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기행에서 동굴 답사까지, 제주의 자연미에 홀리다

한라산철쭉 - 하늘에서 본 성산 - 거문오름 분화구 내 전망 - 만장굴 용암석주 - 성산 일출봉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제주도는 신생대 후기부터 화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섬의 중앙부에는 한라산(해발 1950m)이 솟아있으며 주변에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지닌 360 여 개의 오름(기생화산)이 분포돼 있다. 제주도는 뛰어난 학술적 가치와 아름다운 경관을 지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국제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고 있는 제주도. 이번 봄 여행에는 한라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등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을 포함해 비자림, 대포해안 주상절리, 남원 큰엉, 갯깍, 용눈이오름, 섭지코지, 용두암, 용머리해안 등 자연 경관이 멋진 곳을 집중적으로 탐방해보자. 그 길에는 유채꽃, 벚꽃, 동백꽃 등이 만발해서 제주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살려준다.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 중 한라산의 진면목을 만나고 싶다면 등산여행을 택해보자.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은 여러 종류의 현무암, 조면암질 용암, 그밖에 각종 화산쇄설물로 이루어졌다. 정상 중심부에는 ‘백록담’이라고 불리는 분화구가 형성돼있다. 백록담은 직경이 약 550m, 깊이가 약 108m 정도 된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기 전부터 한라산은 세심하게 관리·보호되어 왔다. 그런 노력 덕분에 한라산은 1966년에 천연기념물,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02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라산국립공원에는 6개의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어리목탐방로(윗세오름 2시간, 남벽분기점 3시간, 6.8km), 영실탐방로(윗세오름 1시간 30분, 남벽분기점 2시간 30분, 5.8km), 성판악탐방로(진달래밭 3시간, 정상 4시간 30분, 9.6km), 관음사탐방로(삼각봉 3시간 20분, 정상 5시간, 8.7km), 돈내코탐방로(남벽분기점 3시간 30분, 7km), 어승생악탐방로(어리목탐방안내소에서 어승생악까지 30분, 1.3Km) 중에서 체력이나 일정 등을 감안해 선택하면 된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11월 말까지 자연해설체험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작교실/자연교실’ 프로그램은 동물발자국 찍기, 나뭇잎 찍기 및 스크래치, 오감체험하기, 한라산 특산 동·식물 조각 맞추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역사의 자취가 서린 한라산 오름 탐방’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시작된다.

어리목 광장에 집결한 뒤 어승생악 정상까지 올라가서 한라산의 지형 및 경관을 살펴보고 일제강점기 시대에 만들어진 토치카 등 역사의 현장도 둘러보자.

‘계곡 따라가는 한라산’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시작된다.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 모여 계곡 지형에서 용암이 흘렀던 흔적을 보면서 한라산의 화산활동에 대한 설명과 숲과 바다를 잇는 계곡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밖에 ‘고산 습지 동·식물과의 만남’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오후 3시 등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예약 문의 064-713-9953)

한편, 요즘 들어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곳은 거문오름이다. 오름이란 화산 폭발시 용암분출물이 퇴적해 생성된 것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숲이 우거져 검게 보인다 하여 거문오름(검은오름)이라 불린다. 거문 오름은 높이가 약 456.6m, 둘레가 4551m이고 면적은 약 641㎡ 정도 된다.

거문오름 탐방 시작 전 자연유산해설사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탐방객들은 반드시 등산화를 신어야 하고, 등산용 스틱은 절대 사용할 수 없으며, 음식물도 식수 외에는 지참할 수 없다.

탐방안내소를 출발해서 약 10분 후면 분화구 코스인 오름탐방 시작 지점에 닿고 곧바로 용암협곡을 만난다. 거문오름 용암협곡은 폭 80~150cm, 깊이 15~30m, 길이 약 2km 정도 규모이다. 용암협곡을 뒤덮고 있는 화산암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다. 그래서 이곳의 나무들은 땅 속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바위에 뿌리를 박고 살아간다.

나무데크 길을 따라가면 알오름 전망대에 닿는다. 오름 탐방 시작 지점에서 알오름 전망대까지는 대략 30분 거리. 이 구간에서 탐방객들은 거문오름 내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들을 만난다. 최근에 개체수가 많지 않아 환경부 보호식물로 지정된 붓순나무를 비롯하여 식나무,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가 주를 이룬다. 특히 물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 단풍나무가 이곳 식생의 풍부함을 더해준다.

탐방시작지점으로부터 1km 지난 곳에 만들어진 알오름 전망대에 오르면 거문오름을 형성하고 있는 9개의 봉우리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알오름은 거문오름 분화구 중앙부에 솟은 기생화산이다. 거문오름 분화구는 백록담을 품은 한라산 분화구보다 무려 4배나 규모가 크다고 한다.

거문오름 내에는 사람들이 거주했던 자취를 엿볼 수 있는 숯가마터,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 중에 이용한 동굴진지, 군용 물자를 실어나르던 병참도로 등의 흔적이 남아있다.

숯가마터와 화산탄 중간 지점에는 풍혈(숨골)이라는 독특한 장소가 있어서 잠시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풍혈이란 암석들 사이로 바람이 새어나오는 곳을 말한다. 풍혈에서 30분 가량 분화구 내의 숲길을 걸어가면 선흘수직동굴 입구에 닿는다. 이 동굴은 깊이가 약 35m이며 바닥면에서 두 방향의 수평굴과 연결돼 있다고 하는데 미공개 지역이다.

선흘수직동굴 입구에서 5분 거리에 갈림길이 나온다. 이 지점에서 왼편 길을 택하면 출발지점인 탐방 안내소로 돌아가게 된다. 이 길을 분화구 코스라고 하며 2시간 정도 걸린다.

제주도의 다른 오름과는 달리 거문오름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탐방 이틀 전까지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하루 탐방 인원도 3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분화구코스와 정상 코스 등 두 개의 탐방로 중 분화구 코스에서는 자연문화해설사와 동행해야만 한다. 매주 화요일은 ‘자연휴식의 날’이라 탐방이 불가능하다. 출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이다.

거문오름을 중심으로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몰동굴 등 용암동굴계가 형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곳은 만장굴뿐이다. 강원도나 경북 지역의 동굴과 달리 만장굴은 개방 구간이 거의 평평하고 통로 또한 넓은 편이라서 노약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답사하기에 좋다.

총 길이는 약 7.4km에 달하지만 입구에서부터 약 1km 지점까지만 개방되고 있다. 폭이 약 5m, 높이가 5∼10m인 만장굴 내부에서는 용암유선, 용암종유, 용암표석, 규암편, 용암유석, 용암석주(높이 7.6m)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제주도와 유사한 모양의 거북바위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제주도의 또 하나의 자연유산으로 꼽히는 곳은 동쪽을 지키는 성산일출봉이다. 어느 방향에서 보든 늠름한 기상이 여행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준다.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일출 사진이나 유채꽃밭 사진은 제주도의 상징 가운데 하나이다.

성산일출봉이 ‘수성화산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것은 지질학적으로 해안 절벽을 따라 다양한 퇴적 구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입구 매표소에서 왼쪽 계단을 따라 해안가로 내려가면 화산 조각들이 순차적으로 쌓여가면서 굳은 층리 구조를 보게 된다.

또 주차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태평양전쟁 말기에 일본군들이 뚫어놓은 해안동굴도 있어 역사공부도 하는 셈이다.

매표소를 출발해서 처녀바위, 등경돌, 초관바위, 곰바위를 차례로 지나면 드이어 일출봉 전망대에 올라서게 된다. 여기서 해발 182m의 성산일출봉 정상이 멀지 않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해서 수많은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와 가슴 깊이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에는 비자림이라는 숲길을 산책해보자. 구좌읍 평대리에 비자나무 숲이 있다. 옛날부터 비자나무는 목질이 좋아서 고급 가구를 만드는데 쓰였고 열매는 구충제로 이용됐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 비자림에는 수령 5백년에서 8백년에 달하는 비자나무 2870여 그루가 밀집해 자라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한다.

매표소를 지나면 ‘제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천년의 숲’ 우수상을 받았다는 표석이 반겨준다. 소공원과 벼락맞은 비자나무를 지나면 숲관찰로가 시작된다. 한 바퀴를 산책하는 데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한편 ‘곶자왈’이라는 생태 숲도 제주도 여행 중에 즐겨봐야 할 탐방 코스이다. 조천읍 대흘리의 에코랜드에 가면 미니기차도 타고 곶자왈도 산책해볼 수 있다. ‘곶’은 숲, ‘자왈’은 암석들과 가시덤불 등이 뒤엉켜 있는 모습을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에코랜드 안내센터역에서 철길 폭이 좁은 미니기차를 타고 피크닉가든역에서 내리면 곶자왈 숲길 산책이 시작된다. 이 테마파크의 에코로드는 걷는데 약 10분이 소요되는 400m짜리 코스, 약 40∼50분이 소요되는 2km짜리 장거리 코스가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이곳의 에코로드는 붉은 색을 띤 화산재인 송이가 전 구간에 깔려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문의전화
제주특별자치도청 관광마케팅 담당 064-710-3921,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4-710-7811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는 2011년 4월의 가볼만한 곳 추천소재로 ‘차창 너머 펼쳐지는 초록의 보리밭-보성 득량만 스케치(전남 보성)’, ‘별처럼 반짝이는 체험명소를 찾아서, 경북 영천(경북 영천)’, ‘산벚꽃 흐드러진 비단같은 산골, 금산 보곡산골(충남 금산)’, ‘오름기행에서 동굴 답사까지, 제주의 자연미에 홀리다(제주)’, ‘볼거리가 풍부한 서울 도심 속의 숨겨진 속살, 서울 부암동(서울 종로)’ 등 5곳을 각각 선정, 발표하였다.


#여행정보

<당일여행 코스>
① 거문오름 트레킹→만장굴 관람→비자림 산책→성산일출봉 트레킹
② 만장굴 관람→김녕미로공원→비자림 산책→성산일출봉 트레킹

<1박2일여행 코스>
첫째날/거문오름 트레킹→만장굴 관람→김녕미로공원→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관람이나 국립제주박물관 관람
둘째날/성산일출봉 트레킹→성읍민속마을 답사→쇠소깍 테우체험→외돌개 앞 해변 산책→대포 해안 주상절리대

▶관련 웹사이트 주소
●제주특별자치도청 www.jeju.go.kr
●국립공원관리공단 http://main.knps.or.kr

▶문의전화
●제주특별자치도청 관광마케팅 담당 064-710-3921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4-710-7811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 064-710-6971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064-784-0456
●만장굴 064-783-4818
●성산일출봉 064-783-0959
●에코랜드 064-802-8000

▶대중교통 정보
제주 시내→선흘2리 입구(거문오름 입구)→성읍→표선행 버스 이용
제주시외버스터미널→조천→만장굴입구(마을버스)→만장굴
제주 시내→함덕→김녕→성산행 버스 이용

▶자가운전 정보
제주 시내→국립제주박물관 앞→남조로 교차로→거문오름
서귀포 시내→성판악 휴게소→교래사거리→거문오름

▶숙박정보
<베니키아>
●오션그랜드호텔(제주시 조천읍, 064-783-0007)
●제주마리나관광호텔(제주시 연동, 064-746-6161)
●제주하나호텔(서귀포시 색달동, 064-738-7001)
●제주크리스탈호텔(서귀포시 서귀동, 064-732-8311)
<굿스테이>
●디셈버호텔(제주시 연동, 064-745-7800)
●다이아몬드텔(제주시 조천읍, 064-784-7400)
●호텔펠리스텔콘(서귀포시 서귀동, 064-749-2008)
●에쿠스모텔(서귀포시 안덕면, 064-792-2341)

▶식당정보
●도라지식당(제주시 오라3동, 갈치구이, 064-722-3142)
●물항식당(제주시 건입동, 고등어회, 064-755-2731)
●덤장(제주시 용담2동, 갈치조림, 064-713-0550)
●오조해녀의집(서귀포시 성산읍, 전복죽, 064-784-0893)
●대우정(서귀포시 정방동, 돌솥밥, 064-733-0137)
●대유랜드(서귀포시 상예동, 꿩고기, 064-738-0500)

▶축제 및 행사 정보
●제주정월대보름들불축제 : 매년 음력 정월 개최
●제주왕벚꽃축제 : 2011. 4. 8 ~ 4. 10
●제주유채꽃잔치 : 2011. 4 14 ~ 4. 16
●가파도청보리축제 : 2011. 5. 6 ~ 5. 8
●제주레저스포츠대축제 : 매년 6월 개최
●삼양검은모래해변축제 : 2011. 7. 29 ~ 7. 31

▶주변 볼거리
제주돌문화공원, 사려니숲길, 절물자연휴양림, 산굼부리, 용눈이오름, 혼인지, 신양해변, 성읍민속마을, 제주해녀박물관, 신양해변, 김녕해변, 삼양동선사유적지, 사라봉공원, 김만덕기념관, 삼성혈, 오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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