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현안 공동 대응'...두 마리 토끼 잡다

[제공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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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최근 주요 그룹 총수가 서울시내 모처에서 재계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과거 창업주와는 다른 행보로 재차 주목 받는다. 이들은 라이벌도 다른 업종도 가리지 않고 합종연횡을 통해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경제지들도 50대 젊은 총수들의 잦은 회동을 두고 "견제가 심했던 과거와 달리 주요 대기업이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보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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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시장 협업

가장 활발하게 모임을 갖는 총수는 단연 최태원 SK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다. 특히 최 회장은 최근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된만큼 재계 맏형으로서의 행보와 SK그룹 총수로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3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남을 갖고 수소 경제 동맹 강화에 나섰다.  양사는 이날 SK인천석유화학 본사에서 열리는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에 앞서 수소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버 협약에 따라 향후 SK에서 생산한 수소를 현대차가 활용하고, 현대차가 만든 수소차를 SK 측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양사가 협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라이벌/다른 업종도 가리지 않고 합종연횡

국내 온라인 쇼핑(e커머스) 시장을 놓고 경쟁을 했던 네이버와 신세계그룹도 손을 잡는다. 지난 1월28일 정용진 부회장은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를 만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등이 배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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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신세계그룹 간 협업이 이뤄진다면 유통 시장뿐 아니라 국내 산업계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유통업체뿐 아니라 온ㆍ오프 채널에 물건을 팔아야 하는 제조업체들도 시장의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또한 신세계 입장에선 네이버의 IT 관련 기술력을 직간접적으로 확보하는 이점도 노릴 수 있다. 무인매장 등에서 IT가 핵심 경쟁력이 된 만큼 네이버의 기술력이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오픈마켓 진출을 준비 중인 SSG닷컴이 41만 개의 입점업체를 보유한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협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롯데를 찾아갔다. 롯데 하면 흔히 식품과 백화점 등 유통사업을 떠올리게 되지만, 몇년 전부터는 화학 사업으로 그룹의 무게 중심이 옮겨 가고 있다.

정 회장도 화학 회사에서 생산하는 신소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정 회장이 방문한 곳도 롯데케미칼의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이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정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임원진은 경기 의왕에 있는 롯데케미칼 의왕사업장을 방문했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케미칼 이영준 첨단소재 사업 대표이사가 정 회장 일행을 맞았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현장 경영 차원에서 롯데케미칼 사업장을 방문하는 자리에 정 회장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의 정확한 회동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동차 신소재 개발 분야의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부재, 4대 총수모임 못 해 "아쉬워"

한편 지난해 연말 비공식 회동을 가졌던 4대 그룹 총수(삼성ㆍ현대차ㆍSKㆍ LG)모임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구속됐기 때문이다. 이들 4인은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까지 세 차례 만나는 등 정례적으로 만남을 갖고 재계 현안 관련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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