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당 최고위원회 주재 끝으로 당대표직 하차
4월 재보궐선거 성패가 대권 향방 분수령 될 듯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직을 내려놓고 대권 가도의 전면에 나선다. 6개월 가량 집권여당을 맡아 정국을 주도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치 행보를 보였지만, 득보단 실이 많았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오는 9일 당 최고위원회의 주재를 끝으로 당대표 직을 내려놓게 된다. 이날 회의에서 재보선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한 뒤 대선 비전 ‘신복지체제’ 강연을 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당대표 사퇴 후 이 대표는 4·7 재보궐선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보궐선거 지휘에 전념한다. 아울러 이 대표는 최근 발족한 당내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및 재정정책 TF’,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선 어젠다가 될 신복지 제도를 구체화 시키는 한편, 상생연대 3법, 가덕신공항 조기 건설 등을 주도하며 대선 후보로서 자신만의 색을 빚는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의석수 174석으로 국회 전체 의석수의 58%를 차지하는 거대 여당을 반년여 진두지휘하며 청와대의 정치 부담을 전면에서 떠안았다.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민생경제 불안,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청와대가 한발짝 물러서면서, 이 대표의 대권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결정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역풍을 맞으면서, 지난해 대선 후보 지지율 40%로 대세론의 중심을 차지했던 이 대표는 올 들어 그 기세가 크게 꺾였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세부 계획을 두고 불거진 당·정 갈등도 이 대표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월 임시국회 4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과 전국민 지급을 논의키로 했다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의 반발에 부딪힌 것.

다만 이 대표의 최근 지지율이 반등세에 진입한 것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당대표 직에서 물러나면 운신의 폭이 넓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결국 4·7 재보궐선거 성패는 그의 대권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친문 지지층의 표심도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직 사임 후에도 현장 리더십을 발휘하며 당에 헌신한다는 입장”이라며 “온건과 합리에 기반한 국가적 비전을 제시해 이낙연의 색깔을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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