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절강보영’과 합작사 설립… 세계 최대 아스팔트 시장 진출

[SK에너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지난해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최근 제조업의 해외 진출 트렌드와 영향’의 해외투자 목적별 신고금액 비중을 살펴보면 ‘현지 시장진출’ 목적 투자 비중은 2012년 35.6%에서 2018년 65.5%까지 증가했다. 반면 동 기간 ‘저임금 활용’을 위한 투자의 경우 13%에서 6.6%로 감소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아시아·동남아 등에서 활발한 사업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 SK에너지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 ‘내트럭하우스’ 사업, 베트남 틈새시장 공략… 해외 첫 진출

미얀마 2위 석유유통그룹 지분 인수… 성장 위한 전략적 투자

SK에너지는 1962년 국내 최초 정유회사로 시작했다. 2007년 7월1일 SK그룹의 지주회사로 SK주식회사가 출범함으로써 기존에 석유사업을 담당하던 SK(주)가 사업회사 SK에너지(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1년 1월 SK에너지(주)는 SK그룹의 중간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주)에 통합돼 하부 사업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SK에너지는 울산컴플렉스(CLX)와 인천컴플렉스로 구성된 공장을 두고 있으며 이 중 SK에너지 인천 컴플렉스를 인적분할해 2013년 7월 SK인천석유화학(주)으로 출범시켰다. 주요 사업은 석유·석탄·천연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및 화학제품 기타 부산물의 원료의 수입·제조·수송·판매·수출, 국내외 자원의 탐사와 채취, 개발사업 참여 및 기술용역 업무의 수행 등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 영역
베트남까지 확대

2018년 4월 SK에너지가 베트남 화물차휴게소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트럭을 대상으로 한 틈새시장 전략으로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이 해외로 처음 진출하게 된 것이다. SK에너지는 베트남 호치민 깟 라이 터미널에서 사이공 뉴포트社(Saigon NewPort, 이하 SNP사)와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은 SK그룹이 사업 추진을 강화하고 있는 동남아 성장 시장의 핵심지역으로 최태원 SK회장이 2017년 베트남 방문 당시 응웬 쑤언 푹 총리를 만나 베트남의 성장을 위해 장기적인 발전에 필요한 협력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SNP사는 베트남 국방부 해군 소속으로 베트남 전체 화물 물동량의 50%, 남부지역 물동량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베트남 1위 항만운영·물류 국영 기업이다. SK에너지와 SNP사가 각각 50% 지분으로 설립하는 합작회사는 SNP사의 항만 인프라와 연계해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SK에너지는 2006년 국내 최초 광양 지역에 첫 화물차휴게소를 개소한 이래 내트럭하우스(SK에너지 화물차휴게소의 브랜드 명칭)라는 고유 브랜드를 바탕으로 업계 성장을 주도해 왔다. 특히 화물차 휴게소 사업은 대형 화물차 운전자를 위한 주차 공간 및 휴게·편의시설 등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민·관 합작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 받았다.

지난 2017년부터 SK에너지와 SNP사는 현지 화물차휴게소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협력을 논의해 왔다. 이번 사업은 SK에너지의 화물차휴게소 사업 경험과 역량에 SNP사의 베트남 최대 항만·물류 인프라 등의 강점이 더해져 커다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이번 사업은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내트럭하우스 사업의 글로벌 확장은 물론 SK의 공유 인프라와도 궤를 같이한다”며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회사의 글로벌 성장을 통한 경제적 가치는 물론이고 SK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영역을 베트남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아스팔트 시장 동력
동남아 진출 활로 모색

지난해 7월 SK에너지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미얀마 2위 석유유통그룹인 BOC(Best Oil Company)사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BOC사는 석유유통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로서 석유 수입과 미얀마 남부 유통을 담당하는 PT Power사와 석유 제품 수입 터미널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PSW사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BOC사의 미얀마 석유 시장 점유율은 17%로 이번 계약을 통해 SK가 확보하는 지분은 35%가 되면서 SK에너지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각각 17.5%씩 보유하게 된다. 투자 규모는 약 1500억 원이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안정적인 수출·트레이딩 시장을 확보하고 해외 리테일 시장에 진출해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SK에너지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남아 석유 시장에 주목하고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해 왔다. 지난해 SK에너지 베트남 PV Oil사의 지분 5.23%를 확보한 데 이어 미얀마 투자에 성공함으로써 성장성 높은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정유사가 해외 석유유통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러한 투자를 통해 SK그룹은 석유 제품 공급 마진과 함께 사업 성장에 따른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조 사장은 “SK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 사업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파트너사의 경영 성과를 극대화하는 성공 스토리를 만들겠다”며 “이를 발판 삼아 동남아 시장에서 SK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BOC사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그해 11월 SK에너지는 세계 최대 아스팔트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시장 확대를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중국 항저우에서 아스팔트 전문 수입유통업체 절강보영과 합자법인 ‘절강보영SK물자집단유한공사’(이하 보영-SK)의 설립과 현지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SK에너지는 4.5억RMB(한화 약 760억 원)을 투자해 합작회사 보영-SK의 지분 49%를 확보하고 공동으로 경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이번 투자로 세계 최대 시장이자 성장 시장인 중국에서 아스팔트 사업의 성장 동력을 크게 키울 수 있게 됐다. 울산컴플렉스에서 생산된 아스팔트 제품의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성장시장인 중국에서 제품 소싱(Sourcing), 저장, 개질아스팔트(PMA) 가공, 물류 및 판매에 이르는 전체 아스팔트 사업의 밸류 체인을 아우르는 사업을 영위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전 세계 1억 톤 규모 아스팔트 시장에서 약 3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아스팔트 수요국으로, 향후 매년 3% 수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SK에너지는 보영-SK를 통해 2023년까지 중국 시장 아스팔트 공급량을 200만 톤, 2029년에는 300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절강보영과의 합작은 SK에너지가 추진해 온 글로벌 성장 전략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성장판”이라며 “생산·수출 중심의 사업구조를 확대해 주요 성장시장에서 현지 완결형 사업 모델로 혁신함으로써 SK에너지의 글로벌 성장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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