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대표
박동규 대표

다가오는 주말에 서울 도심에서 촛불집회를 연다고 한다. 그것도 정부 부동산 정책 관련 집회라고 한다. 촛불집회가 정말 ‘실수요자’들의 집회인지 ‘이해당사자’들 중심의 집회인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최근 부동산 관련 비판적 여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얼마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집요한 수사’와 관련 진보개혁 진영의 반발과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를 중심으로 한 촛불집회 등 대개는 ‘정치적 이슈’로 시민들의 성난 민심을 촛불집회로 표출하곤 했던 우리 사회 ‘광장여론’의 대표적 모델이다. 향후 집회의 흐름을 지켜봐야겠지만, 그만큼 부동산 정책 관련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여러 가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잡히지 않고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다소 ‘뜬금없다’ 싶을 때 집권 여당으로부터 터져 나온 ‘행정수도 이전론’이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최대 공방 이슈로 이어지고, 서울 집값 잡겠다고 던진 대책(?)이 별안간 세종시 ‘부동산 폭등’ 조짐으로 확산되는 등 도무지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다. 물론 현재는 세종시 부동산은 기대심리에 따른 ‘호가 폭등’에 머물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부동산 관련 여론조사’ 몇 개만 놓고 보면 대체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은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책에 대한 불신은 향후 ‘집값이 더욱 오를 것’이라는 ‘전망’들이 높은 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현 정부 아파트 부동산 대책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2.9%가 ‘신뢰하지 않는다’ 고 답했고, 31.8% 가 ‘신뢰한다’ 고 응답했다고 보도되었다.(매일경제 뉴스 7.22 여론조사업체 데이터 리서치 조사결과 보도 참조)

아울러, 향후 집값 전망과 관련해서도 ‘현 정부 임기가 끝나는 시점의 집값 전망’에 대해서도 "집값 더 오를 것" 40.9%, “변화 없을 것”이란 응답은 29.4%  “더 떨어질 것”이란 응답은 불과 17.1%에 그쳤다. 더구나 집값이 더 오를 것(40.9%)에 응답한 사람들의 50.3%가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이고 유주택보단 ‘무주택’자가 51.7%에 달한다고 나타났다.(7.1 오마이뉴스 주간현안 여론조사 보도 참조)

결론적으로 다양한 대책과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경험적, 현실적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최근 부동산 정책 논란을 가중시킨 것은 집권 여당이 시동을 건 ‘행정수도 이전론’이다. 시민단체와 야당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의 ‘부동산 정책실패 회피용으로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국민들은 그 느닷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이전론에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론‘이 정치 쟁점화됨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는 청와대·국회 세종시 이전 "찬성" 53.9%, "반대" 34.3%로 나타났고 세대별로는 20대 66.6%, 30대 60.4% 40대 58.8%, 50대 50.1%로 젊을수록 찬성여론이 높았다. 상당수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고 특히 미래세대 젊은 층들은 ’죽기살기식 서울집 쟁탈 전‘ 을 벗어나고자 하는 기대심리도 반영된 듯하다.

’행정수도론‘ 제기가 부동산 정책불신이 고조된 시점에서 집권 여당이 ’공격적‘으로 제기했다는 ’시점과 배경‘에 의문을 품을 순 있지만, 여론조사만 놓고 본다 해도 행정수도론은 단순히 ’정치적 쟁점 회피용‘을 넘어 다시 한번 ’범국민적 총의‘를 모아가야 할 ’시대적 과제‘ 인 것만도 분명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는 정부 여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을 몇 가지의 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하고 ’억제정책‘과 함께 국민과 시장에 부동산 정책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대변화’와 ‘전환의 시그널’로 행정수도론에 대한 정교하고 신뢰성 있는 ‘후속 메뉴얼’과 ‘청사진’을 밝혀야 한다. 이 청사진과 메뉴얼이 당장의 효과는 없을지라도 행정수도 이전론의 ‘진의와 진정성’을 담고 있다면 정책효과는 국민과 시장이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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