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미래 먹거리 투자 전략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니콜라의 수소트럭 및 충전소와 김동관 부사장(네모 안). [니콜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미래 먹거리 투자 전략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니콜라의 수소트럭 및 충전소와 김동관 부사장(네모 안). [Nikola]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한화그룹이 투자한 미국의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Nikola)가 지난 4일 나스닥(NASDAQ)에 상장하면서 숨은 주역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경영능력이 입증 받고있다는 평이 나온다.

니콜라는 트레버 밀턴이 2015년 수소전기트럭을 주력으로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토마스 에디슨의 맞적수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 가운데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차용한 이름의 나머지 부분 ‘니콜라’를 따서 지었다. 

앞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니콜라의 창업주 밀턴을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내세운 사업 비전에 공감하며 한화의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의 연관성을 검토하기에 이른다.

아울러 니콜라와의 사업 협력 및 경영 참여를 위한 투자를 이끌어내고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총 1억 달러(약 1216억 원)를 투입해 지분 6.13%를 확보했다.

이후 한화솔루션은 니콜라의 수소전기차 충전소에 전력 공급 관련 우선권을 따냈고, 한화큐셀 및 한화에너지 등이 태양광 모듈을 통한 태양광 발전으로 충전소에 전력을 공급할 전망이다.

이미 한화 큐셀은 글로벌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서 고효율 태양광 모듈 공급과 이차전지를 결합한 에너지 솔루션을 전개해 온 바 있어 니콜라와의 사업 우선권 선점은 어렵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후 약 1년 6개월, 나스닥 상장과 함께 7.5배에 달하는 니콜라의 가치를 증명하기에 이르렀다. 니콜라의 주가는 상장 첫날 33.75 달러로 상승하며 약 2주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종가기준 64.06달러를 보이고 있다.

1200억 원 투자가 2조 원에 이르기까지

한화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14억 달러(약 1조7000억 원) 규모로 확대됐다. 니콜라의 시총이 한 때 300억 달러를 넘기면서 한화의 보유 지분 가치가 2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니콜라의 전략은 미국, 캐나다 등 넓은 국토에서는 트럭 운용을 위해 전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시간이 짧은 수소차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이를 미래먹거리로 내다 본 김 부사장의 예측이 맞아떨어지면서 적시에 투자가 이뤄졌다는 평이 나왔다.

니콜라는 오는 2027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에 수소 충전소 800여개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충전소 태양광 전력 공급 사업을 통해 한화가 함께 빛을 발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업계는 하버드 대학교 출신의 미국 유학파인 김 부사장이 그간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이끌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일본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한화가 니콜라에 투자하게 된 경위를 두고 김 부사장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경영 전략이 성공을 거둔 사례라는 풀이까지 나왔다.

한편 니콜라는 한화와 함께 독일의 보쉬, 이탈리아의 이베코 트럭 등의 투자를 받아 1회 충전으로 19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수소트럭을 개발 중이다. 오는 2023년 수소트럭 양산 계획에 이미 1만4000여 대의 선주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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