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피엔스] 저자 = 6인(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정관용) / 출판사 =인플루엔셜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지난해 12월 중국 발발을 시작으로 무차별적으로 전 세계를 휘저으며 전반적인 생활양상을 바꿔놓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구적 자본주의를 지배해 온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신인류가 살아나가야 할 삶의 새로운 기준 제시를 앞당겼다. 

각국마다 천차만별 사상자 수를 기록하면서 지구를 한 바퀴 돌았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삶의 근본적인 방식이 바뀌고 지난 40년간 자본주의 문명을 지지해 온 기둥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인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문명의 개척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태에 “문명화의 표준의 기준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하는 전문가 6인이 뭉쳐 새로운 신간 ‘코로나 사피엔스’를 출간했다.

책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며 살았던 과거의 가치관은 타인이 아닌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전환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됐다고 짚어줬다. 그간 끊임없이 경쟁하고 투쟁하며 살아왔던 형국에서 지혜로운 만족감을 추구하는 사회를 재촉시키기도 양상으로 자연스럽게 넛지시키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고 말한다. 

각 분야의 여섯 명의 석학은 생태와 인간에 대해 경제의 재편과 문명의 전환에 대해 들여다 본다. 더불어 세계관을 전복하는 기준과 행복의 척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하게 만들어 준다. 

책은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특별 기획한 ‘코로나19, 신인류의 시대’의 주요 내용을 엮은 것이다. 최재천(생태와 인간), 장하준(경제의 재편), 최재붕(문명의 전환), 홍기빈(새로운 체제), 김누리(세계관의 전복), 김경일(행복의 척도) 을 포함한 여섯명의 석학은 생태, 경제, 사회, 정치, 심리 등 다양한 시각으로 코로나 이후(포스트 코로나)달라져가는 우리 사회를 분석하고  앞으로 세계에 가져올 변화와 기회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문명의 근간부터 달라진 삶을 살아갈 것이기에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신조어로 인류의 삶을 감히 정의하고 코로나 19사태 이후 완전히 다른 체제하에 살아가야 할 신인류에 대한 폭넒은 통찰을 제시한다. 

특히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는 “코로나 사태는 ‘미증유의 사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처럼 수요, 공급, 소비가 한 번에 붕괴되는 상황은  여태껏 없었다. 일순간 모든 것이 붕괴한 상황에서 사회는 그동안 우리의 눈을 가리고 지나쳐 왔던 가장 취약한 부분에서 어김없이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초토화된 고용시장, 치솟는 실업률, 위태로운 자영업자들, 불완전한 복지 시스템 등 성장을 위해 후순위로 밀려났던 문제들이 당장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성찰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코로나 위기는 많은 사람에게 ‘인간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러한 가치를 위해 개인은 어떻게 인식과 행동을 바꾸고 사회는 어떻게 재조직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새로운 체제’를 언급한 홍기빈 소장이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 고찰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문명 전체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어 갈 수 있다고 독자에게 말한다. 여기서 4가지 체제의 붕괴가 소개되는데 지난 40년간 지구적 자본주의 문명을 떠받들어 온 산업화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가 무너진다고 언급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류는 어쩔 수 없이 지도에도 없는 영역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최재성의 ‘역사의 쓸모’,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 한스 로슬링의 '팩트 풀니스’,  김종성의 ‘공인의 품격’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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