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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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속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연일 조사하고 있지만 협박이나 유착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은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은 첫 조사 이후 소환이 계속 미뤄지고 있어 수사팀의 고민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강요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기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전 기자에 대한 검찰의 피의자 조사는 이번이 여덟 번째다. 검찰은 지난 28일과 29일에도 이 전 기자를 불러 조사했는데, 이번 주에만 이 전 기자를 세 차례 소환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에게 한 검사장과 신라젠 관련 취재를 의논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7일 구속됐는데, 수사팀은 불구속 상태에서 했던 질문을 구속 이후에 다시 물어보고 있다고 한다. 이 전 기자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 전 기자는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이후에도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검사장의 공모 혐의 입증에 애를 먹고 있는 수사팀 입장에서는 이 전 기자의 진술이 절실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대질신문까지도 고려해볼만 하지만, 한 검사장의 경우에는 소환 자체부터 애를 먹고 있다.

검찰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한 검사장에 대한 피의자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성명불상 검사로 고발된 인물을 한 검사장으로 특정해 피의자로 전환한지 한 달반 가량 지난 후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 검사장이 조서열람을 하지 않아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24일에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려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내놨다. 수사팀은 이에 반발하며 수사 강행 의사를 밝혔고, 실제 지난 29일 한 검사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 검사장은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검사장 측은 "중앙지검 핵심 간부가 한 검사장을 허위로 음해하는 KBS 오보에 직접 관여했고, 수사팀 수사자료를 본 것으로 내외에서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수사팀이 이와 무관하다는 최소한의 합리적인 설명해 줄 것을 요청하고 그 후 출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정변경이 없다면 향수 소환조사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지난 29일 한 검사장 휴대폰 유심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사태도 수사팀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한 검사장은 정진웅 부장검사에게 독직폭행 혐의가 있다며 고소장과 감찰요청 진정서를 제출했고, 실제 서울고검이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정 부장검사는 정당한 공무수행 과정에서 한 검사장이 저항해 발생한 일이며, 자신 역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진실공방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책임소재를 떠나 수사팀과 피의자가 언론을 통해 진실공방을 벌이고, 동시에 감찰 대상이 됐다는 점은 수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당시 수사팀은 한 검사장의 유심을 확보한지 3시간이 채 되지 않아 이를 다시 돌려줬다. 수사팀이 유심을 이용해 한 검사장의 메신저 기록 등에 접근하려 했으나, 유의미한 정보를 얻지 못해 유심을 곧장 반환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수사 기한은 내달 5일 만료된다. 따라서 수사팀은 내주에는 이 전 기자를 재판에 넘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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