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행정수도 이전, 특정 전파의 전유물 아냐"
오세훈 "부동산 광풍 와중 제기돼 오해…검토해야"
장제원 "당, 왜 반대로 일축하나…강한 목소리 내야"
이종배 "개헌 등 다른 의도 없다면 얘기할 수 있다"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중진의원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10.[뉴시스]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중진의원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10.[뉴시스]

 

[일요서울] 헌재 위헌 결정 이후 16년 만에 다시 불붙은 '행정수도 이전론'에 대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났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충청권 등 지방 의원 일부가 22일 수도 이전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보자고 제안하는 등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5선·충남 공주부여청양)은 2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지향에 동의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고 여야의 초당적 숙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행정수도 이전론은) 어느 특정 정파의 전유물도 아니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국책과제로 밀도있게 추진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불쑥 제기해 국면을 전환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카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통합당 대권잠룡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국회에서 열린 당 초선 공부모임에서 "긍정적으로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한다"며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힘을 실었다. 오 전 시장은 "부동산 광풍 와중에 이 이슈가 제기 돼서 굉장히 오해의 소지가 생겼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당이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부산 사상 지역구인 장제원 통합당 의원도 "당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을 왜 반대로 일관하고 일축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지금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이대로 방치하고 국가의 미래를 논할 수 있느냐"고 맞섰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16년 전 판결이 영원한 판결은 아니"라며 "통합당이 종합적인 지역균형발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며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전날과 달리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섣불리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가 당 지도부-충청권 의원 사이 균열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헌재 판결문에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게 결정됐다"고 못박았다가 이날 인천 공촌정수장 수도 점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얘기하자"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2일 오전 수돗물 유충 발생과 관련하여 인천 서구 공촌정수사업소를 방문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7.22.[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2일 오전 수돗물 유충 발생과 관련하여 인천 서구 공촌정수사업소를 방문하여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7.22.[뉴시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도 "청와대에서 입장발표를 아직 안 했다"며 "개헌 문제라든지 다른 의도가 없다면, 진정성 있게 접근한다면 같이 얘기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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