영덕에서 북쪽으로 24㎞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웃 마을에는 대진해수욕장이 들어서 있고 울창한 송림이 유명하다. 해변 모래는 굵고 몸에 붙지 않아 찜질을 하면 심장 및 순환기계통질환에 효험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고래불’이란 고려말 대학자 이색 선생이 시를 읊으며 유년 시절을 보낼 때 상대산에 올라가니 해수욕장 앞바다에 고래가 하얀 분수를 뿜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경치가 절경으로 연인과 드라이브코스로 적격이다.

특히 ‘관광영덕’, ‘그린영덕’을 지향하는 영덕군에서 해수욕장을 민간에 위탁 운영, 바가지요금이 없고 서비스만점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해수욕장이다.


대천 해수욕장

대천 해수욕장은 대형급이다. 한해 이용객만 1000만명에 이르는 등 해운대와 함께 국내 최대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해변의 길이가 3.5㎞에 이르며 너비도 100m다.

또 바다 밑이 일정하고 모래사장에 이물질이 섞여 있지 않은 등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어 가족이 함께 놀기에 좋다.

해변 뒤편으로 솔숲이 울창해 폭염에 지친 이들의 안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역사가 깊은 만큼 휴양객들의 편의 시설도 잘 마련돼 있고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해변이 대형인 만큼 해수욕장은 시민탑 광장, 여인의 광장, 분수 광장 등 3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한여름에는 각 광장마다 다양한 행사로 관광객에게 또 다른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천 해수욕장이 성에 차지 않는다면 인근 보령시 갯벌을 찾으면 된다. 낭만적인 해수욕장과 갯벌 등 어촌 체험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만성리 해수욕장

만성리 해수욕장은 전국에서 보기 드문 검은 모래로 이뤄진 특징을 갖고 있다. 검은 모래는 예로 부터 찜질 효과가 있어 신경통과 각종 부인병에 효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맘때쯤이면 이곳 모래가 눈을 뜬다 해 ‘검은 모래 눈 뜨는 날’ 로 오래전부터 전해져 오고 있다. 때문에 해수욕장이 해마다 전국 도처에서 모여든 찜질인파로 붐빈다.

또 오동도와 남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경관과 가까운 거리에 맛집들이 있는 것도 만성리 해수욕장의 자랑거리다. 아쉬운 점은 여천 공업단지가 들어선 뒤 점차 쇠퇴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편은 여수시 입구에서 둔덕 11번 도로를 타고 선경아파트 앞을 지나면 종합사회복지관이 나온다. 이곳부터는 도로에 설치된 표지판을 따라 해수욕장으로 진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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