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지금 '알짜 고객 정보' 챙긴다...256조 시장 놓고 뜨거운 쟁탈전

윤건호 디지털헬스케어 특위 위원장이 지난2월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마이 헬스웨이(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건호 디지털헬스케어 특위 위원장이 지난2월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마이 헬스웨이(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데이터발(發) 금융 혁명을 예고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 플랫폼 서비스가 오는 8월4일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 빅테크 기업에 흩어진 정보를 정보 주체인 개인에게 돌려주고 본인이 정보를 적극 관리 및 통제해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등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바쁜 소비자가 모든 금융 정보를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게 '마이데이터 플랫폼'사업이다. 이에 이 사업권을 얻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사들은 물론 빅테크 기업 등도 이미 도전장을 내고 8월 뜨거운 승부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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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 시장 규모는 올해 21조4738억 원에서 2025년 32조9705억 원으로 53.5%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은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2020년 1380억달러(약 154조원)에서 2025년 2290억 달러(약 256조원)로 65.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마이데이터 시장 규모 통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앞서 두 통계와 궤를 같이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성장세 가파른 데이터 시장

이미 금융 분야를 시작으로 의료, 유통 등의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다양한 기업ㆍ기관 간 대규모 데이터 전송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또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기술을 적용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하려는 수요도 높은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에 특화된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KT, 네이버클라우드, NHN 의 사업 확대 소식에 이목이 쏠린다.

KT는 금융 컨설팅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 구현까지 가능한 '금융 마이데이터패키지'를 도입ㆍ운영 중이다. 이 패키지에는 금융 전용 인프라, 데이터 수집ㆍ분석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금융 API플랫폼 등을 올인원으로 지원한다.

네이버 클라우드의 경우는 금융권을 위한 마이데이터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180여 개의 클라우드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관련 서비스를 지속 출시할 계획이다.

NHN의 경우도 마이테이터 시장을 넘어 제1금융, 2금융의 금융회사별 금융 클라우드 제공을 목표로 사업을 영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LG CNS·삼성SDS·SK C&C 등 국내 SI(시스템통합) 3사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발빠르게 움직여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LG CNS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44억 원으로전년 동기 대비 123% 성장했다.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 7545억 원, 당기순이익 37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90% 증가했다.

LG CNS는 지난  6일 금융사를 대상으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플랫폼 구축 사업을 전개한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또한 LG CNS는 2023년까지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 IT 시스템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홍승용 LG CNS 금융 이노베이션 담당은 “마이데이터의 핵심인 안전하고 투명한 개인 신용정보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라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다양한 부가가치를 더한 서비스를 제공해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삼성SDS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613억 원, 영업이익 2171억 원을 기록했는데 특히 IT서비스 사업 매출액은 1조3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올랐다. 금융 클라우드 전환, 스마트팩토리 구축,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 협업·업무자동화 등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사업 확대에 따른 성과다.
통신 3사도 대형 금융사와 손잡고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7일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농협은 패스 플랫폼을 통한 마이데이터 사업에 협력하는 데 뜻을 모았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해서는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개인의 정보를 끌어오는 과정에서 본인 인증이 필요하다. 패스 인증서는 본인 인증 과정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마이데이터 인증을 처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재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는 "이번 협약이 농업인을 비롯한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정부-지자체 간 협업 분주

정부와 지자체 간 협업도 이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경기도일자리재단은 '공공 마이데이터 유통체계 구축사업'을 완료하고 지난달 24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행정·공공기관에 흩어져 있는 본인 정보를 데이터 형태로 받거나 제3자에게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지원자가 어떤 사업에 지원하려면 자격 증명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불편함이 있었다.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하면 신청자는 별도 준비 시간을, 사업 담당자는 서류 검증 시간 등을 줄일 수 있다.

재단은 우선 '일자리지원사업 통합접수시스템에서 신청·접수를 받는 9개 사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시·군과 협의해 대상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전국 16개 공공 마이데이터 이용기관 중 경기도일자리재단만이 유일하게 지자체 공공기관으로 선정됐다"며 "비대면 시대를 맞아 모든 도민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복지정책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서정호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금 마이데이터 사업은 한국이 거의 유일하게 허가제인데 시스템 안전성과 보완 등 물적 부분은 물론 대주주 요건도 심사한다"며 "정부가 리스크를 고려하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이는 결국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현황 보고서에서도 "금융회사에 데이터 개방 의무를 부과해 초기 사업이 빠르게 활성활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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