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사건 70돌 기념사업의 하나로 10일 영동군 노근리평화공원에서 ‘노근리 글로벌 평화포럼’이 열린 가운데 생존자·유족과 한국전쟁 참전 용사 유족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11.10[뉴시스]
노근리 사건 70돌 기념사업의 하나로 10일 영동군 노근리평화공원에서 ‘노근리 글로벌 평화포럼’이 열린 가운데 생존자·유족과 한국전쟁 참전 용사 유족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11.10[뉴시스]

[일요서울] 6·25전쟁이 발발하고 한 달이 지난 1950년 7월 25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피란길에 오른 민간인 200여명이 미군의 폭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6·25가 낳은 비극 중 하나인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이다.

인민군의 공격에 밀려 후퇴하던 미군이 항공기와 기관총으로 쌍굴다리에 몰려든 피란민들을 무차별 공격해 민간인 사상자를 낸 슬픈 역사다.

노근리 사건 70돌을 기념해 10일 영동군 노근리평화공원에서 ‘노근리 글로벌 평화포럼’이 열렸다. 생존자 및 유족과 한국전쟁 참전 용사 유족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특별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됐다. 

양해찬(80) 노근리 유족회장 등 유족은 한국전쟁 참전용사 유족인 조르자 레이번(72) 부부와 한국전 참전용사 에드워드 포니 대령의 손자 에드워드 네드 포니와 만났다. 

조르자 레이번씨의 아버지는 1950년 8월 미 2사단 1대대 소속으로 경북 왜관 낙동강 전투에 참전한 고(故) 제임스 호머 엘리어트 중위(당시 29세)다.

정부가 주최한 6·25 전몰 미군 유족 관련 행사에 초청됐던 레이번씨는 "노근리를 찾아 희생자를 애도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노근리 유족과 만남이 성사됐다.

레이번씨는 "노근리 사건은 우리 모두가 잊어서는 안될 비극"이라며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양해찬 회장은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자 노근리 현장을 직접 찾은 한국전쟁 참전 미국 유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우리와 미국정부가 상의해 노근리 사건 유족들의 배·보상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레이번씨와 노근리 유족 등은 이날 오전 노근리사건 현장인 쌍굴다리와 위령탑을 찾아 참배했다.

전쟁의 참상과 교훈,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노근리사건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노근리 글로벌평화포럼’은 오는 12일까지 사흘간 토론과 학술 행사 등 온·오프라인으로 이어진다.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세계적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 등은 온라인 평화 콘서트에 참여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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