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조동옥 기자
일요서울 조동옥 기자

[일요서울|인천 조동옥 기자] 장정민 옹진군수가 엄중한 코로나19 비상시기에 본청 간부직원 등 수십명의 직원들을 대동하고, 백령도 한 음식점에서 음식과 술자리를 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한 주민이 필자에게 지난 17일 오후 6시 백령도 소재 30평 정도 규모의 구주식당에서 장정민 군수와 본청 과장 3명, 수행공직자 15명, 마을 이장 14명, 백령면사무소 직원 등 40여명이 다닥다닥 운집해, 떠들썩하게 음식과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 황당했다며, 현장 상황을 디테일하게 전했다,

그리고 주민의 말끝에는 가시가 돋쳤다. 코로나19 엄중한 시국에 장 군수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주민들 탄식의 목소리는 들리는지! 장 군수에 대해 다시 곱씹어 보는 하루였다며, 필자에게 전하는 자신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필자는 단체장에 대한 생각에 젖어 보았다. 단체장의 구정 철학 방향과 6백여 공직자들과의 리듬 방향에서 오는 갈등, 주민들의 각종 민원에서 오는 스트레스, 의회와의 정쟁 등 모든 구정 한복판에 단체장에게만 쏟아져 오는 눈길, 목소리가 참 버거울 수가 있다. 허허실실 마음에 없는 웃음을 지으며 인내할 수밖에 없는 단체장의 하루가 고달프다.

하지만 단체장의 하나하나 행동의 가치는 주민의 삶에 직접적 이익과 해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주민은 단체장에 대한 도덕적, 정치적 인내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민은 단체장에 대한 칭찬보다는 비판에 익숙하다.

필자는 장 군수의 백령도 행보를 살펴보았다. 직원, 주민과의 중요한 미팅이 있었는지 의회 등을 둘러보았다. 이날은 장 군수의 통치행위에 중요한 기획·복지·미래·법무·행정에 대한 추가 경정 예산안과 조례 등에 대한 제220회 옹진군의회 임시회 특별위원회가 열려 코로나19로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 사업과 신설 사업 등의 증액·삭감에 대한 심의에 들어가는 중요한 날이었다. 필자의 눈을 의심케 했다.

필자는 지난 9월 9일자 기자수첩에서 ‘낡은 행정, 낡은 규정, 낡은 생각’ ‘독단과 독선’의 정치를 타파하고 공정과 상생의 정치실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12년 만에 옹진군 지휘봉을 잡은 진보성향의 장정민 군수였다. 그러나 주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의회와의 소통 부재, 그리고 장 군수가 내걸었던 상생의 정치와는 달리 지난 정권을 답습하는 지배적 독단과 독선의 정치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는 장정민 군수가 취임 이후 보여준 언론에 대한 극심한 불신에서 찾을 수 있었다. 장 군수와 출입 기자들과의 소통은 취임 이후 2년 동안 손꼽을 정도다. 전 군수와는 달리 군의 주요정책, 사업 등에 대한 주요부서들의 브리핑 등도 사라졌다. 6층에 자리한 브리핑룸(기자실)은 사실상 기능이 상실되면서 주민의 알 권리인 눈을 가리고 있다.

필자가 장정민 군수의 술자리 논란에서 의회, 출입기자와의 소통 부재로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논거(論據)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신뢰의 축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단체장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을 전함이다. 필자에게까지 장 군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전해주고 있는 가시 돋친 주민의 애증의 목소리는, 장 군수가 취임과 함께 밝혔던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을 곱씹어 볼 시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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