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역지침으로 설 명절을 지나고 연휴까지 직계가족 모임마저도 5인 이상을 넘기지 못하게 된 가운데, 설상가상 식재료 등 밥상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시장 상인들의 설 명절에도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족 간 명절 모임이 최대 4명까지로 간소화되면서 자연스레 차례상과 식사 준비를 간소화하고 이마저도 생략하자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실제로 시민들의 장바구니도 가벼워졌는지 일요서울TV가 4일 오후 2시경 경기도 부천 지역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방문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한 대형마트의 식품 코너에는 20명 내외로 장을 보던 시민들이 있었지만, 한쪽 팔에 낀 장바구니에 담긴 식재료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한 시민은 포장된 식품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며 신중히 구매를 고민했습니다. 다른 시민은 비싼 가격에 대해 회의감을 내비치며 씁쓸한 표정을 짓고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시민) 좀 말렸다고 비싸요. 세상에. 이게 어떻게 국산 꺼야. 2만 원이야 국산. 아휴.

도대체 얼마나 물가가 올랐기에 시민들이 혀를 내두르며 장보기를 망설이는 것일까요?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매달 10%대의 상승률을 보입니다. 소분류로 살펴보면, 농산물은 11.2%, 축산물은 11.5%, 수산물은 3.2% 상승했습니다. 

공공서비스, 통신, 교통 등 전체적인 물가 상승률은 넉달 연속 0%대지만, 식재료 부문에서는 계속 10%대 상승률을 보인 탓에 국민들에게는 체감상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철 긴 장마와 가을철 두 번의 태풍, 올해까지 이어진 겨울 한파 등 날씨가 농수산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냈습니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 특히 이제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이제 전년 동월출 해서 다 올랐거든요. 

쌀 같은 경우는 전년에 날씨, 태풍이라든지 그런 것 때문에 쌀 생산량이 낮아지면서 오른 부분도 있고, 특히 채소 같은 경우도 많이 올랐습니다. 

채소, 과실 이런 부분이 상당히 많이 올라가지고 전체적으로 그렇게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거든요. 자연현상이 있을 때는 기저효과란 것도 있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예. 

결국 위축된 소비 심리는 상인들의 매출 저하로 이어지는 모양새인데요. 일요서울TV가 4일 방문한 경기도 부천 소재 한 전통시장은 우려와 달리 사람들이 북적였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거리의 많은 행인들에 비해 실제 구매하는 시민들은 10명 중 1명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시민) 이번 명절에는 우리는 핵가족이라서 차례상도 안 차리고, 물가도 많이 올랐고 음식을 많이 차리기에는 많이 부담이 됩니다. 

부담이 돼서 이번에는 간소하게, 간결하게 이번 명절을 지내려고 합니다.

상인들은 물가도 물가지만 정부의 모임 제한 조치도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전통시장 생선가게 상인) 작년 설에는 그래도 사람들 많이 북적북적하고 나왔는데, 지금은 이게 뭐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지나다니는 통로로 그냥 가는 사람이 더 많다고 봐야 돼요. 지금. 사람들은 많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런 영향은 좀 있어요. 

그렇죠. 힘들죠. 요즘 뭐 장사 잘 되는 데가 있나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도 안 나오고 그러니까. 다 배달시켜 먹고 이러니까.  

거리두기도 있고 그래서 사람들이 시장을 많이 안 찾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그런 것(규제)도 좀 풀어주시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재난지원금으로 전통시장 등 식품업계에 호흡기 달았지만, 명절에도 계속되는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로 다시 위기로 빠져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2021.02.04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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