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정두현 기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정두현 기자]

- 野 혁신과 미래, 계파 구태 정치공학과의 결별에서 시작
- 제3 잠룡 영입 ‘다다익선’...당내 주자들의 체급도 키워야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최근 ‘2030세대’, ‘초선 의원’이라는 키워드가 연일 정계 이슈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다음 주 당대표 본 경선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신진 세력 돌풍으로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그 돌풍의 중심에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있었다. 비록 지난달 28일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초선 의원으로서 제1야당의 구태 결별과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단 소신과 일념으로 출사표를 던졌던 ‘걸크러쉬’ 김 의원의 잔상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 의원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눠 봤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계파에 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했는데 계파 정치, 이대로 괜찮나.

계파 정치는 엄존하는 현실이다. 모처럼 국민의힘에 찾아온 국민적 관심이나 변화의 바람을 겉과 속이 다른 말뿐인 혁신과 당내 편 가르기 설전으로 걷어차선 안 된다. 축제가 막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이번 전당대회의 흥행은 당이 신선한 내부 충격을 넓은 그릇으로 품어 내고 페어플레이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국민적 관심이자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진흙탕 싸움으로 확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의 혁신적 흐름이 내년 대선까지 이어져 정권 교체 결실을 맺길 바란다. 당의 혁신과 미래는 지분 쪼개기 식 구태 정치와의 결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경선과 무관하게 앞으로도 계파 정치와는 선을 그을 계획이다. 
                 
▲초선 의원으로 예비경선 불과 2주 전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권 도전의 의미는.

당락에 관계없이 이번 당대표 출마가 당에 올바른 변화와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 메시지만으로도 충분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선 승리에 매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야당이 갖춰야 할 기조와 철학이 골격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공감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국민들의 정권 교체 염원이 이제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이번 당권 도전이 그 길을 넓게 열어줄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 본다.   

▲자유시장경제에 입각한 무한 경쟁적 청년정책과는 궤를 달리했다. 김 의원께서 제시하는 청년정책 비전은. 

자유시장경제에서 무한 경쟁은 늘 빛과 그림자를 동반한다. 공정한 경쟁을 지향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악재는 취약계층에 더욱 큰 타격으로 작용하는 만큼, 시장의 기능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대해선 정부가 팔을 걷어 줘야 한다. 공정한 경쟁의 룰은 우리 어른들이 그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동일한 출발선상에 서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취직을 지원하고, 그들이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인류가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할 수 있었던 것은 고도를 높여 베이스캠프를 높게 쳤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더 이상 양극화에 시달리지 않도록 취약 지점을 살피는 차원에서 정치권도 이제는 베이스캠프를 높게 쳐야 할 때다. 당 청년정책에 있어 ‘청년할당제’를 주장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언론인 출신으로 KT 전무와 청와대 대변인 등을 거쳐 국회까지 입성했다. 폭넓은 이력이 눈에 들어오는데.

정치는 국민들과 함께 가지 않으면 고이고 썩기 마련이다. 기자를 했던 것도 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솔루션을 도출하는 첫 단계였고, 청와대에 있을 때도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정국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판단력을 키우는 훈련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조직 운영에 있어 최상의 시너지와 결론을 내기 위해선 최상의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판단과 통합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초선이지만 의정 활동에 부족함 없는 다양한 경험과 연륜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당내에선 여전히 ‘탄핵의 강’이 거론된다. 유승민 전 의원 등 탄핵 찬성론자들 일부가 대권 잠룡으로도 지목되지만 결국 2부 리그에 남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는데.

우리 당은 이미 비대위 시절에 과거와의 결별이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탄핵에 대해서 우리 당에서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역사적 사실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탄핵 이슈를 꺼내는 것 자체가 탄핵을 연상시키는, 탄핵의 강에 머물고자 하는 퇴행적 시도로 보인다.    

▲언론인 시절 ‘삼풍백화점’ 특종 보도 일화로 잘 알려져 있다. 삼풍백화점 취재기가 궁금한데.  

삼풍백화점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었다. 안타깝게도 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당시 사회부 신입 기자였는데, 당시 처참한 현장을 사실 화면상으론 다 담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런데 그때 사고가 터지고 나서 삼풍백화점의 부실 시공 여부를 두고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을 때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던 것 같다. 현장 안에 진실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건물로 무작정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이번 당대표 출마도 그런 맥락이다(웃음). 당의 쇄신과 비전 제시에 대한 일념으로 몸이 먼저 움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늘 종군기자 같은 심정이다. 남들은 안전한 곳으로 피할 때 종군기자는 폭탄이 터지는 사이트로 들어간다. 2차 사고가 날 수 있는 삼풍백화점 건물로 들어가 설계도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등 야권 제3 잠룡들에 이목이 집중된다. 자강론도 만만찮은데, 국민의힘이 궁극적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한다고 보나. 

정의와 공정에 맞닿아 있는 스토리를 모두 보유하신 분들이다. 이분들 모두가 국민의힘의 자산이다. 그 자산은 풍요로울수록 국민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 흔히 손님을 맞으려면 집안 정리부터 한다. 당내 주자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헤비급과 미들급의 경기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주지 않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연이 있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영입으로 당심에서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지금 당심과 민심은 따로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인 선택이 중요한 상황이다. 오로지 대선 승리로 자유와 법치가 허물어진 작금의 우리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