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한 관계자가 ‘신종코로나 백신’이라고 쓰여져 있는 샘플 등을 냉장고에 넣고 있다. [뉴시스]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한 관계자가 ‘신종코로나 백신’이라고 쓰여져 있는 샘플 등을 냉장고에 넣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연구하는 미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빼내려고 시도한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했다. 미 정부는 이들이 중국 정보기관들을 위해 일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로부터 수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민감한 정보들을 빼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법무부가 중국인 리샤오위(34)와 둥자즈(33)를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공소장에서 이들이 지난 10여 년동안 미국을 비롯한 10개국에서 기업, 연구소, 국방 관련 하청업체들로부터 가치있는 정보들을 도둑질했다고 지적했다. 또 반체제 인사들의 이메일 계정 비밀번호들을 중국 정보기관들에 제공했으며, 피해자들에는 홍콩 시민단체 관계자와 교회 목사 등이 포함됐다고 적시했다.

공소장은 두 사람이 청두에 있는 한 기술대의 동급생이며, 중국 국가안전부(MSS)에 정보를 팔아 돈을 벌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정보기관이 해커들에게 미얀마 인권단체 메일 서버를 공격하는데 ‘제로 데이’로 알려진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사람의 해킹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 기업은 13곳으로 국방,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이다. 검찰은 해커들이 코로나19 치료제 및 진단검사와 관련된 미국 기업 최소 4곳을 해킹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해킹이 성공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지만, 해킹 시도만으로도 해당 기업에 지장을 준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두 사람이 최소 2009년부터 해킹을 했고, 최근까지도 전 세계 수백개 기업들을 공격대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해커 2명은 현재 중국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또 보통 법무부 또는 검찰은 용의자를 체포한 다음에 기소 사실을 공개하는데, 이번에는 해커들이 중국에 있어 신변확보가 어려운데도 공개했다는 점에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중국은 러시아, 이란, 북한과 함께 사이버범죄자들에게 ‘피난처(a haven for cybercriminals)’를 제공하고 있는 부끄러운 나라들 중 하나”라면서 “코로나19 연구를 포함해 미국과 해외기업들이 어렵게 이뤄낸 지적재산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끝없는 굶주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우리는 최고의 연구자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백신 연구개발에 있어 세계를 이끌고 있다. 도둑질은 필요없다”고 일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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