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고통받던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친문 화이트리스트’에 올라 공공기관 고위직 자리를 꿰찬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입장의 글을 올리면서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배우 김규리 씨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시 산하 서울미디어재단 TBS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김규리의 퐁당퐁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에서 노래 부르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도왔던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가수 이은미 씨도 마찬가지로 TBS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이은미와 함께라면’을 진행 중입니다. 

개그우먼 김미화 씨는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직을, 배우 김여진 씨와 ‘변호인’을 제작했던 최재원 씨는 영화진흥위원회의 비상임이사 자리에 들어섰습니다. 

이밖에도 유창서 씨, 배우 권해효 씨, 영화감독 이미연 씨, 김영준 씨, 이원재 씨까지 총 10명의 문화예술계 인사가 문재인 정부의 가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보수 정권의 족쇄가 풀린 동시에 본인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며 중앙정부 산하의 공공기관 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인데요. 

지난달 26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해왔던 가수 JK김동욱 씨가 10여 년간 진행해 왔던 음악 방송에서 하차하게 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는 SNS로 “개인 SNS를 통해 정권 비판의 목소리를 몇 차례 낸 것이 결국 찍어내기로 이어진 것”이라며 “친문 블랙리스트는 무섭게 작동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를 비판해 왔던 여권이 되려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의 운영을 분명하게 운행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2021.02.16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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