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두현 기자]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두현 기자]

- 이해찬, 김 의원의 이재명 지지에 “잘했다, 열심해 해 봐라” 
-“민주평화광장, 이재명發 정권 재창출 핵심 기반 성장 기대”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 갑, 56)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2선 의회 경력을 지닌 전북 전주 출신 정치인으로, 최근 정계와 지역사회를 오가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의원의 본진 격인 전북은 최근 공공건축물 등 그린 리모델링 공모 사업 붐이 이는 가운데, 평소 ‘그린 뉴딜’ 철학이 확고한 김 의원의 의정 드라이브와 맞물려 공공주택단지 그린 뉴딜이 추진되는 등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또 지난달 24일 김 의원은 여권 제1 잠룡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공식 지지에 나서면서 그의 정무 이력에 새로운 방점을 찍었다. 뼛속까지 호남인인 그가 비문(非文)·영남계인 이 지사에 힘을 실어주는 것엔 용단이 필요한 일이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윤덕 의원을 만나 ‘이재명 사단’을 자처한 배경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윤덕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에 나섰다. 이유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제를 두고 코로나19 대응, 부동산 대책 등 주요 현안을 풀어 나갈 적임자를 고심해 왔다. 민주당이 민생 문제에 대해 명료한 대안 제시를 통해 민심을 얻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쉽지 않았다. 결국, 자가 혁신 과업 설정과 이를 실천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우리 당의 대권 기수로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지사는 정책 비전, 인지도, 역량, 기반, 실행력까지 두루 갖춘 후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공정’ 가치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이 저와 맞다. 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지역 당원들과도 논의를 거쳐 이 지사를 지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면식도 없었는데 지난 가을에 연락해서 이 지사와 처음 만났다. 

▲이 지사와 만나서 무슨 대화를 나눴나.

강경한 분인 줄 알았는데 만나 보니 젠틀하고 시원시원해서 더 매료된 것 같다(웃음). 계곡 불법시설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이 지사에게 에피소드를 물어 보니 실제로 150여 곳의 불법시설 철거가 이뤄졌다더라. 하지만 시설 업주들의 불만을 경청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손을 내민 결과, 오히려 업주들이 더 적극적으로 시설 철거 협조에 나섰다고 들었다.

흔히 이 지사의 계곡 불법시설 철거 방침이 불도저식 도정(道政)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도 소통하는 유연함까지 갖춘 그의 행정 철학이 인상 깊었던 대목이다. 이런 점들이 저의 정치·행정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느꼈고, 이 지사에 대한 확신을 더욱 굳힌 계기가 됐다. 

▲민주평화광장의 한 주축으로 참여하고 있다. 포럼이 이 지사의 대권 가도와 차기 대선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나. 

개인적으로 여당 원로이자 좌장이신 이해찬 전 대표를 존경한다. 민주평화광장이 이 전 대표의 ‘광장’ 포럼 정신을 계승한다는 중의적 의미가 있고, 거기에 이재명 지사의 ‘공정’ 가치가 더해져 민주 진영의 뿌리와 시대정신을 담은 단체로 거듭날 것이라 확신한다.

포럼 출범부터 초창기 멤버로 합류했는데, 전북 상임대표를 맡게 됐다. 전북 조장을 맡아 지역 기반부터 공격적으로 다져 나가며 포럼 성장에 적극 기여할 생각이다. 2주 뒤 전북지부 발대식을 앞두고 있는데, 이미 각 시군부 조직까지 어느 정도 윤곽을 갖춘 상태다. 이는 대선 정국이라는 현 지층에 이 지사를 중심으로 한 정권 재창출의 토대를 이루는 중추적 조직이 될 것이라 본다.
       
▲최근 여권 ‘빅3’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오가며 화두에 올랐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이 지사 측면지원설이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이 전 대표께서 직접적인 표현을 잘 안 하신다. 다만 최근 뵀을 때 이 전 대표가 ‘이번 대선 어떻게 하기로 했나’라고 물으셔서 이 지사를 지지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잘했다. 열심히 해 봐라”라고 격려하셨다. 이 전 대표께서 민주 진영에서 중량감이 큰 만큼 대선 전 특정 후보 지지를 공식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심 이 지사를 생각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호남계 의원으로서 영남 출신의 이 지사를 공식 지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사실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웃음). 하지만 오늘날 지역 간 경쟁구도를 무시할 수 없다. 전북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우리 전북이 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기는 선거, 승리하는 선거에 역량을 결집한다면 재창출된 정부와 밀도 높은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면서 지역발전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다.

물론 대선 정국에서 남은 변수가 많지만, 지금의 대선후보 지지 구도가 유지만 된다면 결국 호남 유권자들도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전통적으로 호남 유권자들은 큰 무대에서 전략적 옵션을 택했다. 지난 3·4월을 지나면서 전북에서도 ‘결국 이 지사가 맞지 않겠나’라는 민심이 종종 포착된다.  

▲현재 호남 지역에서 대권 몸풀기를 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민심은 어떤가.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몰아줬는데 뭐하고 있느냐는 말도 나왔듯이, 지역 민심이 민주당에 실망한 부분도 있다. 여기에 보수 성향을 가졌던 분들의 표심이 표출되면서 윤 전 총장 지지층이 어느 정도 형성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당이 민생과 민심 회복에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부심하고 있는 만큼, 종국에는 지역 민심이 전통 텃밭으로 온전히 돌아오지 않겠나.     

▲이 지사가 대권 가도에 안착하기 위해선 경선 연기론 등 친문계 견제를 넘어서야 한다는 선결 과제가 있는데.

경선은 당헌·당규 원칙에 따라 가는 게 맞다. 다만 이런 이슈가 당내 계파 갈등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계파적 권력구도를 떠나 당이 합심을 통해 정권 재창출을 향해 진일보해야 한다.    

▲현재 ‘이준석 효과’ 등으로 야당 전당대회가 흥행을 이루고 있다.

한마디로 두려운 현상이다. 만약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야당 당대표로 선출된다면 민주당 입장에서 그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찌감치 전북도지사 출마 의지를 밝혔다.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전북도지사 출마에 나서는 각오는.

아직 출마 시기를 정하진 않았지만 여러모로 준비하고 있다. 출마 전 그린 리모델링 사업 가시화 등을 통해 지역 개발에 우선 치중하면서 기반을 차근차근 닦아 나갈 생각이다. 송하진 도지사께서도 역량이 상당하신 분이지만, 저 나름대로 도정(道政) 방향성을 갖고 내년 선거까지 역량을 갖추는 데 매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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