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수소 시장 선점 경쟁...국내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뉴시스]
[뉴시스]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수소경제가 국내 경제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회 전환의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에 나섰으며,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 구조를 수소 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현대오일뱅크, 한화그룹 등을 포함한 상당수 기업들이 저마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 구축에 집중하고 있어 향후 수소생태계를 향한 산업계 전반의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 탈탄소 지속성장, 진화하는 성장 동력...경제‧산업 파급효과 기대
- 친환경 에너지 원천 ‘수소 경제’ 실천...현대차 넘어 기업들 ‘돌격’



정부는 2019년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0년2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는 등 수소경제를 위한 생태계 조성 노력에 한창이다. 최근 수소 에너지는 탈탄소 지속성장을 위해 빠르게 진화하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손꼽히며 경제적,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친환경 에너지 원천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세계 각국에서도 이 같은 수소경제 선점을 위한 경쟁이 한창이고, 국내 또한 수소산업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산업계 일각에서는 물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분해해 생산하는 그린수소가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수소인 만큼 수송, 산업공정 전반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하는 에너지저장 분야에서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2017년만 하더라도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1292억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는 2050년에는 2조50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게 글로벌 시장의 전망이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12조 달러까지 팽창할 것으로 예상키도 했다.

수소사업 동참 나선
국내 주요 기업들 


한국 정부도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수소모빌리티, 연료전지, 액화수소, 수소충전소, 수전해 분야를 수소 육성 분야로 선정해 R&D를 지원하고 특구를 지정하는 등 수소산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흥미롭다. 우선 수소 사업에 있어 단연 독보적인 눈길을 끄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글로벌 수소위원회 회장으로 재계에선 ‘수소 리더’로 통하기도 한다. 정 회장은 수소위원회 회장을 역임하고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개방형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025 전략’에 수소 사업을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제품과 함께 미래 전략의 3대 축으로 손꼽았는데, 오는 2025년까지 수소 분야 투자금액을 기존 6000억 원에서 4조10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글로벌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내뿐 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을 수소 사업의 4대 거점으로 삼으며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중국, 유럽에 수소전기트럭 6만4000대 공급, 수소연료전지는 70만기 판매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최근에는 HMG경영연구원 내에 수소사회연구소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글로벌 수소경제 현황 파악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수소 사회의 중요성을 알리고 구축을 앞당기기 위해 블룸버그와 함께 ‘H2 이코노미(Economy)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소 사회의 중요성을 알리고, 구축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블룸버그 협업의 첫 결과물은 ‘H2 지표 순위(Index Ranking)’로, 이는 매년 15개 국가를 대상으로 수소 위원회(Hydrogen Council)에서 제시한 수소 에너지 주요 항목을 참고해 운송, 에너지, 열, 수출, 공급 원료 등 5가지 분야를 정책 및 규제, 인프라 및 시장 성숙도, 연구 개발 등 3가지 부문으로 나눠 수소 사회로의 전환 정도를 평가한다.

현대차와 함께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등 수소 사업에 대한 협력에 나선 포스코그룹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2월 포스코는 현대차와 함께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최근에는 철강 공정 과정에 수소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코는 석탄을 수소로 대체하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개발 중인데,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나선 것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1일 창립 53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저탄소·친환경으로 대변되는 메가트렌드 전환 국면에서 포스코는 철강을 넘어 전기차 강재 및 부품, 2차전지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 외에도 상당수의 기업들이 수소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를 제외한 10대 그룹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SK는 5년간 약 18조 원을 수소사업에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상황이다. 이 외에도 한화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수전해 방식으로 그린수소 생산을 추진하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은 수소 건설 장비 등을 비롯해 운반선과 추진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두산과 효성, 코오롱, 에쓰오일 등이 수소 생산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 확장 및 기술 개발에 힘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