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안보는 국가 생존의 문제...국민이 하나 된 마음 가져야”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북한이 지난달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남북관계는 또다시 멈춰 섰다. 정부는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하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한반도 안보가 어려운 가운데 여당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39년 입었던 군복을 벗고 정치에 입문했다. 미사일사령관 출신 첫 4성 장군으로 군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김 의원이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임명된 후 한미 군사안보 동맹을 더 굳건하게 구축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그는 손자병법에도 조예가 깊어 ‘시크릿 손자병법’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에 일요서울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한반도 정세에 관해 들었다.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병법서다”

 

김병주 의원[김병주 의원실 제공]
김병주 의원[김병주 의원실 제공]

 

-36년 동안 군인에 몸담았는데 정치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 
▲ 내 꿈은 튼튼한 국방력과 안보를 기반으로 전쟁의 위협이 없는 나라,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강한 국가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국방력이 강하기 위해선 제도적으로 법과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군인과 정치인 둘 다 경험하셨다. 어떤 차이가 있나? 
▲ 군인과 정치의 길은 비슷하다. 먼저 군대는 애국심을 기초로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애국심을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며 헌신하는 것이다. 군에 재직하며 진급할 때마다 부하 장병들의 땀과 헌신이 녹아서 계급장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급장의 의미가 남달랐다. 국회의원 배지도 좋은 나라, 좋은 정치 만들라는 국민의 염원이 녹아 있다. 그래서 저에게는 군과 정치 모두 같은 의미다.

 

-의원님의 경력을 보면 보수정당이 정치적으로 더 가깝게 느껴질 거 같다. 민주당에 입당한 정치소신이 따로 있나?
▲ 안보에는 여야 진보·보수가 없다. 진보는 현재를 유지하며 미래 안보 시스템을 고민한다. 반면 ‘안보’하면 보수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보수·진보에서 안보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있는데, 보수는 과거 지향적이며 현 시스템을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우리는 미래 위협에 끊임없이 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준비해야 갑자기 위험이 와도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있다. ‘안보’는 국가, 국민의 생존 문제다.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17일 보도하고 있다. 2020.06.17. (사진=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17일 보도하고 있다. 2020.06.17. (사진=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안보적 측면에서 문재인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한다면?
▲ 문재인정부는 노력하고 있으며 많은 진척이 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전쟁을 통해서라도 북한 문제를 해결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동계올림픽으로 평화의 물꼬를 트고 북한과 정상회담도 진행하며 북한 내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북한이 3년 전만 해도 회담 테이블에 비핵화라는 단어를 못 쓰게 했다. 지금은 북한과 비핵화를 논의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갔을 때 15만 북한 주민들을 모아놓고 비핵화에 대해 역설했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으나 계기가 마련되면 북한은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어떤 대응방식이 있나?
▲ 문재인정부는 북핵에 투트랙으로 접근한다. 첫째, 비핵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 둘째, 북핵에 대한 군사력 대비와 미국과의 동맹 강화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폭파했고, 문재인정부는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했다. 이번 인사교체를 어떻게 보나?
▲ 이번 외교·안보 인사는 적절하다고 평가한다. 북한과 어떻게든 물꼬를 터야 한다. 우리 정부는 군사적 대응 태세를 유지하며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가고 있다. 다만, 앞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명백히 판문점 선언 위반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23일 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과 함께 경기 포천 미 8군 사격장인 로드리게즈 사격장에서 실시된 제5포병여단 실사격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2019.10.25. (사진=주한미군 페이스북)[뉴시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23일 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과 함께 경기 포천 미 8군 사격장인 로드리게즈 사격장에서 실시된 제5포병여단 실사격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2019.10.25. (사진=주한미군 페이스북)[뉴시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시작전권(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 전작권은 한국군이 조건을 갖춰 전환되면 문제없으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시기가 특별히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다. 작년에 전작권 전환 최초 평가를 했다. 한국군은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할 때 한 달에 1번씩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했다.

 

-현재 한미 관계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최근 논란이 되는 한미워킹그룹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 한미동맹은 공고하다. 한미군사동맹도 확고한 상태다. 얼마 전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미동맹재단 포럼에서 ‘한미동맹은 공고하며 연합방위태세는 확고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미래의 한·미관계를 위해 다각도로 계속 노력해야 한다. 한미워킹그룹은 한미 간에 소통의 장점은 있으나 기대가 너무 컸다. 워킹그룹외에도 여러 루트로 미국과 다양한 대화 채널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시크릿 손자병법’이라는 책을 낼 정도로 손자병법에 조예가 깊다. 손자병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병법서다. 2500년 된 책이지만 현대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군에 있을 때 손자병법을 부대 운영 및 작전계획에도 적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역 후 손자병법의 지혜와 전략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책을 쓰고 방송에 나가 강의를 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주블리 김병주’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국민과 국방·안보 및 손자병법에 관해 소통하고 싶다. 

 

-김병주 의원이 군에 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 헌법5조2항에 보면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라고 한다. 헌법에서 국군의 임무를 ‘신성하다’ 표현했다. 세상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국가를 위해 바쳐야 하는 것이 군인의 책무이기 때문에 ‘신성하다’고 표현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군인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군복 입을 때 늘 보람이 있고 자긍심을 가졌다. 군복은 계급 상관없이 모두 신성하다. 

 

-마지막으로 김병주 의원의 의정활동에 궁극적 목표는?
▲ 21대 국회에서 세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 법과 예산을 뒷받침하여 국방력을 강화하고 싶다. 둘째, 한미동맹을 국회 차원에서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싶다. 셋째, 국방·안보에 관해 국민들에게 바로 알리고 싶다. 국방·안보는 국가생존의 문제이며 국민이 하나 된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진영논리로 인해 분열돼 있다. 손자병법에 도천지장법이라는 글이 있다. 국력이 강해지려면 임금과 백성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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