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영원한 속죄’···김창렬 원장 “日,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사죄해야”

일명 ‘아베 사죄상’. [사진=한국자생식물원 제공]
일명 ‘아베 사죄상’. [사진=한국자생식물원 제공]

- ‘아베 총리 특정’ 논란···“아베 특정 아니다···소녀에 대해 책임 있는 인물”

[일요서울] 한국자생식물원에 설치된 ‘소녀상 앞에 무릎 꿇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조형물에 대해 일본 정부와 정계가 한목소리로 비판을 가하고 나섰다. 일명 ‘아베 사죄상’ 논란이다.

지난 28일 NHK 등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런 일은 국제 의례상 용서되지 않는다”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집권 자민당의 나카야마 야스히데(中山泰秀) 외교부회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외국의 정치가가 도게자(土下座·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대며 사죄하는 방식)를 하는 듯한 모습을 흉내 낸 형태로 동상을 만드는 것은 상식으로선 생각할 수 없다. 이상한 행위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세계에서도 신용이 깎일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한다는 것을 한국이 인식해야 한다. 한국 정부에게도 감독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문제(한일 갈등)는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을) 악화시키는 것은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도 기자들에게 “극히 유감이며 강하게 항의하겠다”며 “한일 양국 간 관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신속히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 한일 관계가 결정적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개선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NHK는 또 한국자생식물원의 김창렬 원장이 전화 인터뷰에서 ‘영원한 속죄(조형물 제목)’에 대해 “위안부 여성이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담은 작품이다”며 “남성의 동상은 이런 소녀에 대해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는 의미다. 아베 총리라고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의 위와 같은 설명에 대해 NHK는 지난 26일자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아베 총리를 상징한 것이다”, “일본이 과거 역사를 마주해 사죄와 함께 다시 태어나는 것을 바란다”고 밝혔던 것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식물원은 당초 8월10일 열기로 했던 해당 동상의 제막식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NHK는 전했다.

앞서 한국 언론은 강원도 평창 소재 한국자생식물원에 소녀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아베 총리를 표현한 조형물이 설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김 원장은 지난 2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때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지난 역사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정중히 사죄한 후 새로운 멋진 일본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영원한 속죄’라는 명칭의 조형물을 건립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소녀상은 특이하다. 속죄를 모르는 일본이 이렇게 땅에 머리를 조아리고 우리가 그만됐다고 할 때까지 속죄해야만 우리가 비로소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라며 “일제 36년의 치욕스러운 역사는 앞으로 우리 역사 360년의 정체성이 돼야 한다. 우리의 이 민족적 결의 앞에 일본이 영원히 속죄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민족정신을 더욱 고양시켜 주는 더없이 좋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지난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개인적인 생각을 표현한 작품으로, 아베 총리가 사죄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베 총리가 사죄하면 아베 총리일 것이고, 또 그다음에 어느 분이 사죄한다고 하면 그분이 대상일 수도 있다”면서 “조각상 이름 역시 ‘아베’를 콕 찍어서 ‘아베 사죄상’이라고 지은 것이 아니라 영원히 사죄를 받아야 할 때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영원한 속죄’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