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진복, 장제원, 유기준, 유재중, 이언주, 김세연. (사진=부경일보DB)
왼쪽부터 이진복, 장제원, 유기준, 유재중, 이언주, 김세연. (사진=부경일보DB, 그래픽=황아현 기자)

[일요서울 | 부산 심재만 선임기자] 최근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대통령의 지지율에 이어 정당지지율에서도 통합당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지만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4월에 치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박근혜 탄핵이후 한 번도 앞서지 못한 서울에서 통합당이 역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년 앞으로 다가 온 대선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총선 승리이후 계속되는 여당의 독주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행정수도 이전 등이 겹쳐 민심이반을 부추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내에서는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까지 불거지면서 여당은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공천이 본선보다 힘들다’는 통합당 예비주자들의 볼멘 목소리처럼 부산시장 선거를 임하는 통합당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돼 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자신감이 붙은 미래통합당은 후보들 간의 물밑경쟁이 치열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인사들이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추석 민심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에 이들의 면면과 당 안팎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통합당, “서울시장, 부산시장 다 승리할 수 있다” 자신감
부산 이진복 출마선언 후 유재중 박민식 이언주 ‘가세’

지난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한 데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채 사망하면서 내년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가 확정됐다. 미래통합당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자리를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박원순 시장 사망 사건과 관련한 국민의 인식도 그렇고, 부동산 문제 등 아주 민심이 고약하게 흐르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서 통합당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한다면 상당한 호응을 얻을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정당지지율, 통합당 3년 10개월 만에 민주당 제쳐

여론도 통합당 지지로 돌아섰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8월 10~14일 전국 유권자 2515명에게 실시한 주간 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를 보면, 통합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7%포인트 상승한 36.3%로 0.3%포인트 하락한 민주당(34.8%)을 오차 범위 안에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당 계열 정당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시작된 2016년 10월 3주차(당시 새누리당 29.6%, 민주당 29.2%) 이후 3년 10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념 성향상 중도층의 지지율이 통합당 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정치성향이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1.3%에 그친 반면, 통합당은 2.4%포인트 상승한 39.8%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통합당은 광주·전라와 경기·인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지역의 통합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4.2%포인트 상승한 39.9%로 40%대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로는 민주당이 30대와 40대에서만 통합당을 앞섰고, 나머지 모든 연령대에서는 통합당이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격차는 더 벌어져 통합당이 42.8%로 민주당 보다 14.4%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통합당은 선출직 공직자의 성추행이나 부정부패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문제를 일으킨 공직자의 소속 정당은 후보 공천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는 등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내년 4월 보궐 선거에 대한 자신감이 붙으면서 민주당과 달리 통합당 내에서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는가 하면, 물밑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밑활동 치열한 부산시장 선거

통합당 내에서는 부산시장 선거가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통합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 전략가나 전문가 그룹 등을 접촉하며 선거 캠프를 구성에 나서고 있다. 어떤 인물이 합류하느냐에 따라 당내 경선 등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이진복 전 의원은 조만간 ‘정상화 포럼’을 발족할 예정이다. 포럼에는 금융 경제 문화 관광 등 분과별로 교수들이 참여해 정책 개발을 담당한다. 특히 이 전 의원 측은 온오프라인으로 신청을 받아 포럼 구성에 나서는 등 시민과 함께하는 모습을 부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00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진복, “부산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시장돼야” 강조

특히 전·현직 의원들과 구청장, 시·구 의원들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남식 전 시장과 서병수 전 시장 선거를 도왔던 인사들이 합류했고,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60명 안팎의 교육계 인사와 보수 성향 직능단체 인사 등도 지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진복 전 의원은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하며 부산시정학을 공부했다. 이대로 계속 인구가 줄어들면 2~3년 내 부산이 제3의 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며 "부산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안정성과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추진력이 있는 사람이 부산시민의 바램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산의 발전은 재개발도 중요하지만 불합리한 그린벨트, 상수보호구역 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1970년대 룰을 적용시키는 것은 잘못됐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 새롭게 재조명하고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중, 박민식, 유기준, 이언주도 활발히 활동

유재중 전 의원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부산시의원과 수영구청장 출신인 그는 전직 시구의원과 공무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자신과 연고가 깊은 향우회 인사들을 영입하는가 하면, 동국대 출신 인사들과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의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이름이 밝히기 어렵지만 전직 국회의원, 각 당협 핵심 인사 상당수가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박민식 전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지역구 인사들을 만나고, 지지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과거 자신의 시장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들도 모으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여러 분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며 “조만간 캠프 구성 등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 장관 이력이 있는 유기준 전 의원은 최근 '부산미래발전연구소'를 설립하고 부산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해양도시인 부산을 발전시킬 적임자는 본인 뿐 이라는 것이다.유기준 전 의원은 통화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100% 결심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래서 부산미래발전연구소도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소 광고를 통해 '부산의 미래를 위해서 함께 고민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진복, 유재중, 박민식 전 의원은 지지세 규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부산시장 출마 의사가 있는 이언주 전 의원은 보수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대여 투쟁과 시정 비판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여성 단체와 연대해 움직이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의정활동을 했던 만큼 자신의 최대 약점인 조직력을 극복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와 함께 여성계, 경제계 인사 등을 만나고 있다.

서병수·장제원 현역 의원으로 중도사퇴 고심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도 부산시장 출마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의 만류와 현역의원 감점에도 불구하고 측근들에게 “타 캠프에 가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장제원 의원도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의원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 위상까지 위협받고 있는 부산을 흔들어 깨우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출범한 부산혁신포럼을 발족시켰다. 부산의 현재를 진단하고 부산발전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포럼에는 정·관·학계 전문가는 물론 청년 여성도 참여하고 있다.

다만 서병수, 장제원 의원은 현역의원이라는 점이 약점이다. 국회의원 임기 1년도 안 돼 의원직을 중도 사퇴하는 데 대한 부담이 따르는 데다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보궐선거가 실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합당 부산의원들이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비용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현역 의원의 출마는 ‘내로남불’에 해당된다.

이같이 당내외 많은 인사들이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지만 정작 키를 쥐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몇 가지 기준만 제시하며 침묵하고 있다. 최근 김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가장 근접해 있는 정치인으로 김세연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의원 같은 경우, 자신은  출마의사를 극대로 아끼고 있지만 김종인 현 비대위원장이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가 아니냐는 추축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30~40대 기수론’ 강조… 김세연 전 의원 부각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비대위·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 차기 서울시장 후보자의 조건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꼽은 4개 조건은 ▲비즈니스 감각 ▲미래 비전 ▲소통·공감 능력 ▲참신하고 젊은 인재 등이다. 또한, 그는 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꾸준히 '30·40 기수론'을 강조해왔다. 이에 김 위원장이 재보궐 선거 후보로 내부보다는 외부로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나 김세연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 것이다.

미래통합당 당내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는 경선이 본선보다 힘들다”는 자조 섞인 얘기를 나눈다. 부산은 지난 지방선거 전까지 30여 년 간 보수우파 진영의 정당이 집권했던 ‘보수의 아성’이었다. 올해 치른 총선을 통해 부산이 다시 보수를 향해 가슴을 열었다. 전례를 비춰 볼 때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통합당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대응전략과 선거까지 정국을 판단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뿐만 아니라 통합당 내부문제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경선 후유증과 함께 만약 전략공천이 진행된다면 이번 총선에서 봤듯이 공천파동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처럼 ‘정치는 생물’이다. 민심은 배를 들일 수도 나가게도 한다. 200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당선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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