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6월의 가 볼만한 곳 - 경북 영천시

경북 영천장은 대구 약령시장, 안동장과 더불어 경상도 3대 시장 중 하나다. 부산, 대구, 안동, 포항이 모두 80리 길 안인 사통팔달의 요지이자 영남의 물산이 집결되는 곳이다. 팔공산과 보현산 자락에서 자란 향긋한 나물과 복숭아, 포도, 사과는 당도가 높고 맛이 뛰어나다. 또한 영천장의 특산물인 돔배기(상어고기)도 맛볼 수 있으며, 특히 약초는 전국 최대의 거래량을 자랑하고 있다. 천년사찰 은해사는 솔숲이 좋아 가족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국보 제 14호인 거조암을 둘러보며 고려 건축미에 취해보는 것도 좋다. 충신 정몽주를 모신 임고서원에는 500년 된 은행나무와 영정을 볼 수 있다. 폐교를 활용한 유럽식 현대건축물인 시안미술관에서는 미술작품 감상과 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우리나라 3대 천문대인 보현산 천문대에 오르면 일망무제의 산줄기가 한 눈에 펼쳐진다.



“잘 가는 말도 영천장, 못 가는 말도 영천장”이라는 속담이 있다.

인근 각 고을에서 아무리 빨리 가도 영천장이 아니면 갈 곳이 없다는 뜻이다. 대구, 경주, 포항, 안동방면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5일장이 열리는 2일과 7일이면 안쪽 시장은 물론 4차선 도로 양편 차도까지 인파로 북적거린다.

대구 약령시장, 안동장과 더불어 경상도 3대 시장인 영천장은 50년을 훌쩍 뛰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금호강 원류의 비옥한 토지에서 생산된 곡식과 팔공산과 보현산 자락에서 생산된 복숭아, 사과, 포도는 당도가 높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사통팔달 요지

교통이 불편했던 시절에도 동해안의 생선을 하루 만에 군위, 안동, 달성, 경산까지 보낼 수 있었으며, 내륙의 농산물과 면직, 약초를 동해안으로 보낼 수 있었던 사통팔달의 요지에 자리 잡고 있어 영남 최대의 장터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은 인근 산에서 캐온 쑥과 냉이, 도라지 등 풋풋한 봄나물이 좌판에 깔려 있다. 한 움큼 얹어 주는 덤은 시골장터에서나 볼 수 있는 살가운 풍경이다.

동해안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오징어채, 명태채 등 건어물도 빼곡하다. 특히 영천장의 명물인 돔배기는 상어고기를 토막 내 솥에 쪄낸 뒤 소금으로 간을 해 숙성시켜 먹던 경상도의 귀한 음식이다. 예로부터 돔배기를 꼬치구이로 요리해 제사상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국내 2위의 ‘약재상’

인근 한약거리를 포함해 시장 한바퀴를 서둘러 둘러보는데도 1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장터의 1지구는 곡물류, 2지구는 수육 골목, 3지구는 잡화, 4지구는 신발·의류, 그 외 생선가게가 몰려 있어 종목별로 둘러보면 더욱 효율적이다.

수육거리의 작은 식당에서 말아먹는 소머리국밥(4000원)의 진한 국물 맛도 잊을 수 없고, 수육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발이면 남부럽지 않는 호사를 즐길 수 있다.

2004년 대형할인마트와 경쟁하기 위해 시장건물을 3층으로 올렸고 2~3층을 주차장으로 꾸며놓아 주차의 어려움까지 해결했다.

종일 주차가 1000원인데 시장에서 물건을 사게 되면 무료주차권을 받을 수 있다. 전용엘리베이터와 광창시설 등 첨단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쇼핑의 편의를 돕고 있다. “귀한 약재는 서울 경동시장, 다음으로 영천장에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영천장은 국내 한약유통량의 30%를 차지한다.

한약골목 이외에도 경부고속도로 근처에는 대규모 생 약재를 취급하는 유통단지가 조성돼 있어 저렴하게 한약재를 구입할 수 있다.


가족나들이 적격

인근에는 볼 거리도 많다.

은해사는 신라 헌덕왕 때 세워진 천년고찰로 현재 조계종 10교구의 본산으로 백흥암, 운부암, 중암암, 기기암 등 8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팔공산의 수려한 산세와 계곡이 함께 펼쳐져 산책하기에 더 없이 좋다.

운부암 청동보살좌상, 백흥암 수미단과 극락전, 은해사 괘불탱화가 보물로 지정돼 있으며, 대웅전의 현판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다.

국보 제 14호인 거조암은 현존하는 몇 안 되는 고려시대의 건물이며 소박하고 간결한 주심포계 형식을 띠고 있다. 영산전 내부에 모셔진 526분의 석조 나한상은 극락도에 의해 배열돼 있으며 자유스런 자세와 익살스런 표정이 재미있다. 영산전 앞에는 통일신라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서 있다.

임고서원은 나라의 국운을 바로 세우고자 죽음으로써 절의를 지킨 충신 정몽주 선생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서원이다. 소장전적과 영정이 보물로 지정돼 있으며 수령 500년, 높이 20m의 은행나무가 우람하게 서 있다. 입구에 정몽주의 ‘단심가’와 ‘백로가’의 시비가 있으며 임고서원 전시각에는 포은 선생의 영정 모사본과 전적을 볼 수 있다.

시안미술관은 폐교를 활용한 고풍스런 유럽식 현대건축물로 예전에 학교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6000평의 잔디조각공원과 3층 규모의 전시관에서는 국내저명작가의 수준 높은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벤트홀, 아트숍, 레스토랑까지 갖추고 있어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더 없이 좋다.

보현산천문대는 보현산 정상(1124m)에 위치한 최첨단 천문대로 1.8m의 도약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는데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100만 배 이상 세세하게 관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천문대에 오르면 대구, 포항, 청송까지 이어진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방문객센터에서는 별에 대한 사진 자료와 영상물을 볼 수 있다. 4~10월까지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2시간동안 천문학 강연과 천문대 시설 견학이 있다.

사진,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영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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