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추석 연휴 싹쓸이 [각 방송사 및 소속사 제공]
트로트 추석 연휴 싹쓸이 [각 방송사 및 소속사 제공]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대한민국이 트로트 열풍에 휩싸였다.

올 초 ‘미스터트롯’의 시작과 함께 꽃을 피우기 시작한 트로트의 인기가 추석 연휴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석 연휴 안방극장은 ‘트로트로 시작해 트로트로 끝이 났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 등 ‘미스터트롯’이 배출해 낸 트로트 스타들은 TV를 점령한 것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에 등장했으며, ‘2020 트롯 어워즈’를 비롯해 특집 방송을 통해 남진, 송대관, 태진아, 김연자, 설운도, 장윤정 등 트로트 거장들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평소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지 않던 나훈아의 특별 공연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추석 연휴 안방극장의 트로트 천하의 시작을 알린 건 나훈아가 직접 기획한 KBS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였다. 나훈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고, 추석 연휴의 첫날인 지난달 30일 방송을 예고했다. 특별 기획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큰 관심이 쏠렸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시청률에서 잭팟을 터뜨렸다. 무려 29.0%(닐슨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한 것.

뜨거운 관심에 KBS 제작진은 콘서트 비하인드를 담은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을 3일 긴급 편성했다. 이 방송 역시 18.7%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방송을 통해 공개된 비하인드 영상에서 나훈아는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은 본 적이 없다”고 작심 발언을 남겨, 추석 연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트의 부흥을 견인한 TV조선은 1일 ‘2020 트롯 어워즈’를 선보이며 또 한 번 ‘트로트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임영웅의 첫 MC 데뷔로도 주목을 받은 이날 방송은 신구 트로트 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송대관, 현철, 태진아, 김연자, 김수희, 하춘화, 남진, 나훈아, 설운도, 주현미, 장윤정이 '트롯 100년 가왕상'을 받아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임영웅 역시 이날 6관왕에 오르며 ‘트로트 대세’임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끝으로 이날 대상을 수상한 이미자는 '동백아가씨'와 '내 삶의 이유 있음은' 등의 히트곡 무대를 선보이며 감동을 안겼다. 트로트 100년의 역사를 되짚으며 트로트 스타들의 히트곡 퍼레이드가 펼쳐진 이날 방송은 전국 시청률 22.4%를 기록, 추석 당일 지상파-종편 전 채널 시청률 1위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존재했다. TV조선에서 기획한 ‘트롯 어워즈’인 만큼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몇몇 가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스터 트롯’ 출신 가수들은 다수가 시상식에 참석했지만, ‘미스 트롯’이 배출한 스타들은 우승 송가인을 비롯해 정미애, 홍자, 정다경, 김나희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스 트롯’ 출신 중 유일한 참가자는 숙행뿐이었다. 특히 신인상과 인기상을 수상한 송가인의 불참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공식 입장은 개인적 스케줄로 인한 불참이었지만, 일부에서는 ‘방송사와의 트러블로 인한 불참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 외에도 JTBC는 지난 2일 방송된 '히든싱어6'에 트로트 가수 설운도 편을 편성해 5.7%로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 회차의 김종국 편보다 1.8%p가 증가한 수치다. 원조가수로 등장해 최종 우승을 차지한 설운도는 이날 방송에서 무명의 설움을 견디며 노력 중인 모창능력자의 사연에 눈물을 보이는 등 따뜻한 인간미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MBN은 특별하게 1, 2일 연달아 '추석특집 보이스트롯'을 편성해 주목을 받았다. 이틀에 걸친 방송에서는 26명의 출연진이 보이스팀과 트롯팀으로 나뉘어 한판 대결을 펼쳤다. SBS도 지난달 30일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를 선보여 3.2% 시청률을 보였다 그 외에도 정규 방송을 앞두고 특집 방송 형태로 3일 첫선을 보인 '트로트의 민족'은 시청률 10.7%라는 달콤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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