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차기 대선에서 킹으로 올라설 지, 킹메이커 임무를 수행할 지 불분명하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무책임한 행동은 할 수가 없는 것”, “나는 그런 무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정치판이 흔들릴 정도로 파괴력이 있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정책 제안에 그의 주가는 치솟고 있을 뿐만 대선 주자를 직접 선택하겠다는 메시지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대망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 밖에서도 꿈틀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킹메이커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개헌, 즉 내각제를 통한 책임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종인의 대망론 및 책임총리론이 나올 때마다 보수진영의 잠룡들은 내심 이를 반기는 눈치다. 그 속사정을 살펴봤다.

뉴시스
뉴시스

대망론뜰수록 오세훈 원희룡 김무성 나도 나갈수 있다
총선 등 선거 때마다 승리한 민주당, 야당 김종인 견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맡겨진 임무는 통합당의 쇄신이다. 취임한 지 한달이 된 김 위원장은 일단 이슈선점에 성공했다. ‘기본소득에서 진취적 정당이 되겠다는 등 정치권의 화두를 선점했다. 특히 기본소득 이슈를 띄운 김 위원장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전일제 보육제, 대학 학제 개편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4월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총선백서제작특위와 당 재건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정강·정책특위, 악화된 남북관계에 따른 외교안보특위까지 사회 전반의 모든 이슈를 훑고 있다.

기존주자는 안돼?” 차기주자 찾는 김종인

특히 김 위원장은 차기 대권 주자와 관련한 말을 툭툭 던지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며 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통합당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비판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측근의 입을 빌려 홍준표가 통합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당이 망한다는 말을 전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한나라당(현 통합당)이건희 아들에게도 공짜로 밥 주란 얘기냐는 반대 논리를 폈는데, 참 바보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을 시행여부를 주민투표에 붙였고, 33.3%에 미달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투표율이 25%에 그쳐 사퇴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무상급식을 주민 투표 한 건 참 바보같다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과 정책공조를 강화하며 보수쪽으로 다가오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내심 보수진영의 대선 후보를 바랄 것으로 보이지만 김 위원장은 유통기한 만료라며 시큰둥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해 그 사람은 이미 시험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20대 총선에서 제3세력으로 28석이나 얻었는데 그걸 발전시키지 못했다더 이상 이야기 할 게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정치권을 입문할 당시 안철수의 멘토로 불리기도 했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통합당 유승민 의원도 김 위원장에게 대권 도전 불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은 시효가 끝났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권 주자를 비판하는 것은 흥행을 위해 경쟁의 판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 당 대표의 권한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쇄신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정권을 되찾는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그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처럼 경제 현안에 밝으면서도 젊은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다. 나아가 대권주자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백종원씨 같은 분은 어떤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분인 것 같더라고 언급했고, ‘과거 40대 기수론을 거론하지 않았느냐는 것에 대해서는 희망 사항이 그렇다는 것이지, 현재로선 그런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당 밖에 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며 당 외부인사 중 차기 대권주자로 눈여겨보고 있는 인물이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거론되고 있으나 김 전 부총리는 지금 단계에서 그런데 관심 가질 계제가 아니고 그런 일에 내가 끼어들 일이 뭐가 있겠나라며 금시초문이고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퇴임 정치냐? 직접 나서냐?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 임기를 마무리한 뒤에서 퇴임 정치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내각제를 통한 책임총리 가능성이 거론되는가 하면, 또 다른 일부에서는 대선주자 발굴하는 과정에서 최선의 방법이 없으면 차선책을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킹메이커에서 킹이 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선 아예 김 위원장이 직접 나가지 그러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의 차기 대선 후보군 논의가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통합당 대선 후보가 내 눈에는 훤히 보인다라는 글을 통해 김 위원장은 앞으로 계속 이 사람은 어떠냐’, ‘에이 이 사람 갖고 되겠느냐’, ‘저 사람은? 어떠냐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그럼 나 김종인은 어떤가라는 궁극적 목표의 마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통합당 대선 후보가) 김종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여권이 김 위원장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총선에서 참패한 야권에 뚜렷한 대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에 가장 위협적인 잠재적 대선주자가 바로 김 위원장이라는 것이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인사는 물론 통합당 원외 및 원내에서도 김 위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3년 전 19대 대선 당시에 킹메이커를 자임하다 스스로 대선도전에 나선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201745통합정부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1주일 만에 통합정부를 구성해 목전에 다가온 국가 위기를 극복해보겠다는 대선 후보로서의 제 노력은 오늘로 멈추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던 바다.

오세훈 등 대권주자들 '대망론' 띄우는 속내

김종인 대망론을 바라보는 야권 내 대선주자들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통합당 한 원외인사는 김 위원장이 보수진영에 내 대선주자들에 대해 시효가 끝난다는 비판을 한 가운데 김종인 대망론이 불거지면 시효가 끝났다고 평가했던 대선주자들도 얼마든지 다시 후보군으로 올라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근 원외 인사들의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이 출마를 한다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전 대표, 안철수 대표, 유승민 의원 등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무성 전 대표가 주축이 돼 설립한 포럼 더 좋은 세상으로도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보수세력 재집권을 위해 후보 발굴에 나서겠다고 했으나 김 위원장이 직접 대선에 출마할 시 김 위원장도 대권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선책은 차기 대선후보를 키우는 것이나 차선책으로 김무성 대망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김 위원장 대선 출마 가능성을 거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 전 시장은 김 위원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그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정치라며 연령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렇게 활발하게 활동하시고 이슈 메이킹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자질을 갖춘 분이다라며 앞으로 성과에 따라 논의가 충분히 그렇게 흘러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