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거주 미얀마 사람들이 1일 방콕의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 수치 고문, 윈 민 대통령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권력 이양과 함께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1.02.01. [뉴시스]
태국 거주 미얀마 사람들이 1일 방콕의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 수치 고문, 윈 민 대통령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권력 이양과 함께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1.02.01. [뉴시스]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문민정부의 장·차관 24명을 대거 교체하고 국방부, 외무부 등 11개 주요 부처 장관을 새로 지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우려·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엔은 2일(현지시간) 안전보장이사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군부는 발표를 통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문민정부 장·차관 24명의 직을 박탈하고 군사정부에서 일할 국방·외무부 11개 부처 장관을 새로 지명했다. 앞서 군은 지난해 11월에 있던 총선 부정 문제를 정부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수치 고문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향후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이 입법·사법·행정 전권을 장악했다.

유엔은 이와 관련해 긴급 안보리를 소집했다. 비공개 화상회의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 미얀마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구금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쿠데타를 민주주의로의 전환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미얀마) 라카인주에는 수용소에 사실상 감금된 12만 명을 포함해 모두 60만 명의 로힝야족이 남아 있다”며 “그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고 기본적인 의료·교육서비스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그들의 상황을 악화시킬까 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대사는 로이터 통신과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평화와 안보에 대한 장기적인 위협에 대처하려고 한다”며 “물론 미얀마의 아시아 이웃 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주시하고 있지만 행동에 나설 이유가 없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한 발 떨어져 관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얀마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것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직접 성명을 내고 미얀마 쿠데타를 민주주의로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 규탄하면서 경제제재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주의 정부로의 이행과 함께 해제된 제재를 되살릴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얀마 군부에 쿠데타 번복을 압박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은 이런 어려운 시점에 버마(미얀마) 주민과 함께 서는 이들을 주목할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구금된 수치 국가고문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구금된 아웅산 수치 고문이 어디에 어떻게 구금됐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