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황혼이혼, 재산분할을 잘 준비하려면?
[칼럼] 황혼이혼, 재산분할을 잘 준비하려면?
  • 김신혜 변호사
  • 입력 2020-08-14 08:03
  • 승인 2020.08.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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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YK 김신혜 이혼전문변호사
법무법인YK 김신혜 이혼전문변호사

 

[일요서울] 결혼기간이 수십년에 이르는 부부의 이혼사건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대개 자녀들이 모두 성인이 되고 부부는 은퇴한 이후에 하는 이혼, 대략 혼인기간 30년이 넘는 부부의 이혼을 황혼이혼이라고 한다.

황혼이혼 사건은 대부분 자녀들이 성인이 됐기 때문에, 자녀양육 문제는 남아있지 않고, 재산분할이 주요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필자에게 황혼이혼을 할 때 재산분할을 잘 받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증거"라고 말할 것이다. 다른 게 아니라 배우자의 유책사유에 대한 증거가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 답변을 들으면, 재산분할 문제를 묻는데 배우자의 유책사유에 대한 증거가 왜 중요하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배우자의 유책사유, 혼인파탄의 원인에 대한 증거는 이혼소송으로 가는 첫번째 열쇠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혼청구가 인용되어야 그 다음 수순인 재산분할청구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혼이혼의 경우, 이미 오랜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배우자의 유책성에 대한 증거가 흩어지고 사라진 경우가 많다. 그리고 당사자는 이혼하지 않고 잘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있었던 증거마저 없애버린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은 이를 이용해서 자신에게는 이혼사유가 없다고 주장하곤 한다.

상대방은 이혼을 청구하는 쪽만큼 결혼생활이 괴롭지 않은 데다가, 노년에 이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재산 대부분이 상대방 명의로 되어 있다면, 재산을 나누어주기 싫어서라도 이혼을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상대방의 유책사유에 대한 증거이다. 증거가 있으면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라는 판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혼이 가능해야 재산분할도 가능하기 때문에, 황혼이혼에서 재산분할을 잘 받기 위해서는 이혼사유를 보여줄 수 있는 증거가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다.

이혼사유가 증명되고 나면, 그 이후 재산분할 문제는 변호사의 영역에 해당한다고 본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각종 증거신청으로 재산 규모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당사자의 수고가 상대적으로 덜 한 편이다. 물론 여기에 결혼생활 중 당사자가 재산형성을 위해 노력해 온 증거가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황혼이혼을 상담하러 오신 분들 중 배우자의 유책사유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씀 드리고, 녹음 등 구체적인 증거 취득 방법을 알려드리면 처음 해보는 일이라 낯설어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황혼이혼은 익숙한 동시에 괴로웠던 결혼생활과 이별하는 것이고, 싱글이라는 세계로 수십 년만에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낯선 방법이라도 시도하고 노력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수십 년 동안 괴롭게 했던 배우자가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기가 막힌 상황을 마주하게 될 수 있다.

배우자의 잘못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혼소송은 그러한 도리나 윤리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증거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김신혜 변호사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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