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 빚어낸 맛있는 인사동 여행

(위부터) 쌈지길 거리풍경 - 쌈지길 토종벌의 꿈 - 꿀타래

조선시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과 가까이 자리하고 있는 인사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지이다. 조선시대 도화서의 맥을 잇듯 고미술품에서부터 현대의 작품까지 골고루 만날 수 있는 장소다. 선조들의 색감과 손재주는 그림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경사스런 날이면 어김없이 상에 오르는 오색의 아름다운 떡, 임금의 무병장수를 빌며 만들었다는 정교한 꿀타래, 오곡을 엿에 버무려 신속하게 만드는 강정, 산 속 깊은 곳에서 채취한 토종벌꿀과 효소차 등 주전부리이자 건강에도 좋은 우리음식들에 담긴 것. 현대 주전부리의 대표주자인 붕어빵을 닮은 똥빵과 딸기빵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트를 찾아볼 수 있다.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목인박물관&갤러리와 경인미술관에도 들러봄직하다.

조선시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과 가까이 자리하고 있는 인사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지이다. 조선시대 도화서가 있던 곳으로, 아직도 그 맥이 이어지는 장소인 것. 궁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그림으로 그려 남겼던 화원들처럼 지금도 이곳에선 고미술품에서부터 현대의 작품까지 골고루 만날 수 있다. 선조들의 색감과 손재주는 그림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발견된다. 길가 상점의 판매대에 전시된 공예품, 가지런히 털을 모아 만든 붓, 결이 고운 한지 등의 전통상품들에서이다. 그 때문인지 이곳엔 단골손님도 많다. 투박하지 않으면서도 빛깔고운 우리 멋에 반한 내국인은 물론, 먼저 여행했던 친구의 소개로 상점이름을 적은 메모지를 들고 찾아오는 외국여행자들이다.

이들이 찾는 곳은 공방만이 아니다. 길을 향해 열려있는 다양한 맛집들도 그들의 목적지이다. 인사동에는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의 향수를 달래줄 수 있는 고향음식부터 불고기, 비빔밥 등 그들이 좋아하는 우리음식까지 모두 모여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우리음식도 있다. 경사스런 날이면 어김없이 상에 오르는 오색의 떡, 임금의 무병장수를 빌며 만들었다는 꿀타래, 오곡으로 만드는 강정, 산 속 깊은 곳에서 채취한 토종꿀 등 주전부리이자 건강에도 좋은 우리음식들이다.

종로2가 쪽 남인사마당에서 인사동 길로 들어서서 제일처음 찾아갈 주전부리 맛집은 ‘질시루’이다. TV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악기상점을 찾은 서현과 용화가 궁중떡볶이를 먹던 곳이 바로 질시루이다. 이곳에서 경기미와 천연재료를 사용해 만든 오색의 떡을 맛볼 수 있다.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전통차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 이곳에서 예쁘게 만들어진 떡을 먹다보면 선물세트로 주문한 떡이 상자에 넣어 배달된다. 반말 한말 등의 단위로만 주문되어 다양한 떡을 맛볼 수 없다는 등의 편견이 잊혀지고 어느새 작고 예쁜 떡을 한 아름 골라 손에 들고 나오게 된다.

인사동을 걷다보면 작은 상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구경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만난다. 그들의 웃음 너머로 들리는 말은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어 등 다양하다. 하지만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단 하나, 꿀타래이다. 꿀타래는 임금이 오래 살기를 바라는 신하들이 장수를 상징하는 실을 닮은 과자를 만들어 올린 것에서 시작되었다 한다. 재료도 건강에 도움을 주는 꿀과 땅콩을 사용한다고. 지금은 꿀과 엿기름을 섞어 일주일간 숙성시켜 만든 꿀덩어리로 만든다. 꿀타래만들기는 적당량 잘라낸 꿀덩어리 가운데를 나무막대로 눌러 도넛 모양으로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음은 동그란 꿀덩어리를 일정한 굵기로 늘이고, 양손으로 잡아 늘이기를 14번 반복하면 완성. 이때 만들어지는 실의 가닥은 16,384가닥. 단순히 14번을 당겨 늘였을 뿐인데 가늘디가는 꿀실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변한 것은 모양만이 아니다. 꿀의 당분도 분해되어 달지 않은 꿀실로 변한 것. 6만 가닥까지도 늘일 수 있지만 1만6천 가닥에서 멈추는 까닭도 적당한 당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완성된 꿀실을 한뼘 정도 떼어내 그 안에 땅콩과 아몬드 가루를 넣고 돌돌 말면 꿀타래가 완성된다. 꿀타래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얼려 먹는 것’. 얼은 꿀타래 하나를 입에 넣으면 가는 꿀실들이 부서지며 최상의 맛을 낸다고. 그러니 꿀타래를 구입 즉시 먹을 예정이라면 얼려놓은 것을 요청할 것.

쉽게 만들고, 좁은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어서인지 인사동에는 꿀타래 만드는 상점이 4곳이나 된다. 그중 한 곳은 용수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꿀타래를 이르는 중국식 명칭이라고. 어느 것이 되었든 사용하는 재료와 맛은 대동소이하다. 인사동 맛 여행의 마지막 장소는 쌈지길이다. 쌈지길 1층 왼쪽에 자리한 ‘이남설강정’과 ‘똥빵 딸기빵’, ‘토종벌의 꿈’이 그곳. 이남설강정은 쌈지길이 시작되면서부터 자리한 5년차의 주전부리 맛집이다. 강정의 맛을 기억하고 찾는 마니아들이 있을 만큼 맛도 좋다. 그 비결은 좋은 재료에 있다고.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호박씨를 제외한 땅콩, 현미, 참깨, 흑임자, 들깨, 해바라기씨 등 강정의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사용한다. 제철이 아니어서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재료를 구입하지 않는다고.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현장에서 직접 강정 만드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신기한 듯 촬영하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만나는 장소이다.

이남설강정 옆에는 쌈지의 캐릭터인 똥치미와 딸기에서 비롯된 똥빵과 딸기빵을 만날 수 있다. 주전부리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붕어빵과 비슷하지만 좀 더 부드럽고 납작한 것이 특징이다.

쌈지마당 작은 통나무집에 자리한 토종벌의 꿈은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느꼈던 벌꿀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꿀은 모두 10년차 귀농인인 최종호 씨가 용문산에서 직접 수확한 것이다. 작고 예쁜 병에 소량으로 담아 핸드백 속에 넣고 다니기도 편리하다. 자연에서 얻은 다양한 효소로 만든 차도 마실 수 있다. 쌈지길을 중심으로 인사동을 대표하는 두 개의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그 첫 번째는 목인박물관&갤러리이다. 사람과 동물모습의 나무조각상 1만2천여 점을 소장, 전시하고 있는 공간으로 1층 갤러리와 2층 박물관, 3층 옥상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인(木人)이 전시된 곳은 2층 박물관.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목인상도 전시되어있다. 3층 옥상정원에도 들러볼 것.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쉼터이다.

두 번째는 수도약국 골목 안쪽에 자리한 경인미술관이다. 박영효의 집터에 자리한 이곳은 너른 정원을 중심으로 건물이 둘러싸듯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눈부시게 푸른 자연과 함께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공간. 정원 찻집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도 가져볼 만하다.

●문의전화
종로구청 문화공보과 02)731-1161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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