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다시 작품으로 재회한다는 소식에 엄청 흥분했었어요.”

한 번 브라더는 영원한 브라더였다.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가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함께 하게 된 것에 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28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 배급 시사회에서다.

시사회 후 진행된 간담회에는 홍원찬 감독과 배우 이정재, 박정민이 참석했다. 황정민은 영화 ‘교섭’ 해외 로케이션으로 인해 요르단에서 화상 인터뷰로 간담회에 참가했다. 한 자리에 함께 하진 못했지만 황정민과 이정재는 서로에 대한 굳은 신뢰를 드러내며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신세계’ 이후 이정재와 다시 한 작품에서 재회한 소감을 묻자 황정민은 “이정재와는 정말 친한 사이다. 다시 작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했다. ‘신세계’ 때 행복했기 때문이다. 다시 만난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정재 역시 “배우들과 재회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 황정민과는 인연인 것 같다”며 “황정민이 먼저 캐스팅이 돼 있는데, 그게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황정민이 믿음을 줬다. 나는 황정민보다 더 흥분됐다”고 화답했다.

황정민과 이정재 외에도 이 작품에는 또 하나의 비밀병기가 존재한다. ‘충무로 대세’로 자리매김한 박정민이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시도한 것.

암살자 인남(황정민 분)의 마지막 미션을 돕는 조력자 유이 역을 맡은 박정민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고, 홍 감독과 함께 한 경험이 있어 주저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그 후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연구하며 고민이 커졌다. 특이하고 특성 있는 캐릭터라 일단 눈에 띄게 다가간다. 그러나 유이라는 인물도 자신의 과거로 인한 죄책감이 부채 의식처럼 남아있는 인물이다. 그 마음을 이해하고 알게 모르게 표현하려 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이 박정민을 유이 역에 캐스팅한 이유는 ‘관객 호감도’ 때문이었다. 그는 “박정민이란 배우가 스크린에 나오면 일단 관객이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유이라는 낯선 캐릭터를 박정민이 연기한다면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박정민이 어떻게 캐릭터를 표현할지 궁금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다시 만난 황정민·이정재의 케미와 박정민의 새로운 연기 변신 예고로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과 형제를 잃어 복수를 위해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 영화다. 2015년 장편 연출 데뷔작인 ‘오피스’로 칸영화제에 초청됐던 홍원찬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8월5일 개봉한다.

독특한 영화 제목에 대해 홍 감독은 “주기도문의 마지막 구절에서 착안했다”고 밝히며 “어둠의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 원죄를 가진 인물이 다른 사람을 구하게 되면서 본인도 구원받는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르에 충실하고 이국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캐릭터에 집중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장르 영화를 한다는 건 익숙한 이야기를 어떻게 변조해서 전달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 좋아하는 서스펜스, 누아르 장르의 영화를 자주 보며 연구했다”고 작품 준비 과정을 덧붙였다.

특히 배우와 감독은 입을 모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액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두를 감탄케 한 이 작품의 액션들은 스톱 모션 촬영 기법과 함께 리얼 타격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관객들에게 긴장감 넘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에 “초반 적응이 어려웠다”고 고충을 토로한 이정재는 “다른 영화도 액션 스타일이 따로 있겠지만 우리 영화는 우리 영화 나름대로 확실한 액션 스타일이 있다”며 “모든 액션 촬영이 꽤 멋있고, 정교하게 찍혔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족스럽다”고 말해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