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현지시간)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지방검사가 뉴욕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뉴시스]
지난 3월31일(현지시간)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지방검사가 뉴욕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뉴시스]

[일요서울] 미국 맨해튼 지방검찰은 성매매와 무면허 마사지 종사자를 더는 기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성이 대다수인 성노동자에 대한 형사사법제도의 접근법을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에 따르면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이날 오전 법원에 성매매 및 무면허 마사지 관련 사건 914건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거리에서 호객 행위를 벌이던 성매매 종사자 관련 5980건에 대해서도 기각 요청이 이뤄졌다. 이 중 많은 사건은 뉴욕이 범죄 도시라는 악명을 벗기 위해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언한 1970, 1980년대에 발생했다.

앞서 2월 뉴욕주 의회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성노동자를 처벌하도록 한 법을 폐지했다. 1976년 제정된 이 법은 옷차림 등 겉모습만으로 경찰이 체포 결정을 내리도록 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2016년 여성으로 성전환한 유색인 트랜스젠더 5명을 포함한 8명은 이 구식법이 트랜스젠더를 겨냥한 임의적인 체포를 야기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방검사들은 자발적으로 법 집행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밴스는 성명에서 “성매매를 범죄로 기소하는 게 우리를 더 안전하게 하지 않으며, 너무 자주 취약계층을 외면함으로써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성매매 업주, 성매매 홍보,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등 성매매와 연관된 다른 범죄들은 계속 기소할 방침이다.

비영리 법률지원단체 LAC 소속 변호사인 애비게일 스웬스타인은 밴스와의 공동 성명에서 이날 결정이 “성노동자를 완전히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성매매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의 전과 기록을 구제하는 법안을 대체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정책이 뉴욕경찰(NYPD)의 성노동자 체포를 금지하지는 않는다면서, 검찰 기소가 이뤄지지 않을 상황에서 경찰이 체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욕주의 다른 관할지역인 브루클린, 퀸즈, 브롱크스 등도 최근 몇 달 동안 성매매 종사자 관련 수백 건을 기각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도 성노동자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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