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세계 여성의 날 행사 [뉴시스]
북한 세계 여성의 날 행사 [뉴시스]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북한이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여성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과시했다. 하지만 이는 국제사회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출연한 백명애 북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중앙위원회 부장은 9일 “우리 녀성들이 알고 받는것보다 모르고 받는 국가적,사회적혜택은 참으로 크다”고 말했다.

백 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기관과 공장,기업소,사회협동단체들에서 녀성근로자들을 위한 로동보호대책들을 충분히 세워놓도록 하고 있다”며 “특히 녀성들이 육체적으로 힘들고 유해로운 작업을 할수 없으며 젖먹이어린이가 있거나 임신한 녀성근로자들에게는 야간작업을 시킬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가는 녀성근로자들이 사회적로동에 적극 참가할수 있는 온갖 조건도 보장해주고 있다”며 “그들이 일하는데 편리하게 탁아소,유치원,편의시설 등을 우선적으로 건설해주고 있다. 정기휴가,보충휴가와 함께 임산모들에게 산전산후휴가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부장은 또 “우리 나라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아키우는 녀성들을 사회적으로 크게 내세워주고 우대하고있으며 특별한 보호대책도 세우고 있다”며 “최근에는 3명이상의 자식을 낳아 키우는 녀성들에게 다산모치료권이 발급되여 본인뿐아니라 남편과 중학교를 졸업하기전까지의 자녀들도 그 어느 병원에서나 치료받을수 있는 특혜가 차례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나라의 부강번영에 공헌하는 우리 녀성들’이라는 기사에서 “많은 녀성들이 각급 주권기관의 대의원으로,당과 정권기관,사회단체의 책임적인 일군으로 활동하고 교수,박사,인민체육인,인민배우로 자라나 나라의 주인으로서의 존엄을 빛내이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지극한 정성과 높은 의술로 사람들에게 광명을 안겨준 의사,생산에서 새 기록을 창조한 공훈방직공을 비롯한 수많은 녀성들이 가사보다 국사를 먼저 생각하며 애국헌신의 길을 걷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비판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법 제도와 실제 적용에서 남녀 평등을 보장하고 고위직 여성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며 “또 여성과 여아 대상의 인신매매를 퇴치하고 안전하고 인간적인 이동과 이주를 보장하는 한편 여성의 혼인 적령을 18세 이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무소는 또 “가정폭력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성별 기반 폭력 피해자와 생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며 사법적 구제 수단을 제공하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확대하며 배우자 출산 휴가를 제공해야 한다”며 “아울러 여성과 여아 대상의 고정관념과 가부장적 태도를 없애고 보건, 식량, 직장 그리고 교육 접근성에 있어 여성과 여아가 겪는 불평등과 차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메쉬 포카렐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 대행은 “북한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 여성에 대한 폭력, 여성에 대한 편견 관련 문제들은 항상 매우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왔다”며 “현재 북한 내각에 여성이 한 명도 없다. 이 역시 북한이 여성인권 개선에 많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9일 미국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서 ‘세계 여성의 날’은 (그 의미가) 다르다. 인권에 대한 투쟁도, 여성 권리에 대한 투쟁도 아니다”라며 “3월8일은 단지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우상숭배 및 정권 찬양을 위한 또 하나의 계기이자 기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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