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수도권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가 5월 말 30명대에서 6월 초 40명대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시스]
지난 15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수도권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가 5월 말 30명대에서 6월 초 40명대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시스]

[일요서울]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산발적 집단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적용됐던 강화된 방역조치가 시행 후 2주를 넘기면서 성과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신규확진자 수 등 이제부터 확인되는 결과에 따라 그간의 조치가 평가를 받게 되는 만큼 결과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조기 전환도 이뤄질 수 있다.

16일 발표될 코로나19 확진자 통계에는 평일이었던 15일의 진단검사 결과가 반영된다. 통상 월요일은 토요일~일요일 사이 주말에 이뤄진 검사 결과가 반영된다. 주말에는 검사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확진자 숫자가 평일보다 적은 경향을 보인다. 평일인 15일 검사결과가 반영되는 16일부터의 확진자 통계에서 그간의 성과가 제대로 드러난다는 의미다.

정부는 5월 초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이후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수도권 내 확진환자가 산발적으로 증가하자 29일부터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했다. 수도권 내 일부 다중이용시설과 유흥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는 14일이다. 잠복기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자리를 잡는 기간이어서 증상이 없고 검사를 해도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잠복기를 거쳐 바이러스가 체내에 자리를 잡아 감염이 되면 그때부터 증상이 발현되고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이 나오게 된다.

정부가 방역 조치의 성과를 2주 후에 판단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확진자의 접촉자나 해외입국자들의 격리 기간을 14일로 설정한 이유도 이와 같다.

정부가 지난 3월 시행했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 시점과 비교하면 성과를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정부는 3월21일부터 종교·체육·유흥시설 영업을 제한하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조치가 적용되기 전 일주일인 3월15~21일 신규 확진환자는 총 713명이었다. 2주가 지난 4월5~11일 사이 신규 확진환자는 324명으로 45%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조치에 힘입어 4월9일 이후 수도권 내 집단감염이 유행한 5월28일 전까지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명을 넘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정부는 일일 신규 확진환자 50명 이내,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 5% 이내, 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이면 국내 의료자원을 고려했을 때 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5월31일~6월13일 일일 평균 신규 확진환자는 43.6명,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80% 미만이다. 6월1일 오전 0시부터 6월15일 오전 0시까지 신고된 618명의 신규 환자를 기준으로 하면 감염경로 미파악자가 10.2%로 기준치의 2배 이상이다. 5월 이후 발생한 주요 집단감염 27건 중 26건이 수도권에서 나타났다.

여기에 서울시는 15일부터 유흥업소에 적용했던 집합금지 명령을 집합제한으로 단계적 완화를 하기로 했다. 업소들의 생계를 고려한 조치라고 하지만 자칫 방역 조치의 완화로 받아들여질 경우 감염 확산의 위험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정부가 제시한 기준들이 전국 전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5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50명이라는 숫자가 전국적으로 퍼져있을 경우와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며 "30~50명이라는 숫자가 계속해서 유지되는 경우 의료자원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4일 기준 수도권 내 국가지정 격리병상은 73개인데 이 중 70개가 이미 사용 중이다. 수도권 내 중환자실도 324개 병상이 확보돼 있으나 당장 입원 가능한 병상은 47개다. 수도권 감염병전담병원에서 확보된 병상 1769개 중 810개도 이미 사용 중이다.

16일부터 드러나는 확진자 통계에서도 상황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그간 수도권에서 실시한 강화된 방역조치는 사실상 실패로 귀결된다. 의료자원을 고려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조기 전환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베이징은 두 달 만에 40~5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난리인데 우리는 매일같이 확진자가 40명씩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태까지 2주씩 방역조치를 실시해 왔는데 N차 감염을 생각하면 위험도는 더 높다.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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