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사범 1만8050명…역대 최다

마약. [뉴시스]
마약.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해 마약류 사범이 1만8000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고,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거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마약 구매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서울은 온라인에서 어떤 형태로 마약거래가 이뤄지고 있는지 추적해 봤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0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1만8050명으로 전년 1만6044명 대비 12.5%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치다. 공급사범(밀조‧밀수‧밀매사범)은 4793명으로 전년 4225명 대비 13.4% 증가했다.

최근 다크웹‧텔레그램 등 온라인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마종자와 장비를 구입, 시설을 갖추고 키워 SNS 등을 통해 고가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마약류 사범 급증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국제우편‧특송화물을 이용해 대량의 마약류 밀수입이 증가한 영향도 꼽힌다.

청소년도 다수 적발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은 313명으로 전년 239명 대비 31.0% 증가하는 등 5년 전보다 158.7% 급증했다. 갈수록 마약류에 접근하기 쉬워지면서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마약 거래가 이뤄지고 있을까. 일요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당국의 단속 강화 방침에도 텔레그램에서 마약을 사고파는 행위는 여전한 상태다.

온라인 마약 거래에는 여러 은어가 사용되고 있다. ‘작대기’, ‘아이스’, ‘차가운 술’, ‘떨’, ‘캔디’ 등이 대표적이다. 마약 거래상들은 주로 해외에 서버가 있는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통해 비대면으로 거래하고 있다.

한 마약 거래상은 텔레그램에 거래 인증샷과 함께 “이번 친구(마약)는 진짜 죽이네요. 항상 더 좋은 제품들로 인사 드리겠다”고 글을 올렸다. 그가 올린 영수증을 살펴보니 수십만 원의 금액이 오가고 있었다. 그는 기자에게 “무통장 입금 후 좌표를 드리는 방식이다. (마약의) 퀄리티가 좋다”고 말했다. 이 거래상은 9일에도 마약 거래 인증샷을 올렸다. 구독자는 수백 명에 달한다.

또 다른 마약 거래상의 채널에서도 거래 인증샷이 여럿 올라와 있었다. 그는 다양한 마약 이름과 가격을 나열하면서 “한 번 맛보면 다른 거는 못 먹을 거다”라고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눈에 띄는 것은 이 마약 거래상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피해를 봤다는 이들은 “다 사기다”, “내 돈 내놔라”, “사기‧먹튀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었다.

국내법 따르지 않는 해외 SNS

현재 텔레그램 등의 SNS는 대부분 해외 사업자로 국내법을 따르지 않아 게시물 삭제를 강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청소년들이 SNS와 각종 애플리케이션,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되고 호기심에 마약류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급증하는 마약류 사범 적발에 대응하기 위해 태국과 라오스 등 대표적인 마약 생산국 국가들, 국외 유관기관과 공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마약류 밀수의 플랫폼 격인 다크웹을 통한 유통을 막기 위해 서울중앙지검과 부산지검의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중심으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마약류 밀수입 감시를 강화하고 IP 주소‧암호화폐도 추적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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