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에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주미대사 국정감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상 회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해외 공관과 화상연결 국감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공동취재사진) 2020.10.12. [뉴시스]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에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주미대사 국정감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상 회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해외 공관과 화상연결 국감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공동취재사진) 2020.10.12. [뉴시스]

[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외교부 재외공관 28곳에서 총 22만 달러(한화 2억5300만 원) 규모 비자금을 규정위반 보관해 왔던 사실이 확인됐다. 재외공관 회계사무처리규정에 따르지 않고 ▲LA 총영사관 1만2000달러 ▲뉴욕 총영사 8000달러 등 돈을 숨겨 온 이력이 감사원으로부터 적발된 것이다. 

재외공관 회계사무처리 규정상 각 관서운영경비 사용 잔액을 다음해 1월15일까지 지출관에게 반납하도록 돼 있다. 재외공관들이 숨겨온 돈들은 위 회계 규정을 어기고 쌓아둔 ‘비자금’이라고 볼 수 있다. 

LA 총영사관의 경우, 2018년 12월24일 지원취소가 결정된 ‘한미네트워크 지원금’ 7000달러와 2019년 2월 ‘미주사진협회로부터의 반납금’ 1000달러, 같은 달 ‘한글학교로부터의 반납금’ 4115달러를 반납 없이 보관하다 적발됐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를 받았던 뉴욕 총영사도 ‘재외동포재단 위탁사업비’ 8178달러를 임의로 보관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네덜란드 대사관, 러시아 대사관, 터키 대사관 등 총 9개 공관에서 2018년 이전 위탁기관으로부터 수령한 사업비를 위탁기관으로부터 이월 승인도 받지 않은 채 10개 별도계좌에 총 4만3311달러를 보관해 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갑)은 “네덜란드 대사관 등 7개 공관은 8개의 별도 계좌에 미화 2만6387달러가 적발됐다”며 “재외공관에서 관련 규정을 위반한 돈을 방치한 원인과 외교부의 시정 조치를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 역시 감사결과보고서에 “외교부 본부는 28개 재외공관이 별도 계좌에 세입세출 외 현금 22만3191달러를 불필요하게 보관하고 있는데도 방관하고 있다”며 재외공관의 세입세출 외 현금 관리업무의 지도 및 감독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외교부에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외교부는 “감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세입세출 외 현금출납업무 처리지침을 제정해 재외공관에 통보하겠다. 지침이 이행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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