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4월의 가 볼만한 곳 3 경남 사천
경남 사천시에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한다.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국내 항공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고 선진리성에선 동해바다와 만난 벚꽃의 장관을 즐길 수 있다. 사천대교를 건너 자리한 비봉내마을에선 1 만여평의 대나무 숲이 기다린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놀이체험이 준비돼 있어 가족 여행 장소로 더 없이 적격이다. 화창하게 갠 봄날, 사천으로 즐거운 여행길을 떠나보자.



경남 사천시는 항공우주표시를 표방하고 있다. 이곳 사남면 유천리에 항공우주박물관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웰컴투동막골>의 촬영지 또한 이곳이다. 박물관은 사천공항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항공기의 이착륙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영화 촬영이 이뤄졌다고 하면 의아함을 감추지 못한다. 1만4,000여평의 부지 위에 박물관 건물과 20여기의 비행기들이 전시돼 있는 공간에서 어떻게 영화를 촬영했는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김일성 자동차’
영화 촬영이 이뤄진 곳은 전시관 앞쪽에 있는 C-123K 수송기와 B-29 중폭격기이다. 비행기 앞에는 영화촬영지임을 알리는 안내판도 있다.

C-123K 수송기는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데 안에는 박광현 감독의 사인과 촬영 당시 감독이 앉았던 의자 등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완전군장을 갖춘 국군 마네킹도 있다. 영화에서는 연합군이 스미스를 구하기 위해 낙하산을 타고 동막골로 침투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영화에 등장한 또 다른 비행기인 B-29 중폭격기의 내부는 개방되지 않는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C-54E는 내부가 공개되는데 1966년 도입돼 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전용기로 사용됐다. 1992년까지 대통령을 비롯한 VIP 수송기로 사용됐던 비행기 내부에는 박 전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이 전시돼 있으며 ‘새마을운동’ 깃발도 볼 수 있다.

항공우주박물관의 실내전시장에는 여의도 종합안보전시장에 전시돼 있던 전시품이 전시돼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 사천시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왔다.

실내전시관은 자유수호관과 항공우주관으로 구분된다. 자유수호관으로 들어서면 북한 김일성 자동차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1948년 소련의 스탈린이 선물한 고급승용차다.

이 차는 한국전쟁 당시 한국 육군이 평안북도 영변북방 거리에서 노획한 것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월톤 워커 장군의 미망인에게 선물했었다. (사)유엔한국참전국협회가 다시 사들여 1982년 부산항을 통해 돌아와 전시중이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사용했던 총기류도 전시됐는데 영화에서 보았던 총기들을 다시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비행기 시뮬레이터
항공우주관은 1층과 2층으로 나뉜다. 1층은 항공발달사부터 비행기가 뜨는 원리와 세부 장치에 대해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비행기 핵심부품인 거대한 엔진도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우주인 기념사진 촬영코너도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인공위성과 우주로켓,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의 주요사업과 비전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항공우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 비행기 시뮬레이터다. 직접 조종석에 앉아 초음속 비행기를 조종하는 듯한 시뮬레이터에서 단계별로 도전한다. 1단계 조종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진행이 영어로 돼 있는 것이 흠이지만 게임처럼 구성돼 찾는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다.

항공우주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추석과 설날 이외에는 언제나 문을 열어놓고 있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이며 어린이들은 무료다. 주차 또한 무료로 가능하다.


임진왜란 전적지
항공우주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봄꽃맞이 명소가 있다.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에 자리한 선진리성이 그 곳이다. 사천만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이 성은 구릉진 지형을 이용해 만든 토성으로 정유재란 때 왜군에게 패해 왜군기지가 됐던 터라 한 때 ‘왜성’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성이 만들어질 당신에는 성 동쪽만 육지로 통하고 나머지 삼면은 모두 바다와 맞닿아 있었다. 이후 간척사업으로 남쪽과 북쪽은 농지로 개간되고 서쪽만 바다와 맞닿아있는 성으로 변했다.

1918년경 무술전투 당시 왜장이었던 도진의홍의 후손들이 성터일부를 사들여 공원으로 만들고 벚나무 1,000여 주를 심었다. 지금 선진리성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것이 당시 심은 벚나무들이다.

수령 90년의 우람한 나무들에서 피어나는 벚꽃은 바다를 향해 뻗어나가 사천만 일대를 벚꽃으로 장식한다. 이런 아름다움 때문에 꽃이 만개하는 4월이면 매년 벚꽃축제가 열렸는데 전국적으로 비슷한 행사가 많아지면서 올해부터는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푸른 바다를 즐기며 활짝 핀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소다. 정유재란의 흔적인 조명군총과 1978년 세운 이충무공 사천해전승첩비가 성 입구에 있다.


‘죽순 된장찌개’ 제공
사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또 한 곳 있다. 1965년경부터 조성된 1만여평의 푸른 대숲이 있는 사천시 곤양면 비봉내마을이다.

하늘을 향해 20여m를 자란 대나무들은 어른이 두 손을 벌려 감싸도 쉽지 않을 만큼 굵다.

하루에 1m 넘게 자라는 대나무 생태체험은 물론 대나무피리 만들기, 대나무 뗏목타기, 죽순 따기, 대나무수액 얻기, 대나무숯가마 체험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어른들을 위해 댓잎차 만들기도 준비돼 있다.

비봉내마을 체험은 1일 참가를 원칙으로 하며 반드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아이들만 체험에 참가시키고 어른들은 참가하지 않는 가족은 프로
그램에 참여할 수 없다. 1인당 참가비는 2만원이고 죽순된장찌개가 나오는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체험에 참가하지 않고 대숲산책만 할 수도 있는데 관람료는 1인당 1,000원이지만 사전 예약 후 찾아가면 무료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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