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의원실 멀쩡한 가구 교체 2억2300만원 편성, 시민들 고통은 뒷전 ‘흥청망청’
일부 의원은 의정정책개발비 개인 돈 지출 ‘부익부빈익빈’ 지원 요구, 시민들 ‘격앙’

왼쪽부터 김병기·조선희·남궁형 의원
왼쪽부터 김병기·조선희·남궁형 의원

[일요서울|인천 조동옥 기자] 본지 보도(6·7·8 일자 인천시의회 일부 의원 막말, 비하 발언 시민들 공분)와 관련하여 일부 의원들의 일탈 행위에 대한 각종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 일요일 오후 8시20분경  시민 A씨가 지인 B씨와 함께  본지 기자를 찾아왔다. A 씨는 “인천시의회가 코로나 19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소상공인, 시민들의 고통은 아랑곳없이 시민의 혈세 2억2300만원의 풀예산을 편성하여 의장실, 위원장실, 의원실의 멀쩡한 소파 및 응접탁자, 회의용 사무집기 등을 의원들 선호도에 맞춰 호화가구로 교체하는 등 시민의 고통은 아랑곳 없이 자신들의 안위와 홍보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분노를 쏟아 냈다.

이어 A 씨는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3일까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로 격상과 연장으로 소상공인들의 도산이 줄을 잇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일부 의원들은 시민의 혈세가 집행되는 유명 연예인 홍보대사 임명 등 의원정책개발비 부익부빈익빈 운운하며, 활동비 지원을 요구하는 등 앞에서는 시민의 공복을 자처하며, 뒤로는 이중적 가면을 쓴 이들에 대한 퇴출 운동이 강력히 전개되어야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본지 기자는 지난 9월 8일 열린 제265회 인천광역시의회(임시회) 의회운영위원회 ‘2020년도 의회사무처 주요예산사업 추진상황보고’ 회의록을 살펴보았다. 주요예산사업 중 의원들 집무실 집기 교체 2억2300만원 예산과 ‘8대 후반기 의회 홍보동영상 제작’과 관련한 한태일 사무처장, 고춘식 총무담당관의 추진상황 보고와 의원들의 질의, 답변 내용을 들여다보았다.

이날 남궁형 의원(더불어민주당, 동구선거구)은 집기 교체와 관련하여 “사무처의 집기 조사를 받고, 소파를 이걸 놔야 되는 건지, 안 놔야 되는 건지, 의원들 스스로 판단을 하는데, 들어와서 보다 보니까, 기존에 있던 집기보다 커서 지금 한쪽으로 또 몰아놓은 상황이다”며 큰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에 대한 막연한 사무처의 예산 집행에 대해 지적했다.

제265회 인천광역시의회(임시회) 의회운영위원회 ‘2020 의회사무처 주요예산사업 추진상황보고’ 남궁형 의원 질의 내용, 회의록 캪쳐

반면에 조선희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시민들과의 업무협의나 민원상담 이런 부분들을 잘하기 위해서 바꾼 거지만 또 결과적으로 시민의 이용 공간 이런 공간에 가구가 재배치되는 부분까지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실행되어야 한다”는 셀프 제의를 했다.

조선희 의원 질의, 한태일 사무처장 답변
조선희 의원 질의, 한태일 사무처장 답변

이에 대해 한태일 사무처장은 “좋은 말씀이다. 의원들의 사무집기는 사실 보면 내구연수(8년)는 지났다 할지라도 상당히 활용가능성이 높다”면서 “저희 시는 자원순환과에서 재활용이 사업을 상당히 융통성 있게 하고 있고, 지금 현재 교통공사라든지 지하철공사 로비에 용처가 결정이 돼가지고 그쪽으로 활용하는 걸로 계획은 잡혀 있다”고 밝혀, 사실상 멀쩡한 집기들이 내구연수가 지나갔다는 명분으로 처분되고 있어 시민의 혈세가 의원들의 묵인 속에서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앞서, 인천 시의원 37명 가운데 4번째 수십억원의 자산가인 김병기 의원(더불민주당, 부평구 4선거구)은 ‘8대 후반기 의회 홍보동영상 제작’과 관련하여 “서울시의회, 경기도의회는 유명 가수와 배우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있다”면서 “인천시의회도 이런 분들을 홍보대사로 임명을 해서 시의회 활동에 대해서 홍보와 인천시의회의 홍보동영상을 제작할 때 과감하게 돈이 좀 더 들더라도 내년도에는 그 부분을 감안해서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김병기 의원 질의 내용
김병기 의원 질의 내용

이이 김 의원은 “지금 사실 의원들이 위원장들 아니고 의장단 아니면 거의 어떤 업무를 추진한다든가 뭘 할 때 보면 자기 개인 돈을 써야 되는데 상당히 그런 부분에서도 위축이 많고 또 그것도 부익부빈익빈이다 보니까 의원들 개개인이 상당히 어렵다”면서 “좀 그런 면이 지원이 절실하고 그러니까 그런 부분을 개인들한테도 지급할 수 있는지도, 좀 개별적으로 지급을 해서 그런 부분을 쓸 수 있게끔,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한번 찾아주기 바란다”며 다시 읍소하는 등 집행부의 재정문제를 감시, 감독을 해야 할 시의원들이 오히려 집행부에 머리 조아리는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 B 씨는 “인천시민이라고 하기가 부끄럽다. 선거 때는 시민을 위해 큰 일을 할 것처럼 하더니, 뒤에서는 피와 땀이 섞인 시민의 혈세를 니 돈이냐, 네 돈이냐 하면서 감시, 감독은 뒷전인 체 집행부에 읍소하는 의원들의 초라하고 무기력한 모습에 시민들은 실망에 앞서 분노가 앞선다”면서 “시민단체 등 시민들은 이들의 의정활동을 꼼꼼히 살펴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인천시의회 37명 의원 중 4번째 자산가(17억1천989만원)인 김 의원의 읍소 행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면서 “법정 상한액 1천800만원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4천151만원을 합해 5천951만원을 타고 있는 사람이, 개인 돈 쓰는 것이 아까워 읍소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돈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며, 선거 때는 머리를 조아리다가 당선만 되면 두 얼굴을 드러내는 의원들의 모습에 분노를 삼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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