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지난 2012년 안풍(安風)을 등에 업고 정치권에 진출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22안풍재연을 시도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2017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3위에 그쳤었다. 국민의당 안팎의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압박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는 차기 대권 직행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안 대표는 2016년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국민의당을 38석의 원내 3당으로 진입시키는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21대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국민의당은 3석에 불과하고 안철수 대표도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 대표가 야권 혁신 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띄운 신당 창당과 대권 재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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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야권 혁신 플랫폼’, 사실상 신당 창당론으로 야권 재편 시도
-‘국민의힘+윤석열+금태섭모든 반문아우른 신당으로 대권 재도전 의지 드러내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2022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헤게모니싸움이 치열하다. ‘반문연대로 야권이 힘을 모아 더불어민주당에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서로 주도권을 쥐려는 수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야당인 국민의힘도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여당 발()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위협할 정도로 위력을 갖지 못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감을 파고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현상’ ‘안철수 신드롬’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정계에 진출했다.

안 대표는 안풍의 위력으로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창당해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38석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이후 지난 4·15총선을 앞두고 2016년 국민의당과 같은 이름의 신당을 만들었지만 3석 획득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만 했다.

안철수, 희미해진 안풍’ 2022년 대선 태풍시도?

안철수 대표의 위력이 안풍에서 미풍으로 크게 축소된 상황에서 안 대표가 야권 혁신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신당 창당론을 꺼내들고 야권 판 흔들기에 나섰다. 안 대표는 지난 6일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주도하는 연구모임 국민미래포럼 강연 후 비공개 간담회에서 신당 창당카드를 꺼내들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지 기반을 넓히고 (야권을 향한) 비호감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그 방법의 하나가 새로운 플랫폼, 사실 새로운 정당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참석 의원들에게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면서 서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롭게 모이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은 안 대표가 야권에 신당 창당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안 대표는 지난 12일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마포포럼’(더 좋은 세상으로)에 강연자로 나서 저는 신당 창당을 말한 적이 없다일부 언론에 잘못 나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날 안 대표의 발언에도 야권 혁신 플랫폼구상이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제안이라는 것이 그대로 드러났다.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의 개념에 대해 플랫폼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쓴 것은 표현할 말이 적절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며 야권이 협력하고 연대하는 방법은 가장 느슨한 연대에서부터 새로운 당 창당까지 굉장히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는데 그 스펙트럼을 표현하기 위해 플랫폼이란 단어를 썼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에 대해 말한 건 야권이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이제부터 고민을 시작하자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이날 언급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그의 신당 창당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한발 물러서면서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안풍’ ‘윤풍결합 의지, “혁신 플랫폼 들어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과 윤 총장이 승강기를 타고 퇴장하고 있다. 강남일(왼쪽부터) 대검 차장검사,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윤 총장,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10.17.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과 윤 총장이 승강기를 타고 퇴장하고 있다. 강남일(왼쪽부터) 대검 차장검사,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윤 총장,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10.17. 뉴시스

안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에게도 러브콜을 보냈다. 안 대표는 윤 총장 같은 분이 혁신 플랫폼에 들어오면 야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 정부가 문제라고 인식하는 매우 많은 국민들이 윤 총장에게 기대하고 있지 않나. 그런 분이 함께 플랫폼을 만들어가면 정말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서는 현 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 (플랫폼 참여) 대상이고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대선에 직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야권 혁신 플랫폼이 대선을 겨냥한 구상임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마포포럼에서 국민의힘 전직 의원들에게 서울시장 선거에는 출마 안 한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추진 시기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아니라 대선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의 최근 발언을 종합해 볼 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민주당 밖의 윤석열 총장과 금태섭 전 의원까지 모두 모아 신당을 창당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기 대선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은 13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기존의 구적폐세력을 대표하고 있는 2번 국민의힘하고 신적폐세력을 대표하고 있는 1번 민주당, 이 부분에 대해서 너무너무 많은 국민들이 지금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뭔가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이라고 하는 새로운 에너지와 힘을 모아라. 이게 지금 우리가 주장하는 플랫폼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치 질서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여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좀 내려놓고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야권 판흔들기에 대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도 적극 동조하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김종인 정신을 따르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야권 대통합을 통해 대선후보 결정의 유일한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라며 “‘안철수, 숙이고 들어와라’ ‘윤석열, 숙이고 들어와라가능할까라고 반문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당이 이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면 독자적으로 나아가야 되는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외부 세력과 단일대오를 위한 여러 가지 고민들은 해야 된다안 대표가 제안한 혁신 플랫폼은 우리가 좀 검토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가 안 대표 주도의 신당 창당론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안 대표의 구상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도 반문연대를 고리로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야권연대가 됐든 신당이 됐든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추진하려고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안철수 주도 신당은 불가주도권 싸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러 차례 언론 등을 통해 안 대표의 야권 플랫폼’ ‘신당 창당론에 대해 들을 가치가 없다”, “혼자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1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안철수 대표가 이번 신당을 만들면 몇 번째 만드는지 헤아려 볼 수 없다현재 야권 지형에서 국민의힘이 103, 국민의당이 3석밖에 되지 않는데 사전 조율을 거쳐 가능성을 검토해보고 이야기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렇게 개혁하려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다시 재편하면 되는 것이지, 의원 3석 있는 국민의당이 주도권을 잡고 우리가 할테니까 당신들 여기 와봐라이런 모양새는 말이 나오는 순간에 힘을 잃어 버린다고 주장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를 향해 무조건 야권이라고 모두 통합해야 혁신이 아니다그럼 정의당도 야권인데 통합 대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 원장은 혁신, 혁신, 많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을 하시자는 것인지 아직도 국민은 이해를 못한다그냥 반문연대해서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시는데, 이제 그만하시라. 많이 쪼그라 들었다고 비판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안 대표의 구상에 대해 나를 중심으로 야권을 재편하자라는 의도 같다안 대표의 구상은 나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하든지 아니면 대선후보로 추대해주든지 이런 식의 요구가 저변에 깔려 있다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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