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우려할 상황 전혀 아냐···보고된 사례도 없어”

고양이. [사진=조택영 기자]
고양이. [사진=조택영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고 발표하면서 동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집중되는 것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동물→동물 간의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일요서울이 전문가를 통해 자세히 알아봤다.

반려동물 기피 현상도···동물 코로나바이러스는 따로 있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남 진주 기도원과 관련해 고양이 1마리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 진주 기도원에 머물던 한 모녀가 키우던 세 마리 중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감염된 것. 국내 첫 반려동물 확진 사례다. 감염 경로는 사람(주인)으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최근 한 집단감염 사례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방역당국이 확인했다”면서 “국내에서는 최초로 확인된 반려동물 확진 사례”라고 밝혔다.

고양이를 키우던 모녀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이후 고양이의 돌봄 장소를 변경하기 위해 진행한 검사에서 고양이가 양성으로 확인된 것.

그동안 사람이 확진된 이후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별도 검사를 해 오지 않았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 코와 입 등을 통해 채취한 비인두‧구인두도말 검체를 가지고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해 확인됐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1.28.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 [뉴시스]

정부 “반려동물→인간 전파 사례 없어”

당국은 전 세계적으로 인간→반려동물 전파 사례는 있으나 반려동물→인간 전파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적 검증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간한 ‘주간 건강과 질병’에 게재된 ‘동물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 기준 미국, 영국 등 19개국에서 개‧고양이‧사자‧호랑이‧밍크‧퓨마 등 6종의 동물에서 135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그 중 고양이가 72건, 개가 52건으로 대부분 주인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반려동물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에도 우려는 일파만파 커졌다. 반려동물→인간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집중적으로 확산했으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걱정도 커졌다. 현재 사회에서 반려동물 기피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혹시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

그렇다면 정말 사람, 반려동물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일까.

“재전파되더라도

중증 증상 없을 것”

전문가들은 전혀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재전파되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도 없고, 만약 사람으로 재전파되더라도 현재 코로나19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이후장 교수는 일요서울에 “(현재) 주된 관심이 (코로나19가) 반려동물로부터 사람으로 올 수 있는가 하는 거 아닌가. 자꾸 고양이가 감염됐다고 하니까”라며 “그러나 다른 바이러스 사례를 보면, 사람에서 동물로 간 바이러스가 다시 사람으로 오는 예는 많지 않았다. 또 고양이에게는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따로 있고, 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따로 있다. 숙주에 대한 선택성이 명확히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넘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예가 현재 보고된 바 없다. 또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판단하고 있다”면서 “안 그래도 며칠 전에 거제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호흡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왔는데,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검사를 했더니 ‘동물용 코비드 키트를 통해 양성이 나왔다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더라. 내가 볼 때는 그 정도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뉴시스]

사람의 코로나19가 동물에게 전파됐다가 다시 사람에게 재전파되는 경우는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만약 사람에게 재전파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중증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고양이에게는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존재하고, 고양이끼리 이 바이러스가 전파될 경우, 중증을 일으킬 수 있으나 사람에게 전파되면 가벼운 감기 증상 정도로만 나타난다고 한다. 또 사람의 코로나19가 고양이에게 전파, 그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에게 전파하더라도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설명했다.

종합하면 사람→고양이1로 전파된 후 고양이1→고양이2로 전파되기 어렵다는 것. 또 고양이→사람1으로 전파된 경우도 사람1→사람2로 전파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일요서울에 “특별히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이 사례(사람→동물)가 1년 전부터 나왔던 사례고, 홍콩에서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 외 많은 국가, 중국에서도 그렇고 반려동물에서의 감염 사례는 많았다”면서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사람처럼 폐렴이든 뭐든 증상을 일으킬까. 거의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동물에서는 특별히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또 체내에서 증식을 별로 안 하다 보니 사람처럼 호흡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나오거나, 대소변을 통해서 바이러스가 나올 가능성은 굉장히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여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파돼서 사람이 재감염된 사례가 있느냐. 면밀히 살펴봤는데 여태까지 보고된 사례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암만 같이 있어도 그럴 가능성은 보고되거나 과학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것 같다. 별로 걱정할, 우려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보고된 사례도 없지만 과학적으로 동물에게 증상을 일으키거나, 동물에게 이 부분이 심각하게 나타나거나 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럴(사람에게 재전파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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