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정채봉이 쓴 김수환 추기경 이야기

1993년 5월부터 8월까지 소년한국일보에 ‘저 산 너머’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작품이 김수환 추기경의 뜻에 따라 선종 후 출간됐다. 1부는 병인박해(1866년)때 순교한 김 추기경 할아버지 때부터 군위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이야기다. 2부는 성 유스티노 신학교 시절부터 구술하는 시점, 즉 1993년까지 이야기로 볼 수 있다. 1부는 주인공을 추기경인 ‘막내’로 삼아 작가가 이야기를 향기롭고 서정적인 문체로 꾸려나간 3인칭 작품. 2부는 추기경이 직접 ‘나’로 나서 독자에게 진솔하게 지난 일을 들려주는 구술형태, 즉 1인칭 작품이다. 연재를 마친 후 김 추기경은 당장 책으로 펴내는 것은 간곡히 만류했다. “작품이 참 예쁘고 순수해 매일같이 읽었어요. 우리 사회의 지도적 인물도, 위인도 아닌 이 ‘바보’가 너무 잘 그려져 쑥스럽습니다. 지금은 남 보기 민망하고 부끄러우니 나 가고 난 뒤에 책으로 내더라도 내면 좋겠네요”라는 게 그날 말씀의 요지였다고 한다.

정채봉 (지은이) | 솔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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