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 나선 추미애 장관
"절대 조직의 포로는 되지 말라"
"'검경 수사권조정' 검경은 밥그릇 싸움만 하더라. 둘 다 국민의 매를 버는 짓"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일요서울] '한명숙 사건'과 '검언유착 사건' 등 처리를 놓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어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5일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추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자로 나서 "검찰청법 8조에 의한 지시를 어기고, 대검 감찰부에서 하라고 했는데 그것을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가 보라고 한 저의 지시를 절반은 잘라 먹었다"며 "지휘했으면 따라야지"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탕! 탕!' 소리가 들릴 정도로 책상을 내리치며 "지난번에 차관 인사하면서 인권부장을 지검장으로 지목해 발령해서 그 자리 비어있어서 공판부장이 겸직하는 것이다. 바빠 죽겠는데 지휘를 막 그러면 되겠나"라며 "그래서 틀린 지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지시' 결정 당시를 돌아보며 "검찰청법에 재지시가 없어. 말 안 듣는 검찰총장 데리고 일해본 법무부 장관도 없고. 내가 아침에 샤워하면서 (든 생각이) '아 재지시해야겠구나'다"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검찰에 치명적 모욕이다. 말 안 들어서 장관이 재지시 내렸다고, 검찰사에 남아봐라. 장관이 그렇게 할 정도로, 개혁 대상이 됐다고 증명된 거잖아"라며 "그날 재지시로 압박해서 좋게 수습돼 넘어갔다"고 했다. 

그는 강연 중에 특정 의원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그날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약간 아쉬운 것은 초선 가운데 준비를 잘한 분은 밤을 새우셨다고 하더라. 김땡민"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법사위 초선 김용민 의원을 지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은 "여당 의원 한다고, 이따가 장관 열심히 흔들면 저 자리 내 자리 되겠지 하고, 장관만 바라보고 야당 역할 하면 안 된다. 장관 밀어내기, 두드리기 하면 안 된다"며 "그냥 배지 달고서 특권 있다고 하니 '궁금하다. 나도 맛보자' 하시는 분은 한 분도 안 계실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장관 물고 뜯을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그릇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을 언급하며 "거대 여당의 힘을 갖고도 여러 개혁 법안 기회를 놓치고서, 그 후에 반성과 뉘우침을 하게 되고"라며 "이제 다시는 우리가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절대 조직의 포로는 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은 경찰에 권력 떼주려는 게 아니고 분산을 통해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검경은 밥그릇 싸움만 하더라. 둘 다 국민의 매를 버는 짓"이라며 "전문성을 가지되 이익집단의 포로가 되어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강연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직접 감찰 착수와 관련해 "검언유착 의혹은 국민적 의혹이 강한 사건이고, 사회적 주목도도 높은 사건"이라며 "그리고 해당 검사장이 보직에 충실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했기 때문에 인사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자체 감찰로는 제대로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서서 규정에 따라 법무부가 직접 감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감찰 개시된 만큼 법무부 감찰실 조사가 시작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서 후속 조치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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