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조각가 최만린 [사진=성북구립 최만린 미술관 제공]
원로 조각가 최만린 [사진=성북구립 최만린 미술관 제공]

[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한국 추상조각 개척자’라 평가받는 조각가 최만린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향년 85세로 지난 17일 생을 마감했다.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국내서 미술 교육을 받은 1세대 조각가로 근현대 조각과 추상 조각 발전에 기여해 왔다. 

1963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 미국 프랫인스티튜트를 수학한 그는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 및 학장,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했고 2001년에는 서울대 명예교수로 임명됐다. 

또한 1988년에는 덕수궁 분관을 열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에도 중추 역할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1958년 한국 전쟁의 상흔을 ‘이브’라는 첫 인류 상을 표현한 작품이 있다. 1960년대부터 서예 필법과 동양 철학을 모티브로 한 ‘천’, ‘지’, ‘현’ 시리즈 및 ‘일월’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어 생명의 보편적 의미와 근원 형태를 탐구한 ‘태’, ‘맥’, ‘0’ 시리즈도 발표했다. 

파리비엔날레, 상파울루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미술전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삼성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는 지난해 고인의 아틀리에 겸 자택을 매입해 성북구립 ‘최만린 미술관’으로 조성했다. 고인은 미술관에 당시 작품 126점을 기증했다. 

빈소는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이고,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8시다. 미술계의 큰 별이 졌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과 업적들은 유성우처럼 미술계를 빛내는 흔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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