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같은 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승용차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4. [뉴시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같은 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승용차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4.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토사구팽(兔死狗烹) 신세에 처한 모양새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헌정 사상 최초로 열린 가운데, 그 결과는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 징계위원회'는 10일 법률상 징계 혐의자인 윤 총장이 불출석한 상태로 진행됐다.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검찰총장의 징계 여부를 결정지을 징계위원회는 과천 법무부 청사 내 7층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지 9시간 30분 만에 막을 내렸다. 

윤 총장은 이날 법무부 감찰 조사와 징계위 소집 과정 등 절차상의 결함을 이유로 징계위에 출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총장을 대신해 법률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를 포함해 특별 변호인 3명이 증거 제출, 최종 의견진술 등 절차를 진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열린 10일 오전 윤 총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석웅(왼쪽), 이완규 변호사가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해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0.12.10.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열린 10일 오전 윤 총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석웅(왼쪽), 이완규 변호사가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해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0.12.10. [뉴시스]

윤 총장이 불출석한 이날 징계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구성됐다. 통상 징계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의 소관이지만, 이날 징계위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징계청구자인 관계로 외부 위원인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장 대리 역할을 맡아 진행됐다. 징계위원은 추 장관을 포함해 이용구 법무부 차관, 추 장관이 지정한 검사 2명, 외부위원 3명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이날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재판부 불법 사찰 관련 건 ▲채널A·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 및 수사 방해 ▲채널A 사건 감찰정보 외부유출 ▲총장 대면조사 과정중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관련 건 등 6가지 사유를 들어 징계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윤 총장 측은 6가지 사유에 대한 불복 사유와 함께 징계위 준비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 훼손, 방어권 미보장을 근거로 반박하며 최종 의견 진술을 마쳤다. 검사징계법상 징계 의결은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법무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는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다. 2020.12.10. [뉴시스]
법무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는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다. 2020.12.10. [뉴시스]

한편 법조계에선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 등 추 장관의 행보로 볼 때 감봉 이상의 중징계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한 상태다. 하지만 징계위는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한채 오는 15일에 다시 심의를 이어가게 됐다. 절차적 위법 논란과 징계위원에 대한 기피 신청에 대한 진행 등으로‘징계 사유’에 대해 거의 심의하지 못한 탓이다.  

징계위는 윤 총장 측 기피 신청을 모두 기각했지만, 증인 8명을 채택해 윤 총장 측 방어권을 보장했다. 증인은 류혁 감찰관, 박영진 전 대검 형사 1과장,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정진웅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장, 한동구 대검 감찰부장, 이정화 검사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언 연설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0.12.10.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언 연설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0.12.10. [뉴시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25일 신임 검찰총장으로 윤석열 현 총장을 임명하면서 “우리 사회를 공정한 사회로 만드는 것을 검찰의 시대적 사명으로 여겨줬으면 좋겠다”며 “반칙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게 검찰의 또 하나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고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엄정하게 처리해 국민들의 희망을 받으셨는데, 그런 자세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끝까지 지켜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의 칼 끝이 정부로 향하자 결국 사상 초유로 징계위원회까지 여는 ‘내로남불’식 민낯을 드러냈다는 게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2020.12.10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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