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대표
김대진 대표

제46대 대통령을 뽑는 미 대선 투표가 드디어 끝났다. 현재까지는 바이든 후보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가 미완료된 주들을 대상으로 개표 중단 소송, 재검표 요청 소송, 비거주자들에 의한 유권자 사기 소송 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모든 주를 문제 삼겠다고 공언하며 선거가 끝나도 대통령 공백 사태는 상당 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도 2016년에 이어 여론조사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선거 전날 WSJ와 NBC가 공동 조사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52%, 트럼프 42%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두 후보는 접전 양상을 보였고, 현재까지 집계된 득표율은 바이든 50%, 트럼프 48%, 격차는 2%p에 불과했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표본 구성 및 설문안 변경, 가중치 추가 부여 등에서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야 말았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선임고문인 크리스토스 매크리디스는 선거 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여론조사를 믿지 마라-트럼프가 승리한다'란 기고를 통해, 미 대선 여론조사의 실패 가능성을 미리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세 가지 요인을 통해 여론조사의 실패를 예측했는데 그중 첫 번째 요인은 질문의 어조 문제다. 여론조사 질문에는 일종의 프레임이 내포되어 있는데, 이것이 응답자로 하여금 부담감을 준다는 것이다. 때문에 ‘샤이’현상이 발생해 지지율이 실제보다 낮게 나타날 수도 있다.

둘째로는 응답자 표본을 언급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유무선 비율, 표본 크기, 인구통계학 등 많은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표본 모집단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거나,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오차 범위를 벗어난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결국 새로운 가중치를 부여한들 모집단 자체가 어긋나 버리면 무용지물이란 의미다. 

셋째로 선거 이슈에 따른 흐름이다. 선거 직전 트럼프 측에서 터뜨린 ‘바이든 차남 게이트’와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감염’ 등은 유권자 표심의 변화를 발생시킨다. 가령 ‘비리’와 같은 도덕적 이슈에 민감한 유권자라면, 진위 여부를 떠나 표심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반대로 ‘코로나19’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권자라면 트럼프 지지층이라 할지라도 바이든을 지지하는 투표를 할 수도 있다. 결국 이슈가 선거를 지배한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진행된 개표 결과를 통해 그가 예측했던 3가지 요인이 대부분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대승을 예측했던 바이든 후보 캠프는 크게 당황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문장은 아직 미완의 문장으로 남아 있다. 미개표된 투표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를 뿐만 아니라 개표 재개 여부 자체가 미지수다. 미 연방 대법원의 결정까지 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시작도 순탄하진 않았지만, 그 끝은 더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역대 최악의 대선이란 오명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당선인이 누가 되던, 한 사람은 최고령 당선인이자 최다 득표 승자가 될 것이고 한 사람은 최다 득표 패자가 될 것이다. ‘샤이’ 보수를 등에 업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지, 여론조사에서 앞서온 바이든이 승리할지, 미 대선과 개표 재개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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