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입맛 사로잡은 강구항 영덕대게

(맨위부터 차례대로) 청정바다를 간직한 영덕블루로드 - 바다경치가 일품인 창포말등대 -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강구항의 대게 경매 - 핑크빛 물결의 지품면 복사꽃 - 강구항 공판장의 홍게

다리모양이 대나무처럼 곧고 마디가 있어 대게라는 이름이 붙여진 영덕대게는 다리가 길고 속살이 꽉 차 있을 뿐 아니라 맛이 쫄깃해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품으로 올렸고 그 명성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 3마일 연안은 갯벌이 없고 깨끗한 금모래로 이루어져 이곳에서 잡은 대게를 최고로 쳐준다. 박달나무처럼 속이 꽉 차있고 맛과 향이 뛰어난 박달대게는 3~4월에 가장 맛이 좋아 전국의 미식가들이 강구항에 몰려든다. 수백 마리의 대게를 앞에 두고 가격을 흥정하는 경매현장은 강구항의 색다른 볼거리. 강구항부터 축산항까지 강축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운치 있으며 최근에 동해 최고의 도보해안길인 ‘영덕블루로드’가 개통되어 바닷길을 걸으며 묵은 잡념을 떨쳐버릴 수 있다. 4월 중순 오십천변 지품면 일대는 핑크빛 물감을 뿌려 놓은 듯 복사꽃 천지다.

영덕 최대의 항구이자 영덕대게의 집산지인 강구항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쳐난다. 오전 8시부터 어선들이 실어온 대게로 수협공판장 바닥은 수백 마리의 대게가 크기별로 늘여져 있으며 이때부터 치열한 경매가 시작된다. 대게를 앞에 두고 경매인과 중매인이 벌이는 눈치작전은 긴장감마저 감돌 정도다. 배가 들어오는 순서대로 경매가 이루어지며 물량이 많으면 점심때까지 이어지니 이런 치열한 삶은 모습은 외지인들에게 특별한 볼거리다. 흔히 크기가 크다고 해서 대(大)게로 불리는 줄 알지만 실은 다리모양이 대나무처럼 곧고 마디가 있어 대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영덕대게는 다리가 길고 속살이 꽉 차있을 뿐 아니라 맛이 쫄깃해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되었고 그 명성이 점차 확산되어 오늘날 영덕대게로 고유명사화 되었다. 그 유래를 보면 고려 태조가 영해지역을 순시했을 때 주안상에 대게가 오르면서 특산물로 굳어졌다. 특히 영덕의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 3마일 연안은 갯벌이 없고 수심 3백~4백m 깊이, 깨끗한 금모래로 이루어져 이곳에서 잡은 대게를 최고로 쳐준다. 박달나무처럼 속이 꽉 차고 맛과 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박달대게는 3~4월에 맛이 가장 좋아 이때 쯤 강구항을 찾으면 차를 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전국의 미식가들을 한데 불러 모은다. 아무래도 식당보다는 강구파출소 앞 수산물 어시장에서 대게를 구입하면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흥정만 잘하면 덤까지 얹어준다. 난전에서 산 대게를 식당에 가져가면 찜값만 받고 즉석에서 쪄준다. 식당 앞에는 어김없이 찜통이 있고 강구항 거리는 뜨끈뜨끈한 김으로 가득하다. 부드러운 속살뿐 아니라 몸통의 내장에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밥을 비벼 먹으면 오묘한 바다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북한, 러시아, 일본 등에서 잡힌 수입대게는 등에 따개비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거무스름한 빛깔을 띄고 있는 반면 국내산은 등이 깨끗하고 밝은 주황빛을 띄고 있다. 이왕이면 몸통에 비해 다리가 가늘고 긴 것이 좋으며 같은 크기라도 무거운 것이 속이 꽉 찼다. 오십천을 접하고 있는 풍물지하어시장은 비록 식당이 작고 허름하지만 창문너머로 수평선과 등대를 볼 수 있으며 가격 또한 저렴하다. 오십천 건너편 주차장 위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한적한 포구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포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나무벤치와 예쁜 조명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 주차하고 대게 조형물 아치가 있는 강구교를 건너 어시장을 다녀오면 강구항 전체를 둘러보게 된다.

4월에 축산항에 가면 갓 잡은 물가자미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지방이 적고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뼈를 다친 환자나 수술 환자들의 특효약 대접을 받고 있는 생선으로 시원한 물회로 한 끼 식사를 하거나 매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술안주로 곁들이면 좋다. 뼈 채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해준다. 축산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게활어타운에서는 물가자미는 물론 오징어, 멍게, 해삼 등 계절에 맞는 생선회를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다.

영덕대게로 배를 채웠다면 인근 삼사해상공원을 들려 바다를 발아래 두고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경북 개도 100주년을 기념한 경북대종은 해가 뜰 때 소원을 비는 장소로 유명하며 천하제일화문석, 폭포, 야외공연장 등 볼거리, 놀거리가 가득하다. 바다 쪽에 자리 잡은 어촌민속전시관에는 동해안의 어촌생활과 옛 어민들이 사용했던 어구와 어선모형 등이 전시 되어 있으며, 영덕대게의 성장과 어획방법, 대게 구별법, 요리방법까지 볼 수 있어 영덕대게의 궁금증이 한방에 해결된다.

특히 3D입체영상관과 바다체험실은 신나게 놀면서 자연을 배울 수 있도록 체험공간으로 꾸며져 아이들로 늘 북적거린다. 3층 옥외포토전망대에 오르면 오십천을 끼고 있는 강구항은 물론 영덕풍력단지와 포항 호미곶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강구항부터 축산항까지 강축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운치있다. 그 길에서 가장 먼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 대게발이 등대를 감싸고 있는 창포말 등대다. 등대전망대에 서면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과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해안선은 가슴을 확 트이게 해준다. 야생화로 꾸며진 산책로, 파란 바다를 마음껏 음미할 수 있는 쉼터, 세련된 물고기 조각 등이 조성되어 가족들이 손을 잡고 거닐만한 공원이다. 야간에는 오색조명이 등대를 비추며 터널형 조명까지 불을 밝히고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그만이다. 인근 풍력발전단지에 들어서면 “윙윙” 돌아가는 24기의 풍력발전기의 굉음에 입이 딱 벌어진다. 윤선도 시비가 서 있으며 달맞이 야간산행코스로 유명하다. 최근에 문을 연 신재생에너지관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전시관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놀고 즐기면서 청정에너지의 소중함을 터득하게 된다.

최근에 강구항을 출발해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50km 도보해안길인 ‘영덕블루로드’ 코스가 개통되었다. 그러나 코스가 너무 길어 체력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B코스 중에 가장 엑기스격인 석리어촌마을에서 축산항까지 6.7km 해안길을 골라 걸어볼 만하다. 원래 해안 간첩을 막기 위한 군초소 길이었지만 철조망을 걷어내면서 관광객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었다. 오랜 세월동안 사람의 손때가 덜 탔기에 바닷길을 걸으며 묵은 잡념을 떨쳐버리기에 그만이다 대게원조마을인 차유마을을 지나 축산항까지 쉬엄쉬엄 걸으면 2시간이면 충분하다. 석리마을에 차를 세웠다면 돌아갈 때는 축산항에서 하루 6회 운행하는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축산택시: 054-732-5200)

4월 중순쯤 서안동 IC에서 빠져나와 34번 국도를 타고 안동, 진보를 지나 황장재 고개를 넘으면 영덕읍내까지 오십천변은 온통 핑크빛 물감을 뿌려 놓은 듯 무릉도원이 펼쳐진다. 특히 지품면 삼화리 일대와 강구-달산간 도로변은 온통 복사꽃 천지다.

문의전화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533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는 “삶의 현장에서 바다를 맛보는 포구여행”이라는 테마 하에 2010년 4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바다여행의 종합선물세트, 부안 격포항(전라북도 부안), ’임금님 입맛을 사로잡은 강구항 영덕대게(경상북도 영덕), ‘푸른 바다가 활짝 열려 있는 삼척 임원항(강원도 삼척), ’펄떡이는 바다에서 봄맛을 건지다(충청남도 서천), ‘사람냄새 짙게 배어 있는 남해의 보물, 미조항(경상남도 남해) 등 5곳을 각각 선정,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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